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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인 제안내용

제목
23살 5년째, 정부는 저같은 희생양을 만들지 말아주세요.(입시정책)
작성자
권순성
분류
초·중·고 교육
작성일
2018-04-16
조회수
595
내용
안녕하세요. 대구에 거주하며 일하며 공부하고있는 23살 직장인 수험생입니다. 대체적으로 다른 분들께서 쓰신 글을 확인했을 때 직접 학생부종합전형(전신 입학사정관제)을 겪어보신 분들이 없는 것 같더군요. 그냥 움츠린 채로 나 하나 조용히하고 있으면 되겠지 하며 몇 년 간 살아왔는데, 이번 정부는 저같은 희생양을 만들지 말길 바라면서 제 이야기와 제가 생각하는 입시정책 방안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지난 번 EBS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서 취재차 연락이 왔었는데, 결국 프로젝트에서 끝이 난 것 같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보니 조심스럽게 인터뷰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교육정책 이전에 2011년도에 법학과를 지망했었던 학생이었는데, 고등학교 입학 후 로스쿨 제도 도입으로 인해 법과대학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학생부종합전형의 옛 전형 이름이었던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교내에서 1위, 대구에서도 손안에 꼽힐 수 있게 준비했었지만 목표하는 대학, 전공, 방향성 세 가지에 엇박자를 냄으로써 수시 6회 모두 떨어지고 정시 3회 물론 불합격 후 정시 추가합격으로 대학을 간 케이스입니다. 지방에 있는 법학과 진학 후 장래를 생각하여 반수(대학1학기 휴학 후 재수)하여 공과대학으로 입학한 케이스이며, 현재는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 조금 더 공부하여 미래 목표에 합치시킬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다른 길로 접어든 제가 이 글을 남기는 이유는 할아버지의 경제력, 아버지의 무관심, 어머니의 정보력, 학생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대한민국 최악의 입시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이며 그 입시정책의 지극한 대상이 되었던 자로써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남겨서 현 정부는 23살이 되었지만 5년째 수능을 어쩔 수 없이 준비해야되는 저같은 희생양을 만들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고등학교 1학년~2학년 2년 동안 A4화일 11개와 A4용지 약 1100매에 대한 학생부 종합전형 자료를 준비하면서, 마지막에 들은 말은 "해당 전형은 우리 대학에서 교수들도 놀라는 스펙을 가진 학생들이 합격한다."였습니다.

한 가지 논제를 놓고, 대체적으로 생각하시는 의견을 적고, 제 의견을 적는 형태로 쓰겠습니다. 어떠한 반론이든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모른채로 고등학교 입학해서 2년 동안 준비해왔던 전형이 본인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당시 학교의 선생님들께 "그냥 이거 안 하고, 수능 준비하면 안 되겠습니까." 이렇게 말했었는데, 선생님들은 "네가 해서 뭐가 되겠냐. 하던 대로 그냥 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결국 나중에는 혼자서 수능 준비를 했었고, 당시 내신보다 더 좋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1 - 학생부 종합전형의 의의(공교육의 정상화. 꿈과 목표가 확고한 인재 선발. 사교육 절감.)

1 - 1 공교육의 정상화 = 학교 생활기록부의 볼모화.라고 말씀드립니다. (학생들이 교사 의견에 No라고 답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즉 어떠한 교사가 담임이 되는지에 따라서 학교 생활이나 생활기록부 방향성에 매우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현 입시정책은 생활기록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표방하였는데 이러한 부분들에 있어서 과연 공평하고 공정한지 다시 의문을 가지셔야 할 것입니다.)

