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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architects
도심에 있으되 세련되지 않은 동네와 어울리는 풍경으로서의 중림창고는 길 건너편 성요셉아파트와의 관계에서 시작한다. 아파트는 언덕길을 따라 길이로 길게 늘어져 있지만, 거리의 시각적인상을 만드는 아파트 1층의 가게들은 튀어나오고 들어간 모습이 제각각이다. 그 가게 하나하나의 단위는 폭 4m를 넘지 않고, 그런 가게들의 군집된 모습은 거리풍경의 다양함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림창고 건물의 매스를 한덩어리가 아닌 아파트상가와 같은 크기의 분절된 단위로 나누어 길 양편으로 작은 규모의 매스들이 요철의 형태로 서로 반응하는 듯한 배치가 되게 디자인하였다. 작은 단위 매스들의 들어가고 나온 형태는 건물이 되기도 하고, 들어간 부분이 아예 확장되어 외부공간이 되기도 한다.
건물 전체 동선의 흐름을 만드는 데는 오래된 동네길의 이미지가 반영되었다. 건물내부는 폭은 좁지만 한쪽 끝에서 다른쪽 끝이 건네다 보일만큼 깊은 깊이감을 가지면서 내부의 연속된 공간감이 느껴지게 디자인하였다. 깊이있는 공간은 외부공간과 수직동선으로 연결되고, 끊어지고, 다시 다른 방향으로 향하게 되는 공간적, 시각적 다양함을 보여준다. 또한 시각적으로는 하나의 공간이지만, 개별매스들로 이뤄진 건물의 형태는 레벨차를 통해 활용면에서 다양하게 나뉘어진 영역의 공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오픈된 하나의 공간처럼 보이지만 높은 공간, 낮은 공간, 2층으로 연결된 공간, 외부와 연결된 공간 등 여러 단위의 구성이 가능하여 이용자에 의해 가변적으로 사용될 수 있게 하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휴식으로, 모임으로, 혹은 한시적 가게나 문화적 장소로 활용 가능하게 된다.
중림창고의 작업은 원래있던 건물을 활용하지 않고 새로이 건물을 짓는 행위였지만, 그 새로움이 낯설지 않고, 길의 배경으로만 있던 원래 건물대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흐름을 건물안에서 만들고, 건물 내외부의 길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못보던 풍경을 보여주고, 잠시 쉬어갈 수 있게 한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지거나 벌어지는 이러한 소소한 이벤트들, 경험들이 기억, 추억으로 남게되어 길의 장소로서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작업이었다. 그런의미에서 중림창고는 도시건축의 최근 화두인 재생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재생‘ 하면 낡은 건물을 고처쓰는 것(리모델링)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재생은 장소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기억의 공유를 존중하며, 그것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다같이 다시 그것을 사용할 때 비로서 진정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중림창고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서울 도심내에 위치한 창고다. 예전에는 필요에 의해 물건을 보관하는 물리적 창고였다면 이제는 다녀간 여러 사람들의 기억속에 장소와 장소에서의 추억이 생각나는 기억의 창고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