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사이트는 제19대 대통령 임기 종료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관받아 서비스하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자료의 열람만 가능하며 수정 · 추가 ·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여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기 원하시는 분은 관련 내용(요청자, 요청내용, 연락처, 글위치)을 대통령 웹기록물 담당자(044-211-2253)에게 요청해 주시면 신속히 검토하여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만 보기]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웹사이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서 보존·서비스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This Website is the Presidential Records maintained and serviced by the Presidential Archives of Korea to ensure the people's right to know.

국정과제 광장Ⅳ
메타버스와 서드라이프: 콘텐츠와 테크놀로지가 융합하는 새로운 세계
이동연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위원 /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 교수)
‘메타버스’라는 세계
포켓몬 고
2020년 10월 비주얼 컴퓨팅 분야의 선도기업인 엔비디아(NVIDIA)의 창립자 젠슨 황(Jensen Huang)은 “우리 세계를 탐험하기,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기”라는 주제의 GPU 테크놀로지 컨퍼런스 기조발제에서 “메타버스 시대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이 1992년에 쓴 소설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를 예로 들면서 메타버스는 “인간 아바타와 소프트웨어 에이전트가 상호작용하는 3D 공간”이라고 정의했다. 젠슨 황은 “인터넷의 뒤를 잇는 가상현실 공간”으로 마인크래프트(Minecraft)나 포트나이트(Fortnite)와 같은 가상현실 게임들이 메타버스의 초기 단계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초기 메타버스 거주자인 게이머들이 도시를 건설하고 이벤트를 위해 모이고 친구와 교류”하는 가상현실에서의 상황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인간 아바타와 인공지능이 실제 현실에서 공존하는 세상이 바로 메타버스의 세계인 것이다. 젠슨 황의 발표 후에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국내외에서 관련된 보도기사와 저서들이 현재 잇따르고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 혹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혹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이다. 그것은 첨단 기술혁신을 통해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가상현실의 세계를 지칭한다. 메타버스는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뜻”하며, “인간이 디지털 기술로 현실세계를 초월해서 만들어낸 여러 세계”를 의미한다.(김상균, <메타버스>, 플랜비디자인, 2020, 11쪽) 앞서 언급했듯이 소설 『스노우 크래쉬』에서 메타버스는 인간의 시각과 청각의 한계를 넘어서는 3차원 감각의 세계로 그려진다. 메타버스로 불리는 컴퓨터 속 세상에서 주인공이 사용하는 최첨단 고글과 이어폰은 실제보다 더 실제적인 시각적, 청각적 감각의 세계를 제공해준다. 가상세계에서 구현되는 세상이 실제보다 더 실감나게 보이고 그 안에 사는 나의 존재를 대신하는 아바타는 물리적인 공간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다양한 감각들을 경험한다. 소설 속 메타버스의 세계는 VR, AR, AI 등 첨단 기술혁신으로 이제 친근한 일상으로 현실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2020년부터 본격화된 코로나 팬데믹은 이러한 메타버스의 세계가 우리 일상 안으로 들어오는 시계를 앞당겼다. 특히 대면 활동이 불가능해진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이러한 메타버스 시스템을 적극 활용했다. 2020년 10월 미국의 케이블 채널인 HBO는 VR을 활용한 자넬 모네(Janelle Monáe) 콘서트를 본 케이블 채널과 유튜브로 방영했고 미국 최고의 아이돌 팝가수인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는 VR 장비의 대표적인 회사인 오큘러스가 서비스하는 앱으로 버추얼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미국의 랩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은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사이트 안에서 VR 콘서트를 진행하여 1,000만 명의 접속자와 21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VR은 음악산업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ECHOAR, 2020년 10월 15일자 참고).
국내 케이팝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연예기획사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아이돌 그룹과 가상세계를 연계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본격화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대표적인 걸그룹 ‘블랙핑크’의 사이버 팬 미팅을 열어 그룹 멤버의 아바타와 5천만 명의 팬 아바타가 사이버 공간에서 만나는 행사를 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한 BTS도 앞서 언급한 <포트나이트> 게임 사이트에 신곡 ‘다이나마이트’의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최초로 공개해서 게임 속 아바타로 변신한 아미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연출했다. SM엔터엔먼트는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의 멤버 4명에게 각각의 아바타를 만들어 실제 인물과 함께 활동하게 만들었다. 가상세계에서 행해지는 이러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들은 미래 연예산업에서 IP(지적재산) 시장의 증가를 예측한 것이다. 메타버스와 관련된 업계에서는 2025년경에는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6배인 314조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BTS가 달려간 가상현실, ‘메타버스’ 세상」, KBS뉴스, 2020년 12월 1일자 참고).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가 모르거나 관심이 없는 다양한 가상세계를 자신의 실제 일상으로 여기며 살고 있다. 3차원 가상공간 세상을 건설하는 <마인크래프트> 게임, 얼굴인식과 증강현실, 3D 기술을 이용해 AR 아바타를 만들어 소통하는 디지털 놀이 플랫폼 제페토(Zepeto), 현실에 존재하지 않지만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사이버 아이돌’이 요즘 10대들이 즐기는 놀이의 대상이다. VR, AR, AI, 홀로그램 등 첨단 기술로 소통의 공간을 넓혀나가는 새로운 가상 플랫폼이 10대들의 주요한 놀이터가 된 것이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은 머지않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서 ‘마인크래프트’나 ‘제페토’와 같은 메타버스로 이행할 것이다.