1 - 2 꿈과 목표가 확고한 인재 선발 = 내신에 맞춘 꿈과 목표의 자기소개서.라고 말씀드립니다. (학생부 종합전형의 숨은 뜻은 성적의 기초가 되어있는 학생들을 뽑는 것입니다. 따라서 꿈과 목표가 확고하더라도 성적이 기준 미달이면 탈락입니다. 당연한 소리같지만 대체적으로 학교에서 이런 부분들을 간과하고 '성적이 조금 미달되어도 꿈과 목표가 있다면 뽑아준다더라.'라는 소리로 학생들을 현혹합니다. 그리고 입시 제도를 역이용하자면 어느정도의 성적이 되고, 그 성적으로 지원하여 합격했던 표본(정보)들이 있다면 꿈과 목표는 임의적으로 지정해서 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합격하기 위해서 자기소개서에 꿈과 목표를 재설정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긍정적인 한 사례보다는 부정적인 여러 사례가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정책인지라, 해당 부분에 대해서도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1 - 3 사교육 절감 = 정보 빈부격차 증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학원만 없어지면 사교육이 절감되는건지 묻고 싶습니다. 차라리 교과목의 경우에는 사교육으로 채울 수 있는 부분이 명확히 정해져있어 어느정도 수준이 된다면 학생 자의적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비교과적 입시 전형 준비 학원의 경우에는 그 끝이 무한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에서 생활기록부의 볼모가 되는 것처럼 학원에서 또한 끌려다닐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들이 교과목 학원을 다니지 않을 수 없다는 현실이 이 부분에서는 가장 중요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상 학생 입장에서는 다녀야 될 학원이 하나 더 추가되는 것 뿐입니다. 그것도 어떠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면 모르겠으나, 복권집에서 뽑기라도 하듯이 그냥 다녀야 되는 것 뿐입니다.) -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친구들은(저같은 친구들은) 해당 대학 관계자들을 찾아가서 직접 묻곤 해야되는데, 저는 이러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우리 대학 해당 전형은 대학 교수들도 놀라는 스펙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한다. 학생(본인)은 아마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학생부 종합전형은 정보의 불평등을 초래하며, 정보의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현 단계 최악의 전형입니다. 다만 특출난 인재를 뽑고자하는 그 필요성과 공교육의 정상화라는 명목에 대한 부분은 인정하기에 현재 극심하게 치우쳐진 학생부 종합전형 퍼센트게이지를 정시 70%, 수시 30%의 수준으로 변경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로또 전형이 아니라 학업적으로 준비된 학생 중에 꿈과 목표가 있는 친구들이 지원하는 전형이라는 부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준비를 해놓고 쓴 글이 아니라서 주저리 주저리 썼습니다만, 요즘 친구들 정말 힘듭니다. 예전처럼 신분상승의 기회였던 고시도 없어졌고, 교사가 되려면 임용고시 삼수는 기본, 대학에 다니는 의의를 두지 못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저는 비록 회사에 다니면서 아직 배우고싶다는 열망에 공부를 하고 있지만, 때로는 그냥 9급 공무원을 준비할까, 그냥 취직이 잘 된다는 전공으로 가서 공부할까, 여러가지 의문만 앞서는 세대입니다.

여기계신 많은 분들 그리고,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산하 관계자 여러분들께서는 다소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으실겁니다. 제가 살아가는 곳은 중위소득 100% 미만, 50% 미만의 친구들 가족들 이웃들이 정말 많습니다. 꿈을 묻기보다는 내일 당장에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하다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는 걸 깨닫고 소외되어가는 친구들도 많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에는 참여정부의 교육을 받았고, 함께 나아가라는 기본적인 소양을 길렀습니다. 그러나 중학교때 이명박정부, 고등학교때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이 시작되며, 나아가려면 친구를 밟고 지나가라, 그 다음에 끌어줘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편히말해 파이이론 같은 것이었지요.

