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웹사이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서 보존·서비스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This Website is the Presidential Records maintained and serviced by the Presidential Archives of Korea to ensure the people's right to know.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동향과 시사점

평범한 시민들의 세계에 전염병이라는 낯선 언어가 침입한 지 반년이 지났다.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 두기 혹은 생활 속 거리 두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비대면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비대면 경제란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접촉하다’라는 의미의 영어 콘택트(contact)에 부정어 언(un)을 합성한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가 생겨 ‘언택트 이코노미’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모바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디지털 기술 발전과 맞물리면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비대면 서비스 제공 기업 및 단체의 인터넷 사용량(트래픽) 조사1에 따르면 올해 2월 이들 기업이나 단체의 트래픽은 1월에 비해 최고 44.4%까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탓에 다수의 사람이 모이는 행사나 강의, 세미나, 공청회는 물론 소규모 모임과 프로젝트 회의 등이 상당 부분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또 영화관보다는 집에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고, 교회 예배도 직접 가기보다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참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초·중·고, 대학은 물론 학원에 이르기까지 출석 수업이 아닌 온라인을 활용한 이러닝(e-learning)으로 이루어졌다.

비대면 서비스 동향

이러한 비대면 서비스는 디지털 경제의 핵심 키워드인 ‘온라인’과 ‘스마트 워크’를 가속화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쇼핑, 교육, 심지어 건강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의 빠른 온라인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또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라는 공간적 제약과 출퇴근이라는 시간적 제약에서 벗어나 근무하는 스마트 워크의 확대,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스마트 공장, 스마트 물류 등 기업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통해 더 똑똑한 환경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마트 워크 도입이 늦은 편인데 이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이 스마트 워크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의 시차출퇴근제는 13%로 미국(81%), 유럽(66%)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며 재택근무도 불과 4%에 머물러 미국(38%), 일본(12%)에 비해 저조2한 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일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유연근로나 재택근무 비율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 4월 콜센터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재택근무와 거리가 멀다고 여겼던 콜센터 상담 업무도 재택근무를 비롯해 교대근무, 분산근무 등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국 2만 5,000여 명의 상담 인력을 둔 통신사 고객센터도 상담원들의 재택근무를 점차 확대하고 있으며 상담사들의 상시적인 재택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인공지능(AI) 챗봇 도입 등 디지털 상담을 강화하려는 추세다. KT는 올해 3월 기준 하루 평균 챗봇 이용자 수가 지난해에 비해 약 2배 늘어 4만 명에 달했다. 이렇듯 코로나19를 계기로 스마트 워크를 구현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가 사회 전반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가장 먼저 일상이 된 곳은 온라인을 통한 쇼핑, 엔터테인먼트, 교육의 확산 등으로 대표되는 B2C(Business-to-Customer) 소비 영역이다. 먼저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지출 비중은 올 3월에 사상 처음으로 60%를 돌파한 것3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쿠팡, 이베이 코리아, 11번가 등 주요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의 1~3월 결제 금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쿠팡이었다. 쿠팡의 경우 3월 초 하루 주문 건수가 300만 건(지난해 연말 일평균 주문 건수는 220만~250만 건)에 육박했으며 월 결제 금액도 1월 1조 4,400억 원, 2월 1조 6,300억 원에 이어 3월 1조 7,700억 원으로 증가하였다.4 한편 대표적 엔터테인먼트 분야 중 하나인 게임도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난 것과 하이엔드 휴대폰 확산, 5G 통신 인프라 기반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 덕분에 주요 게임사들은 올해 1분기에 좋은 실적을 거두었다. 영화관 관람객이 급감하면서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또 다른 기대 영역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SK텔레콤의 OTT 서비스 ‘웨이브(WAVVE)’는 지난 2월 초 영화 유료 구매 건수가 7.3% 늘었으며,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도 2월 첫 주말 시청 분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올해 세계 OTT 시장 규모가 1,100억 달러로 지난해(930억 달러)보다 2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면서 2022년에는 1,410억 달러로, 30% 가까이 성장 폭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보수적인 분야인 교육과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를 적극 받아들이는 추세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에서도 더는 개학을 연기할 수 없어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전국 대학들은 지난 3월에 임시로 온라인 개강을 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서 사실상 무기한 일정으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는 고등학생부터 시작해 학년별로 순차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장기간 휴원할 수밖에 없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학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비대면 화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학습지 브랜드들은 화상 수업 회원 수가 급증했다. 교원구몬의 경우 비대면 화상 수업 ‘스마트 클래스’의 회원 수가 지난 2월, 전달에 비해 229%나 증가했다. 이러한 온라인 수업 및 화상회의 외에도 온라인 예배, 화상 면접, 원격 콘서트 등도 활성화되고 있다. 의료 분야의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과정에서 비대면 의료 서비스가 한시적으로 확대, 시행되었다. 코로나19의 지역 집단감염이 나타난 지난 2월 말부터 한시적으로 원격의료가 허용된 이래 5월 10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총 3,853개 의료 기관에서 26만 2,121건의 전화 진찰 상담 등의 원격진료가 이뤄졌다. 또한 병원 내방객이 병원 출입 전 간단한 개인 정보와 해외 방문 이력, 호흡기 및 발열 증상 등을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는 모바일 앱을 선보였다. 그 외에 거리 두기로 외출이 어려운 건강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유선 모니터링 등 비대면 방문 건강관리 서비스도 등장했다.