메타버스는 어떤 점에서 자신의 가상 캐릭터, 즉 아바타가 주도하는 <세컨드라이프> 게임이 진일보한 세계이다. 메타버스의 미래는 가상공간의 아바타 세계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메타버스는 현재 주로 온라인 게임이나 SNS 플랫폼에서 구현되지만 앞으로는 먹고 자고 일하고 노는 모든 일상에 적용될 것이다. 가상현실로서 메타버스의 세계는 세컨드라이프의 세계이다. 그러나 메타버스가 일상화되고 가상현실이 실제현실과 교차하게 되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난다. 베타버스 세계가 가상현실만이 아닌 실제현실의 삶이 되는 순간, 우리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은 ‘세컨드라이프’에서 ‘서드라이프(Third Life)’로 안내해 줄 것이다.
서드라이프:
메타버스 시대가 추구하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
2016년에 큰 인기를 얻었던 닌텐도의 <포켓몬 고> 게임은 가상현실과 실제 현실이 융합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본격 도래를 예고했다. 알다시피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기술과 ‘구글맵’으로 대변되는 위치 추적 장치를 이용해서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의 캐릭터들을 포획하는 게임이다. 기술적으로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미디어 안에 갇힌 기존 게임 포맷을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냈다. 말하자면 디지털 기기에 갇혀있던 온라인 게임 지형을 현실공간으로 뛰쳐나오게 만든 것이다.
<포켓몬 고>의 특성은 게임을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게임들은 주로 가상공간에서 특이한 체험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꾀했다. <서든어텍> 같은 1인칭 슈팅게임, <리니지>, <와우>같은 온라인 게임 등은 컴퓨터 스크린이라는 가상공간 안에서 생생한 플레이를 제공하지만 그 자체가 현실공간은 아니다. 그런데 최근 인공지능과 유비쿼터스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이 융합하는,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상공간이 실제현실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개인의 감각을 활성화시키고 놀이의 체험을 극대화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최근 이러한 현상을 ‘서드라이프’라고 말할 수 있다.
‘서드라이프’는 말 그대로 제3의 삶의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현실공간에서 물리적인 삶이 ‘퍼스트라이프’라고 한다면 가상공간에서 허구적 삶은 ‘세컨드라이프’로 명명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한 때 큰 인기를 얻었던 ‘세컨드라이프’라는 게임이 이에 해당된다. 실제 현실과 구분되어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집을 짓고, 가상의 애인과 결혼하고, 가상의 직장을 다니는 게임에 심취한 사람들은 대체로 현실공간에서 만족하지 못한 삶을 가상공간에서 보상받고 싶어 한다. 메타버스는 이러한 세컨드라이프 게임의 확장판이다. 그런데 서드라이프는 세컨드라이프의 세계를 현실공간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케 해준다. 메타버스 역시 가상공간에서의 아바타 세상이 현실화하는 것을 꿈꾸기 때문이다. 서드라이프는 실제공간과 가상공간이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삶, 말하자면 메타버스의 체계가 일부 문화현상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 전체에 개입하는 삶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메타버스가 우리의 일상에서 완전히 구현되는 삶이 바로 서드라이프인 것이다.
