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사이트는 제19대 대통령 임기 및 위원회 운영 종료에 따라「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관하여 제공하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자료의 열람만 가능하며 수정 · 추가 ·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여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기 원하시는 분은 관련 내용(요청자, 요청내용, 연락처, 글위치)을 대통령 웹기록물 담당자(044-211-2253)에게 요청해 주시면 신속히 검토하여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만 보기]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웹사이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서 보존·서비스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This Website is the Presidential Records maintained and serviced by the Presidential Archives of Korea to ensure the people's right to know.

국민참여 상단 이미지

자유발언대

  • 국민참여
  • 자유발언대

신청인 제안내용

제목
입시 전문가의 제안 2
작성자
부모
분류
초·중·고 교육
작성일
2018-05-17
조회수
592
내용
정시제도 개편의 기본방향


2017년 정시 원서 접수가 드디어 끝났다. 입시를 치러보지 않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시가 정시보다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수시 전형 제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시를 한 번 치러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수시에 여러 전형이 있지만 수험생이 되어서 실제 지원을 하려고 하면 의외로 단순하기 때문이다. 사회배려/기여 전형은 자격이 안 되고, 특기자 전형은 능력이 안 되며, 학생부형은 내신이 모자라고, 논술 시험은 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정시가 더 복잡하다고 느끼는 데는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수시는 선지원이고 정시는 후지원이기 때문이다. 수시는 보통 희망 대학 위주로 지원하므로 이른바 ‘상향지원’으로 귀결된다. 붙으면 ‘대박’이지만 주로 떨어진다. 지원할 때 고민이 없지 않지만 극심한 눈치작전은 없다.

하지만 정시는 다르다. 점수는 이미 나왔다. 과연 이 점수로 어디에 합격할 수 있을까? 어느 기관의 입시예측이 정확할까? 대학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까, 학과를 중심으로 생각해야 할까? 가나다군은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최초합격보다 추합이 좋은데 어디가 빌까? 영역별 반영비율은? 표준점수인가 백분위인가? 백분위 변환점수의 유불리? 수시이월인원은? 날짜별, 시간대별 경쟁률은? 교차지원?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매년 현장에서 정시 원서 지원을 돕다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입시예측서비스라는 외줄에 의지해 끝없는 눈치작전을 강요하는 이런 제도는 누가 만든 것인가?” 현재의 정시 제도는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



먼저 본론을 말하기에 앞서, 잘못된 이상론에 대해서 지적하고 싶다. 학생을 점수에 따라 “일렬로 줄 세우는” 정시를 아예 폐지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수시로만 학생을 모집하자는 것인데, 지난 몇 년 동안 교육계에서는 수시냐 정시냐, 학생부종합형 확대냐 축소냐를 둘러싸고 끝없이 논쟁해 왔지만 답을 내지 못했다. 서로 자기에 유리한 주장만을 되풀이할 뿐이다. 나는 수시와 정시 모두 나름의 장점과 단점을 다 가지고 있다고 본다. 수시와 정시를 비슷하게 유지하고 수시와 정시 각각의 개선책을 만드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입시제도에서 극단적인 주장이 바람직한 결과를 얻었던 경우는 한 번도 없다.

“대학의 서열화”를 배격하여 수능 점수제를 폐지하고 등급제로 하거나, 한국사나 영어처럼 절대평가제로 아예 바꾸자는 주장도 마찬가지이다. 1점 차로 당락이 갈리는 제도가 불합리하다면, 단 1점 차로 한 등급이 떨어지는 제도는 합리적인가? 정시 제도를 폐지하는 것이 아니라면 정시제도 자체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운영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대학의 서열화”는 서울대를 폐지한다고 없어지지 않듯이, 입시제도를 불투명하고 어정쩡하게 만든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입시제도가 만든 것이 아니고 사회가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전환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입시제도 조작으로 손쉽게 해결하려는 안일함이 가져다 준 것은 끝없는 제도 변화로 신음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과 고통뿐이었다.

‘수시 학생부종합형으로 100% 모집’은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 미국의 하버드 대학은 한 학년 학부생수가 1,700여명 가까이 된다. 하지만 지원자는 6,000여명밖에 안 된다. 경쟁률 3.5대1에 불과하며 6,000장의 서류는 충분히 검토 가능하다. 그에 반해 2017학년도 고려대 수시 경쟁률은 3040명 모집에 6만6975명이 몰려 경쟁률 22.03대1(대표적 학생부종합 전형이 융합형인재는 14.71대 1)을 기록했다. 만약에 이 인원을 전부 학생부종합으로 뽑게 되면 서류만 수 만장을 검토해야 한다. 이건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수능이 ‘암기형’ 시험으로서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라는 비판이 있다. 이것은 수능 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않은 사람이나 할 소리다. 학력고사 시대 때 공부해 보고 수능 시험은 들여다보지도 않은 사람이 이런 소리를 많이 한다. 국어 시험지만 많으면 20페이지가 된다. 이것을 어떻게 암기해서 푸나? 수학은 흔히 21번, 29번, 30번의 싸움으로 설명한다. 공부를 안 해 본 사람에게는 30번이 그저 한 문제일 뿐이고 정시는 그 한 문제 때문에 ‘운명’이 갈리는 억울한 제도인 것처럼 생각되겠지만, 공부해 본 사람은 안다. 그 한 문제 속에 몇 백 시간의 고민과 절망과 분투가 들어있는지. 그 공부가 무의미한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역사책을 다시 쓰는 것이 좋겠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정시제도 개편과 그와 관련된 수능 개편의 내용에 대해서 다루어 보자. 나는 오랜 연구와 많은 논의가 필요한 엄청난 계획을 주장하지 않는다. 작은 몇 가지만 바꾸어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1. 정시를 수시와 마찬가지로 ‘선지원’ 제도로 바꾸어야 한다. 수능 원서 접수를 지금보다 약간 늦춰 9월 모의평가 뒤로 하고, 수능 원서 접수와 정시 지원을 동시에 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수시 지원과 정시 지원을 함께 할 수도 있다. 핵심은 일정을 간소화하고 수능 이전에 정시 지원을 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점수로 어디를 갈 수 있을까” 한 달 동안 넣어보고, 물어보고, 며칠 동안 시간대별 경쟁률을 체크해야 하는 고문은 사라져야 한다. 선지원이 눈치작전을 원천 소멸시킬 수는 없지만, 현행의 수능 이후 지원보다는 고문의 기간과 정도를 크게 줄이게 될 것이다. 처음에는 낯설겠지만 6월과 9월의 모의평가 성적에 기초하여 금방 소신-적정-안정의 구도로 정시 지원서를 쓰는 분위기를 정착시킬 수 있다.