비대면서비스

비대면 경제의 확대는 경제구조와 환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일단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의 부진이 가속화할 전망이나, 온라인 업체들의 주도권은 오히려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교육, 의료, 유통, 공공 분야에서 이루어지던 모든 형태의 대면 서비스가 비대면 형태의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상호 보완 또는 개별적인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한편 플랫폼 기반의 비대면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배달 라이더 같은 플랫폼 노동자, 혹은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노동자들이 증가하면서 비대면 서비스 혜택을 받는 사람들 간의 격차가 점차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경제의 영향

온라인, 모바일, 탈종교화, 개인화 가속화

비대면 경제는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고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가져왔다. 우선, 외부 활동과 대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이 자리를 비대면 소비가 대체하고, 이런 현상이 가속화할수록 비대면 경제가 확산되고 있다.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모바일, 챗봇, 키오스크 등 첨단 기기를 활용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비대면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온라인 쇼핑과 배달 앱 등이 특수를 누리는 상황이다. 한편 장기간에 걸친 사회적 거리 두기 여파로 외출이나 낯선 사람과의 만남을 꺼리게 되면서 카드 모집인, 보험 설계사, 방문 교사, 방문 판매 등 ‘대면 영업’은 물론 단체 여행 등의 대면 비즈니스 활동도 급속도로 위축되었다. 이에 따라 마트, 슈퍼, 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점포는 폐업 위기까지 몰리고 있다. 배달 앱, 온라인 쇼핑, OTT 시청, 음악 청취 등이 모바일 시스템으로 재편되며 모든 것이 모바일로 이뤄지는 ‘모바일 전성시대’가 더 빨리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화상회의, 온라인 예배, 온라인 수업 등이 일상이 되고 핀테크, 무인점포, 스마트 행정, 원격진료 등에 관한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다. 그동안 4차 산업혁명 확대에 따른 로봇 도입 등 제조의 무인화에 대해 부정적이던 여론이 앞으로는 질병에 대한 안전망과 비대면 서비스 확산이라는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감염병에 대한 공포로 대중 모임을 기피하는 추세 속에서 감염병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 교회가 논란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대형 교회의 영향력이 약해지며 탈종교화 움직임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찜질방, 영화관 등 다중 밀집 사업들이 점차 사라져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생존을 위해 분리 공간이나 1인실 등으로의 변신도 예상된다.

