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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국민님,
현재는 서울대만 과탐2를 요구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고, 모든 대학이 과탐2를 요구하면 지금과는 달라지지 않을까요?
중3학모님!
"저는 이들 과탐2과목을 서울대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이 수능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당신의 주장에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다 가르치게 한 후'라는 전제 조건 하에서는 찬성합니다. 하지만 오로지 서울대만 요구하는 과탐2과목을 위해 일반고등학교에서 그 과목을 개설할 수 있겠습니까? 한 두 사람 앉혀 놓고 수업이 가능합니까? 실제로 그 과목 개설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공부하라고 합니다.
혼자 공부해 물리 2 한 문제 틀리면 굉장히 열심히 한 학생인데 몇 년 전에 한 문제 틀리면 3등급이었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교육입니까?
그리고 아래 일반국민님
일반고에서 물리2, 화학2, 생명과학2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내신과 수능에서의 불리로 물리2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상당히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일반고에서 과탐2 과목을 전혀 가르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저는 이들 과탐2과목을 서울대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이 수능 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아치님 말씀하시는 요지는 알겠습니다만
그 고등학교 체제 개편이라는게 갈 길이 멉니다.
게다가 이과의 경우 영재고와 과학고는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고등학교 체제 개편은 추진하되,
당분간은 고등학교의 수준 차이가 있는 현실에서 적용 가능한 공정하고 타당한 제도를 모색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교과보다는 수능이라고 봅니다. 현실에서는 수능이 적어도 50%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제 생각과 거의 비슷한 사고 방식을 가진 분을 만난 것 같습니다.
대학도 자신이 살고 있는 곳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대학을 자연스럽게 갈 수 있도록 혈연, 지연, 학연에 의한 차별적인 정책을 폐지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고등학교까지 특수 계층을 위한 특목고, 자사고를 만들었습니다. 특목고, 자사고가 존재하는 한 일반고와의 끊임없는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갈등의 원인을 만들어놓고 본질은 외면한 채 기득권 계층의 학교 특목고 우대 정책을 교묘하게 숨깁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기숙사 생활을 하고 먼 거리를 통학합니다. 특목고에 진학하면 대입에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바로 집 앞에 있는 고등학교, 대학교를 스스럼없이 가는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입니다.
수시에 학생부 종합 전형과 학생부 교과 전형, 그리고 수능 점수에 의한 정시 제도를 만들어 놓고 학생부 교과 전형 제로와 정시 차별(서울대에 학종만 있는 학과들 존재)을 하는 서울대의 자율권도 서울대 우대 정책입니다.
다른 대학은 요구하지 않는 물리2, 화학2, 생명과학2를 요구하는 것은 서울대 오만입니다. 일반고에선 가르치지 않는 과목입니다. 바로 공교육을 무시하는 정책입니다. UN이 미국 눈치 보는 것처럼, 교육부가 서울대 눈치를 봅니다.
어느 지역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공교육 만으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교육의 타당성입니다. 교육부는 교육의 타당성을 엉뚱한 곳에서 찾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정말로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좋은 교재를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부 존재의 타당성입니다. 4차 산업을 위한 인재 양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특목고 우대 정책과 국민의 대부분이 다니는 일반고생들을 울리는 정책을 펴고도 웃고 다니는 교육부 직원들은 존재 가치가 없습니다.
양아치도 이해하는 대입전형의 문제점
여기에서 주제토의를 하는 목적은 내 의견을 널리 확산하는 데 있지 않다. 합당한 답을 함께 찾아가는 데 있다. 다른 견해와 부딪쳐서 내 생각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보완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 토의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 의견에 굳이 동의를 구하거나 다른 사람의 견해를 배척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건 양아치에서 벗어나는 현명한 방편이기도 하다. 복종이나 배척을 일삼는 행위는 양아치들의 세계에서는 일상적이고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누구의 주장이든 논리적으로 의심스러운 것은 되물어야 한다. 거기에는 네편내편이 없다.