2. 정시 다군을 폐지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지원군 세 개만을 정해 놓고, 가-나-다군 인원 배치의 모든 것을 ‘대학 자율’에 맡겨 놓고 있다. 그 결과 가-나-다 군의 인원 배치는 불균등한 정도를 넘어 기형적으로 되어 있다. 특히 상위권은 심하다. 의대, 치대, 한의대 등을 제외한 일반 학과의 정시 다군은 중앙대부터 시작한다. 2016학년도 중앙대 정시 모집의 경우 경영경제대학의 ‘나’군은 66명 모집에 충원율(추합율)이 32% 발생했다. 즉 66명 모집에 지원자의 87등까지 합격했다는 것이다. 그에 반해 경영경제대학의 ‘다’군은 101명 모집에 1,614%(2015학년도는 2,719%)의 충원율(추합율)이 발생했다. 이 말은 101명 모집에 지원자의 1,731등까지 합격했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가-나-다군 유불리를 따지고 어디에 추합이 생길까 고민하느라 머리가 터지는데, 정작 다군 모집의 사회적 이익은 거의 없다.

정시 지원 방식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토론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당장 다군 폐지 하나만 해도 수험생과 학부모의 큰 부담을 덜 수 있다. ‘다’군을 폐지하는 대신 ‘가’군과 ‘나’군만 두고 각 군에 2개씩의 정시 원서를 쓰게 하는 거다. 그렇다면 ‘가’군에 두 장, ‘나’군에 두 장을 쓰면서 하나는 소신 지원, 다른 하나는 안정 지원하는 패턴을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3. 대학의 모집단위를 최소한 정시에는 거대학부군으로 바꾸어야 한다. 인문계라면 인문학부, 사회과학부로만 나누고, 공대라면 화학공학부, 생명과학공학부, 물리공학부 등으로 모집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선지원 제도를 실시할 때 모집단위가 지나치게 세분화되어 있으며 지원 상황의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둘째, 이것이 더 중요한데 실제 수험생들은 학과의 세밀한 차이를 모른다는 것이다. 대학 1년 동안 학부 내의 다양한 학과를 경험하고 자신의 진로를 설계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옳다. 셋째, 모집인원이 많을 때 지원하는 수험생은 맘이 편하다.



4. 탐구 과목의 유불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행 수능 제도는 사탐 9과목, 과탐 8과목 중에서 임의로 2개 이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과목별로 응시생수와 응시생분포, 표준점수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해결책은 세 가지가 있다. 문과는 사탐 9과목을, 이과는 과탐 8과목을 다 보게 하는 것이다. 몇 십 년 전의 학력고사식으로 말이다. 할 것이 내신과 학력고사 공부밖에 없던 시절에는 가능했을 일이다. 하지만 내신에, 학종에, 논술에, 수능에 3중, 4중으로 시달리고 있는 현행 수험생들에게 이것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 방법은 2021년 입시 개편과 관련해서 논의되고 있는 공통사회, 공통과학 과목의 부활과 필수과목화이다. 이렇다면 불공정성 문제는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모두 똑같은 필수과목만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대학 쪽에서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대학 신입생들에게 물1, 화1, 생1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므로 대학교육의 후퇴가 문제시될 수 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이런 일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일어난다. 대학이 ‘대학 자율’로 공통사회, 공통과학 외에도 사탐 혹은 과탐 과목을 1과목 이상 추가 요구하게 된다. 이러면 수험생에게는 부담이 줄지 않고 공정성 문제도 결국 해결되지 않는다.

내가 제안하는 방법은 교육당국이 나서서 모집단위-학과별로 지정 과목을 정해 주는 것이다. 예컨대 화학공학부는 화1, 화2, 생명공학부는 생1, 생2를 지정 과목으로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모집단위에 다른 과목을 응시한 학생이 없으므로 공정성 문제가 해결되고, 대학 교육에도 전혀 피해를 주지 않는다. 이것은 현행 제도를 크게 뜯어고치지 않고도 공정성 문제와 입시정보 불균형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손쉽고도 훌륭한 해결방안이다. 또한 정시에서도 수시에서와 마찬가지로 학생의 진로적성에 대한 의식을 환기할 수 좋은 방안이다. 공부해야 할 과목을 정하는 것은 자신의 진로를 정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쓰기

작성자
내용
비밀번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