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물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
이상현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계획분과위원장
최근 ‘고요의 바다(The Silent Sea)’라는 SF드라마가 화제다. 극 중에서는 극심한 물 부족으로 개인별 등급에 따라 식수를 정해진 양만큼 배분하는 식수배급제를 실시하는 장면이 수시로 나온다. 이는 코로나19 초기 마스크가 부족하여 요일제를 실시하던 우리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필수자원의 부족은 생존문제와 직결됨을 보여준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며 가용 수자원이 부족한 국가이다. 하지만 가정에서 수돗물을 부족함 없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인들은 양적인 요인보다 질적 스트레스에 더 자주 노출되고 있다. 그럼 우리나라 중 수질로 인한 스트레스가 가장 큰 곳은 어디일까? 바로 낙동강이다.
낙동강은 9개 광역시·도와 79개 시군구에 걸쳐 있는 강으로 다른 유역과 다르게 본류 전체를 상수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매년 대규모 녹조 발생과 함께 크고 작은 수질오염사고 발생으로 수질에 대한 주민들의 스트레스가 점점 증가하는 실정이다. 또한 중·상류지역에 대규모 공단과 대도시가 입지하고 있어 상시적인 점오염원들이 존재하여 하류에 위치한 지역일수록 수질오염사고에 취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고자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유역 주민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 낙동강 관리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있었다. 2019년 대통령 직속의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출범하여 낙동강 수질문제를 비롯한 유역 물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완성된 것이다. 특히 지난 6월에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낙동강 유역 안전한 먹는물을 위한 수질개선과 취수원 다변화 방안이 의결되어 안전관리를 위한 초석이 마련되었다. 앞으로 의결된 내용을 바탕으로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해 공공하수처리장 등에 미량오염물질 고도처리 시설 설치, 수질안전측정센터 도입 등이 추진되며 하수처리·가축분뇨 처리시설 확충, TOC 총량제 시범사업 등 2022년에만 약 5,000억 원이 넘는 국비가 낙동강 물환경 개선을 위해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낙동강 신종 환경위해물질 분석과 제어관리 개발 등을 위한 부산대학교 중점연구소 개소 등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낙동강 수질의 체계적 연구, 전문 인력양성 등도 활발히 추진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우리의 낙동강은 유역주민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가꾸고 보호하여야 깨끗한 물을 누리고 미래세대에도 남겨줄 낙동강이 될 것이다. 어린 시절 가물거리는 모래톱 끝까지 맨발로 걸어가면 시야엔 출렁이는 금비늘, 은비늘의 물살, 수백 수천의 새들이 반겨주었다는 낙동강에 대한 이승하 시인의 표현처럼 깨끗하고 살아 숨 쉬는 낙동강을 위해 정부와 유역 주민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