비대면서비스

비즈니스의 연속성과 가치 사슬 관리의 중요성 높아져

기업 입장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경영 환경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느꼈다. 세계 경제 간에 상호 연계성이 높아지면서 금융, 보건 등 전염성 강한 이벤트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졌다. 기업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유연한 모바일 시스템, 원격 근무, 제조업 생산 자동화 및 무인화,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비상 경영 계획 수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진, 감염병 등 각종 재난 발생으로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처하더라도 기업이 핵심 업무를 지속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는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이라는 위기 대응 체계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은 구체적으로 기업의 경영(리더십, 규제 준수, 위기관리), 프로세스(업무 프로세스 복구, 제3자 연속성, 유료성 테스트), 기술(IT 시스템, 데스크톱 시스템, 데이터 통신), 인프라(데이터, 문서, 시설), 임직원(교육 및 훈련, 보건 및 안전)에 대한 위기 대응 전략이다. 이는 2001년 미국 9·11 테러와 같은 해 동일본 대지진을 거치면서 각종 위기 속에서 기업 경영 활동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활동으로 인식이 높아졌는데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그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또한 코로나19가 글로벌 차원의 위기로 확산되면서 공급 사슬(supply chain) 위기관리가 글로벌 제조 기업 활동의 최우선 어젠다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스마트 팩토리,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CVR)/증강현실(CAR), 시뮬레이션, 애널리틱스 등의 기술 확산이 가속화되었다. 아울러 글로벌 팬데믹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다시 자국으로 가져오는 리쇼링(reshoring)도 검토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과 베트남 중심의 글로벌 생산 기지 의존도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가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고객 입장에서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언택트 소비 활동을 측면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들의 출현으로 고객 가치 사슬(customer value chain)의 디커플링(decoupling) 내지 커플링(coupling)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ICT 기술 중 일부의 적용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산업이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긍정적 영향을 받는 분야로는 의료 공급 및 서비스, 식품 가공 및 판매, 개인 및 건강, ICT, 전자 상거래 등이 있다. 여행 및 레저, 항공 및 해운, 자동차, 건설 및 부동산 등은 어느 분야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았다. 또한 코로나19로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산업계는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ICT 시장조사 기관인 IDC는 코로나19가 가져온 10가지 잠재적인 ICT 기회를 소개하였다. 디지털 플랫폼 및 빅데이터, 스마트 시티와 공원, 온라인 헬스케어 서비스, 온라인 교실 및 교육, 원격 사무실 및 온라인 활동, 5G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무인 상거래 및 서비스, 신선 푸드 온라인 거래, 공급 체인 관리, 제조 및 서비스 로봇이 그것이다.

<그림> 코로나19로 인한 10가지 유망 ICT 분야(IDC) 코로나19로 인한 10가지 유망 ICT 분야(IDC)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기반 비대면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향후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크게 디지털 업무 환경, 변화된 생활 방식, 포스트 팬데믹 산업 부문으로 나뉜다.

<표>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와 유망 분야 코로나19로 인한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와 유망 분야

우선,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관련된 디지털 업무 환경 영역으로 향후에는 더 쉽고 편리한 화상회의 및 재택근무 솔루션, 협업 툴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코로나19 여파로 화상회의 플랫폼 이용자가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1,000명에 불과했던 줌(Zoom) 사용자가 지난 3월 말 2억 명으로 급증한 데 이어 올해 4월 말에는 3억 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무려 30배가 증가한 수치다. 줌(Zoom) 서비스의 보안 이슈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 업무의 연속성, 안정성, 그리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온라인 소통 플랫폼, 원격 접속 솔루션, 데스크톱 가상화(VDI),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이다.

둘째, 의료, 쇼핑, 교육 등 변화가 클 생활 방식에 관련된 영역이다. 먼저 디지털 헬스케어 및 인터넷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 많은 시장 기회가 창출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한 도시의 경우 일반 환자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의료 체계에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었다. 이에 따라 원격진료를 포함해 디지털 헬스케어, 인터넷 의료 서비스 등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강의 및 교육 또한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코로나19를 겪으며 온라인 강의 및 교육 이용률이 급격하게 높아졌지만 이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오프라인 강의와 교육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고객 경험을 반영한 온라인 강의와 교육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질 것이다. 비대면 환경의 거래와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 더 쉽고, 더 빠르면서도 더 안전한 거래와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구매에서 결제, 배송에 이르기까지 IoT, 로봇, 인공지능,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 플랫폼도 증가할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전 세계 전시회와 콘퍼런스가 사실상 모두 취소된 만큼 기존 오프라인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AR, VR 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온라인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플랫폼에 대한 요구가 실체화할 것이다.

