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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인 제안내용

제목
수능 첫 세대가 보는 수능의 문제점과 대안
작성자
bluexf****
분류
초·중·고 교육
작성일
2018-07-31
조회수
1500
내용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서울에 사는 학부모입니다.

저는 요즘 여러 문제로 말 많은 수학능력시험 (이하 수능)에 대해 제가 23년 동안 가져왔던 생각을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1975년 생으로 수능 첫 세대이자 본고사 세대 이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교육부에서 몇 차례 수능형태의 문제를 처음 만들어 학생들에게 문제를 공개하고 평가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약간의 혼란이 있었습니다.

이전 학력고사 세대에서는 내신이 좋으면 학력고사 성적도 좋았습니다.

즉, 내신과 학력고사간의 상관관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은 꼭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 처음으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성적 집단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즉, 내신 성적은 상위권인데 수능 성적은 중위권 이라던지,

내신 성적은 뛰어나진 않지만 수능 성적이 상위권인 집단이 생긴 거죠.

저는 불행하게도 내신 성적은 상위권인데 수능 성적은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던 학생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로는 수학능력시험은 공부한 만큼 비례해서 성적이 나오는 그러한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본고사도 경험한 세대로서 수능은 사고력의 깊이를 보기보다는 머리 속에서 생각의 속도가 매우 빠른 학생들이 시험 성적이 잘 나왔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후천적으로 개발되기는 어렵고 선천적으로 부과된 능력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마도 언어능력이나 수리 능력 등 주어진 시간에 비해 지문과 문제의 길이가 길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던 게 아니었나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고등학교 선생님이어서 요즘도 내신과 수능 성적이 일치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냐고 물어봤는데, 현재 고등학교에서도 위와 같은 성적 집단이 아직도 존재한다고 하네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수능 첫 세대인 저는 수능을 총 세 번 봤습니다.

1993년 여름에 한 번, 늦가을에 한 번, 그리고 1994년에 한 번.

93년에 본 두 번의 수능 성적은 교육 당국의 난이도 조절의 실패도 있었으나

무엇보다 수능시험의 성격 때문이었는지 두 번의 수능 시험 모두 내신성적만큼의 성적이 나와 주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재수생들의 본고사 초 강세에 밀려 대입 탈락의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J학원 재수학원을 다니면서 절치부심한 끝에 서울에 있는 모 의과대학에 합격을 했습니다만

3번째 본 수능 시험 성적 역시 말도 안 되는 낮은 성적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의대에 갈 수 있었던 것은 내신과 본고사 성적이 좋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저는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참고로 그 당시 충격적인 사실은 J재수학원의 대입 성적입니다.

아마 1995년 입시에서 J재수학원에서만 서울대 천 여명, 연세대 8백여명, 고려대 6백여명을 보낸 걸로 기억합니다.

본고사라는 시험은 제가 경험한 바로는 난이도로 봤을 때, 고등학교에서는 준비해주기가 어려운 시험이었고, 그래서 재수생들의 초 강세로 나타난 것으로 생각합니다.

본고사라는 시험은 고3수험생과 재수생 사이에 공정한 룰로 겨루는 시험이 아니었던 거죠.

재수생의 초 강세와 사교육 문제로 본고사는 1996 대입을 마지막으로 사라졌습니다.

1995년 1월 22일 MBC 뉴스데스크에 보면 고려대학교 합격자 발표 뉴스가 있습니다 (다시 보기 뉴스).

그런데 뉴스 제목이 ‘수능 하위가 수석’입니다.

당연히 수석이면 내신도 좋고 수능성적도 좋고 본고사도 좋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사회 통념인데

어떻게 고대 법대 수석이 수능 성적이 하위가 될 수 있냐는 거죠.

수학능력시험이라는 것은 태생적으로 우리가 상식적으로, 전통적으로 생각하는, 성실히 공부하면 성적이 오르고 공부하지 않으면 성적이 내려가는 그러한 학력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학공부에 필요한 능력을 알아본다는 취지의 시험입니다.

다음은 수학능력시험 개발자로 알려진 박도순 교수의 중앙일보 인터뷰 기사입니다.

당시 박도순 교수와 계명대 김영채 교수는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SAT)과 유사한 대학적성고사를 제안했다. 그리고 90년대에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 이름이 정해졌다. 대학공부에 필요한 능력을 알아본다는 취지의 시험이기 때문에 최초의 의도는 간단했다. 교수의 말을 알아듣는 능력이 중요하니까 언어시험을,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니까 수리력을 측정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어와 수리 두 영역으로 구성됐다. 그런데 과학계에서 집단 반발했다. 과학진흥을 외치면서 어떻게 과학을 빼놓느냐는 것이었다. 교육부 장관이 무마하려 했는데 통하지 않았다. 그러자 노태우 대통령이 한번 넣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탐구영역이 생겨났다. 그 다음에는 사회과목 교사 교수가 또 영어 분야가 들고 일어났다 수능 변질의 시작이었다라고 박교수는 회고 하고 있습니다. 박교수는 노무현 정부 때 EBS 연계 출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수능의 성격을 완전히 왜곡했다는 것이죠. (2014.11.23 중앙일보 박도순 인터뷰에서)

어째서 위와 같은 문제가 생긴 걸까요?