그러나 국가가 어떠한 기준점을 명확히 지정해주지 못하였을 때 파장은 제일 아래층의 국민이 먼저 피해를 받지 않는가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정시 확대를 주장하고있는 저로써도 현역때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이상은 현역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는 방법으로 정책이 꾸려졌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입시정책은 비관행, 불공정 형태가 쌓이고 쌓여서 제대로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친구들이 재수를 함으로써 만들어진 안타까운 과열경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능 응시인원이 갈수록 줄어가고, 생각보다 대한민국의 교육정책이나 교육집단의 사고방식을 파악했을때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충분히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리라 확신합니다. 큰 가지만을 정부에서 확실하게 길러놓고 자율적인 방식으로 공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수능 상대평가 또는 원점수 평가로 진행하며 수시30%, 정시70% 기조로 나아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시 30%에 교과성적, 학생부 종합전형이 포함되며 인원수가 너무 적다면 수시 40%, 정시 60%로 늘이는 방안도 꽤나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행 고등학교 교육정책은 '하향 평준화' 그 자체로 와닫습니다. 수시의 폭이 워낙 넓으니까 어쩔 수 없이 준비해야되고, 만일에 대비하여 정시까지 준비해야되는 모순이 생깁니다. 큰 방향성을 제시해주셔서, 하나를 선택했을때 하나를 포기하지 않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개인의 힘으로 어떠한 것을 해내고 싶은데 국가 정책으로 인해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필히 나라에 있어서 엄청난 악운임에 틀림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장에서 10일동안 번 돈으로 EBS하나 보면서 약 100~150점 가량의 성적 향상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교육에 있어서는 '기회의 평등'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현재 제가 생각하기로 대한민국에 남은 유일한 계층상승사다리인 수능시험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만들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못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필요하신 사항 연락주시면 충분히 더 도와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댓글목록

학부모님의 댓글
작성일

너무 뭉클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써주셔서 정말 와닿네요.

학부모님의 댓글
작성일

너무 뭉클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써주셔서 정말 와닿네요.

학부모님의 댓글
작성일

너무 뭉클하게 자신의 경험담을 써주셔서 정말 와닿네요.

정시확대님의 댓글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수시 학종 논술은 정말 소수에게만 중요정보가 공개되고 고액으로 관리됩니다. 님 말씀처럼 정시인원이 70%는 되야죠.

학부모님의 댓글
작성일

공정하지않은 입시에 시달리는
학생들 너무 불쌍합니다

권순성님의 댓글
작성일

제가 알려드리고 싶었던 부분을 정확히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첨가되는 학종은 10%, 학종과 교과성적을 포함한 수시는 전체적으로 30~40%, 정시는 60% 이상 확대되어야 현실 속 학생들이 실질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교과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등급을 유지하는 이유와 같이, 학생부 종합전형 또한 수능 최저등급을 계속 유지시켜서 대학수학능력시험(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본적 능력을 다루는 시험)의 의의를 없애지 않기를 바랍니다.

현재 법안을 만드는 대부분의 분들이 학력고사 세대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행 시험은 학력고사도 아니며, 벌써 출제된지 오래된 대학수학능력시험입니다. 우스개소리로 입시계에 '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수능은 못 건드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정도로 아직 대한민국 학생으로 국민으로 해당 수능시험은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고위관료분들께서 정책을 결정할 때, 해당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매력적인 시험과 출제 기조가 있고, EBS를 통한 기회의 공평성 또한 이룰 수 있는데 새로운 모범답안의 틀을 이제와서 다시 제작하는데 너무 힘쓰지는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학부모님의 댓글
작성일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중한 제안이네요..
현재 입시가 끝난 상황에서도 후배들을 위하여 이렇게 주옥같은 글을 써주시다니 너무 감사합니다.
특히 학교내에서 학생이 선생님께 no라고 말할수 없다는 현실 너무 와닿습니다.
내신성적에서 수행이 50프로 가까이 되어버려서 지필시험 달달 암기해서100점 맞으면 뭐하나.선생님께 밉보이거나 모둠원 잘못걸리면 물거품되는데 하는 생각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의욕을 꺽고있습니다.
주관적인 선생님과 교수들의 평가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수많은 학생들은 할수없이 좁디좁은 정시에 내몰리고 있는 현실입니다.학종으로 자기성적보다 높은곳에 합격하면 당연히 학교생활 잘하겠지요..하지만 그 학생들보다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은 자신의 본 학업성취보다 낮은곳에 합격하거나 아니면 아예 떨어져버리는 현실이 과연 정상적인가요? 대한민국 사회에도 분명히 악영향일것이라 생각합니다.자신의 실력대로 공정하게 들어갈수 있어야지 사회는 혼란스럽지 않고 질서가 바로 잡힐수 있는 것입니다.불공정한 학종은 10프로 이하로 줄여야 마땅합니다.교권강화를 위해 학종을 미화시켜서 주장하시는 분들때문에 이나라의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피눈물을 흘리며 고통받고있습니다
반드시 정시확대 60프로이상 해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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