셋째, 산업 생산과 기술 관련 영역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거래와 이동의 한계 속에서는 주요 협력사를 직접 관리하고 복수·대체 공급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로컬(현지)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공급망 가치 사슬의 재구성이 요구된다. 또한 비대면 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생산 공정이나 서비스 프로세스에 로봇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자율 주행 로봇, IoT 기반의 지능형 기기 등의 수요 증가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온라인 생활 플랫폼이 증가하고 비대면 기반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증가함에 따라 5G 네트워크 고도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5G 서비스 상용화가 확대되고 있고 단말기 보급도 늘고 있지만, 킬러 서비스는 아직 요원한 상태다. 그 때문에 5G 서비스에 걸맞은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B2B, B2C를 망라해 개발할 필요가 있다. 또한 5G 환경 속에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들의 이용이 증가하면 망 중립성과 사용료 논쟁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에 대한 대비도 필요할 것이다.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분야도 유망하다. 각종 의료 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진단 키트 개발, 영상 판독, 치료제 개발, 신약 개발 등을 추진하여 치료 효과를 높이고 감염병 대응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지리 정보, 인터넷 사용량, 키워드 데이터 분석으로 신속한 상황 공유가 가능해지며, 관련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보다 용이해질 것이다. 블록체인 분야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직접 접촉이나 대면 없이 거래하기 위한 검증과 신뢰 확인에 블록체인 기술이 사용되면 다양한 비대면 서비스 출시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은 모든 거래 참여자가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하는 방식이므로 데이터를 위조하거나 변조하는 것이 원천 봉쇄되어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를 추적해 무엇보다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 분산 ID(decentralized ID) 기술을 활용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계약, 인증, 지급, 발급, 결제, 출입 관련 비대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비대면 경제 전환을 위한 과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는 ‘언택트 사회’가 자리 잡을 것이 분명하다. 비록 비대면이 모든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대체재 또는 보완재로서 우리의 생활 방식과 일하는 방식에 새로운 뉴 노멀을 제시할 것이다. 이에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비대면 관련 기술 개발과 전문 기업 양성 등 산업 육성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사회 전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므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하고 대응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비대면경제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사회 전 영역에서 광범위하게 확산될 것이므로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과제들을 발굴하고 대응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먼저, 비대면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다. 비대면 경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클라우드,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어야 한다. 특히 비대면 서비스의 품질을 제고할 핵심 기술로서 UX(사용자 경험)/UI(사용자 인터페이스), 클라우드, 인공지능, 블록체인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둘째, 비대면 솔루션의 국산화와 이용률 제고다. 현재 비대면 활동에 주로 사용되는 화상회의 솔루션, 협업 솔루션, 스트리밍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상당수가 외산 제품이다. 자칫하면 비대면 서비스들이 외산 제품에 의해 지배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들 제품에 대한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도록 국산 제품의 기능 및 품질 향상, 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 제고, 공공 부문의 국산 제품 우선 구매 방안 등이 필요하다.

셋째, 비대면 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이다. 재택근무, 스마트 워크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면 업무 문화에 익숙한 기업이나 조직의 경우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근무지 이탈 등에 따른 업무 효율성의 급격한 저하와 같은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정상적인 근무 환경에서 유연근로제, 비대면 보고 체계 등을 자주 접목해봄으로써 문화적인 개선을 유도해나가야 한다. 또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스마트 워크 준비와 운용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중소기업에 대한 스마트 워크 가이드라인 제공과 스마트 워크 솔루션 도입 비용 지원 등이 요구된다.

넷째, 부상하는 비대면 보안 문제에 대한 대응이다. 줌(Zoom)의 보안 유출 사례에서 보듯이 다수가 새롭게 이용하는 서비스에서 보안 이슈가 제기되는 경우는 물론, 공공기관이 감염증 확진자의 정보를 공개한 후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제기되는 등 정보 보안에 대한 요구는 더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비대면 취약 계층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 디지털 기기가 없어 온라인 개학에 대응하지 못하는 초·중학생들이나 대면 접촉이 익숙하고 인터넷 사용 경험이 없는 저소득층 노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와 격차를 줄이는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 제도의 마련이 시급하다. 이러한 디지털 포용은 기존의 단순한 디지털 기기 보급 확산 중심에서 벗어나 취약 계층을 위한 실질적인 디지털 이용 환경을 구축하고 전 국민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