저는 오랜 기간 고민하다가 ‘공부하는 인간’ (KBS 공부하는 인간 제작팀 지음)이란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다음은 발췌 내용입니다.

서양인들은 지적 성취가 대부분 자신의 타고난 능력이나 가르치는 사람의 자질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스티븐 하이네는 미국의 대학입학자격시험인 SAT를 보면 노력보다 선천적인 능력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서양 사회의 특성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략) SAT는 기본적으로 (중략) 정해진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기본적으로 SAT는 공부한다고 점수가 오르는 시험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즉 타고난 능력을 파악하는 시험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와 반대로 동아시아에서는 (중략) 정보에 입각한 시험입니다. 이런 시험은 본인이 똑똑해야 하기도 하지만 이를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어야 하죠. 잘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한 책에서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중략) 노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동양인들의 확고한 믿음이 강력한 끈기와 인내, 의지로 공부에 매진하게 만들어 높은 학업 성취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해답을 찾으셨나요?

수능개발자들은 공부한다고 점수가 오르는 시험이 아닌 타고난 능력을 측정하는 서양적 교육관에 기반을 둔 시험인 수능을 제안했으나, 동양적 사고방식과 교육관을 가진 대통령을 포함한 교육에 관련된 종사자들 그리고 한국인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전통적인 정보에 입각한 시험, 즉 강력한 끈기와 인내, 의지로 공부에 매진하면 높은 학업 성취로 이어지는 그런 시험으로 오해를 한데서 저는 이 수능의 비극이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능은 위에서 보셨던 것처럼 타고난 능력을 보는 시험으로 제안되었다가 EBS 수능연계에서 보듯이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를 무시하고 제 2의 교과서를 두고 거기에서 대학입학을 결정하는 시험문제를 낸다는 것은 생각은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도 저도 아닌 서양적 교육관과 동양적 교육관이 짬뽕된 이상한 시험이 되고 말았던 것이죠.

그리고 또 하나의 문제는 그럼 과연 수능성적과 대학에서의 학업성취도가 비례하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참 아이러니하게도 제가 찾아본 자료에 따르면 수능성적보다는 내신성적이 대학 학업 성취도에 더 많이 비례한다는 주장이 많은 것 같습니다 (1. 내신성적과 수학능력시험성적이 대학진학 및 대학성취도 선행지표에 주는 영향력 비교 연구, 김지하, 정동욱 2.대학입학 전형요소와 대학 학업성취도와의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 박성수)

또 하나의 문제는 사회 계층 이동 사다리가 무너짐과 동시에 사회 양극화의 지속 문제입니다.

지금 인터넷에서 학력고사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검색해보시면 아시겠지만 암기식 교육의 폐해로 대표되던 학력고사란 시험제도가 역설적으로 계층 이동의 사다리 역할을 가장 충실히 했다는 이야기가 대다수입니다.

그 시절은 말 그대로 개천에서 용이 나던 시기였던 거죠. 지방의 거의 모든 명문고에서 서울대 수십 명은 기본으로 보내던 시절로 모두의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그 시절에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도 자기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신분이동이 가능했던 시절입니다. 족집게 과외를 받지 않더라고 자기가 노력하면 그에 비례해서 학력고사 성적이 나와 줬던 것이죠 (4당5락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고요). 그렇다고 학력고사가 암기만 잘하는 돌대가리만 뽑았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학력고사는 내신과 가장 연계가 잘되었던 시험으로 앞 문단에서 지적했듯이 내신성적이 대학학업성취도가 높다는 연구 논문이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 중에 이런 말들이 있습니다.

교육의 공정성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교육 계층 사다리 복원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폐지하고 일반고로 바꿔나가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상한 시험으로 변질된 수능은 폐지하고, 대한민국 대다수가 시험이라고 생각하는 정보에 입각한 시험 (학력고사 류와 같은)으로 바꾸면 어떻겠습니까?

학력고사 자체가 수업 시간에 배우는 과목들이기 때문에 공교육이 올바로 돌아갈 것이고

족집게 과외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자기가 노력하는 만큼 비례해서 성적이 나와주는 정보에 입각한 시험이니 사교육비가 절감될 수 있으며

예전과 같이 외고나 자사고를 굳이 가지 않고 일반고에서도 부모의 소득 정도와 상관없이 자기 노력여부에 따라 좋은 성적이 보장된다면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다시 저절로 가동하지 않을까요?

또한 수능의 절대평가화 정책에 대하여, 대학들이 본고사를 부활하겠다고 대통령을 비롯하여 교육당국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는데, 정보에 입각한 시험으로 난이도 조절을 한다면 그런 일도 사전에 막을 수 있다고 봅니다. 본고사는 고3수험생과 재수생 간의 불공정 게임이라고 앞서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수능절대평가화 or 수능폐지)+(학력고사와 같은 정보에 입각한 시험)으로 바꾼다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 공약과 대학의 변별력 타령을 모두 잡을 수 있는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교육을 걱정하는 학부모의 이야기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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