지금까지 수없이 논의되어 이미 다 알고 있을 내용을 먼저 정리하고, 그 다음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보도록 하겠다.
나는 명문대 진학에 있어서 일반고가 더 유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특목고나 자사고가 더 유리해야 한다는 것도 절대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느 학교에 다니든 어느 지역에 살든, 누구에게나 공평(공정이 아니라)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반드시 “배움이 살아있는 교실”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흔한 말로 “교육의 정상화”라고 하는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지금 우리교육이 당면한 문제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섞이기 어려운 이 두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일이다. 이것이 부딪친 단순한 경계가 바로 수능과 학종이다.
흔히 수능은 공정성을, 학종은 교육정상화를 담보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수능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학종의 불투명성에서 생겨나는 부정적인 사례만을 나열하고, 학종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수능이 초래할 교육의 비정상화만을 우려한다. 일면 틀린 말은 아니나 꼭 합당한 말도 아니다. 지나치게 자신들의 주장만 강조하다 보니 이들은 모두 자기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편협과 아집에 사로잡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런데 지금의 수능이나 학종으로는 공정성도 교육의 정상화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수능이 공정하고 학종이 학교교육 정상화에 이르는 수단이 되려면, 학교교육만으로도 공정성과 정상화가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이 과연 그러한가. 학교교육만 충실히 한다고 수능점수가 높아지지 않는다. 토론 발표 협동 실기 실험과 같이 다양한 학교교육이 지향하는 학습 행태나 목표를 수능지필에 담아내기는 간단하지 않다. 거의 불가능하다. 그 불일치가 클수록 수능은 맞춤형에 강한 사설학원에서 더 역량을 발휘한다. 학교에서는 학원처럼 가르칠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학원에선 학교처럼 가르칠 이유가 전혀 없는 까닭이다.
따라서 그런 사설 교육환경의 현격한 차이는 수능에서 원천적으로 불공평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교과를 뺀 비교과학종도 마찬가지다. 교육과정에서 지도하지도 않는 비교과학종을 대입전형 요소로 삼겠다는 발상은 기본이 잘못됐다. 논술이 중요하다면 논술을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가르쳐야 할 일이다. 민주시민자치활동도 소논문도 독서 봉사 동아리활동 등도 모두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교육과정도 충분한 지도도 없는 분야를 대학 편리한 대로 전형하겠다는 것이야말로 고등학교 교육을 심히 혼란스럽게 하는 주범이다. 제발 좀 학교에서 배우는 것으로 전형하자. 대입전형의 기본은 바로 “배운 것으로 전형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그래야 학교가 흔들리지 않는다. 학교 정상화가 별거 아니다.
배운 것을 전형에 반영하는 데에는 학생부교과만한 것이 없다. 하루 학교생활 중 점심시간과 쉬는 시간을 빼면 2/3 이상이 교과수업에 소요된다. 학교교육의 중심은 교과수업이며 교육목표 역시 대부분 이 교과수업을 통해 구현된다. 그러므로 대입전형에서도 이 교과별 성취가 가장 비중 있게 반영돼야할 것이다. 그런데 고교가 평준화돼 있지 않은 상태에선 학업성취도에 불공평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고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자 소위 명문대학에서는 인위적인 고교등급제를 교묘하게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니 자연히 전형은 투명성을 잃게 되고 사람들의 의혹은 점점 커지게 되는 것이다.
공정성의 문제는 여기서 막혀 있다. 전국 고등학교 학업 성취도가 동일하지 않고, 가르치는 내용도 다 다르고, 그렇다고 수능이라는 하나의 획일적인 잣대로만 평가하겠다는 것은 다양성이 존립기반인 이 시대의 변화를 전혀 감지하지 못하는 아둔한 짓이다. 지금부터 우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배움이 살아있는 교실”을 구현하기 위해서 대입전형을 어떻게 설계해야할 것인가를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 양아치처럼 목소리만 높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대입전형만으로는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고등학교 체제까지 개편해야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