서드라이프는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가능한 초현실사회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한다. 최근 유행하는 ‘3D프린터’, ‘홀로그램’, ‘증강현실’ 을 활용한 놀이 콘텐츠들은 우리 라이프스타일을 둘러싼 문화 환경이 서드라이프로 이동 중에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서드라이프는 놀이콘텐츠만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환경 자체가 변화하고 있음을 지시하는 말이다. 새로운 기술혁신이 개인 삶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다. 그런 점에서 서드라이프는 4차 산업혁명의 담론과 깊은 연관성을 가진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 혁신과 그에 따른 시민들의 일상의 변화에 대해 많은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생명안전, 인공지능, 산업자동화, 메이커운동,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딥러닝, 스몰비즈니스, 원격의료서비스’ 등이 각광받을 예정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은 인류 문명이 새로운 시대로 진입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흥미로운 여러 과제 가운데 가장 강력하고 중요한 문제는 새로 등장한 과학기술 혁명을 어떻게 이해하고 만들어 나갈지에 관한 것이다. 이는 인류의 변화를 수반한다. 오늘날 우리는 삶과 일, 인간관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혁명의 문 앞에 서 있다. 그 규모, 범위 그리고 복잡성을 미루어 볼 때 ‘제4차 산업혁명’은 과거 인류가 겪었던 그 무엇과도 다르다. 우리는 이 새로운 혁명의 속도와 깊이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수십억 인구가 모바일 기기로 연결되어 유례없는 저장 및 처리능력과 지식에 접근성을 가지게 될 때 발생할 무한한 가능성을 상상해보라.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 인터넷, 자율주행 자동차,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등 폭넓은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과학기술의 약진을 통해 이루어질, 믿기 어려울 정도의 엄청난 융합은 또 어떠한가? (중략) 제4차 산업혁명이 분열적이고 비인간화되기보다는, 인간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인간이 중심이 되게 하는 것은 비단 특정 이해관계자나 부문, 지역, 산업, 문화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 혁명의 근본적이고 글로벌한 특성은 모든 국가와 경제, 개인이 서로 영향을 주고 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클라우스 슈밥,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새로운 현재, 송경진 역, 2016, 10-14쪽)
서드라이프의 시대는 유비쿼터스 정보기술과 생명공학 혁명에 따라 개인의 신체를 완전히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그래서 ‘초감각지능산업’, 이른바 가상현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창의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따라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개인의 인지 역량과 일상적 놀이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미래 예측이 필요하다.
서드라이프 시대는 또한 ‘예술과 문화, 기술과 과학’이 융합하여 새로운 초감각적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융합 기술이 가능하게 만드는 감각의 새로운 지평들을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기술문화 혁신이 기존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바꿀 것이며 어떠한 새로운 문화콘텐츠 산업이 부상할 것인지, 이러한 문화콘텐츠 산업의 전환이 이용자들의 문화적 감각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개인의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서드라이프 시대에는 책, 영화, 음악, 게임, 모바일, 메신저커뮤니티와 같은 미디어콘텐츠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게 될 것이며 그 체험이 그 자체로 가상이 아닌 현실이 될 것이다.
‘서드라이프’는 어떻게 가능할까?
『제2의 기계시대』의 저자로 유명한 MIT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디지털기술에 힘입어 경이로운 발전을 거듭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기술혁신이 인간에게 대단히 유익하고 다양성이 증가하여 삶이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디지털화로 인한 기술자동화로 인해 기술격차, 노동자의 감소’를 경험할 수 있다(에릭 브린욜프슨, 앤드류 맥아피, 『제2의 기계시대』, 이한음 역, 청림출판, 2014, 15-17쪽). 서드라이프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과거보다 훨씬 스마트한 환경을 제공하게 될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일상의 환경을 맞이할까? 『4차 산업혁명-세상을 바꾸는 14가지 미래기술』이란 책(한국경제TV산업팀, 지식노마드, 2016)은 이러한 인간의 일상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한 14가지 미래기술들은 서드라이프가 가능한 기술문화 환경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몇 가지 중요한 환경을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2020년 12월 10일에 열린 2020 한국전자전(KES)에 참관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출처 : 산업통상자원부
첫째, 정보통신의 더 놀라운 혁신의 결과로 우리 사회가 초연결 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 진입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우리는 5G의 시대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의 유력 통신사들도 5G의 시장을 선점하고자 기술전쟁, 홍보전쟁을 벌이고 있다. 1세대 통신이 음성 중심의 통신이고 2세대 통신이 문자와 데이터전송 중심이라면 3세대 통신은 영상통화가 가능하고 모바일 콘텐츠를 단시간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 역량을 보유했다. 지금 우리가 범용화하고 있는 4세대 통신은 무선 인터넷 접속, 빠른 전송 속도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폰 시대이다. 앞으로 주류가 될 5세대 통신은 LTE 시스템보다 전송 속도가 100배 이상 빠르고 1000배 이상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모바일 통신에 3D입체 영상과 VR의 도입이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 사물 인터넷(Physical Internet)의 일상화이다. 사물 인터넷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했던 기존 인터넷 망을 사물과 사물로 연결해주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정보의 상황을 실시간 온라인으로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사물 인터넷은 일상의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다. 사물 인터넷은 지구상의 모든 사물을 대상으로 한다. 사람들이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스마트폰에서부터 신체에 착용하는 안경과 시계, 가정 및 사무실에 존재하는 각종 사물들, 자동차 그리고 나아가서는 거리에 존재하는 사물들까지 모두 포함될 수 있다. 사물 인터넷 시스템을 활용한 모바일 통신사들도 변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과거에 통신은 사람과 사람의 통신을 기본 전제로 했지만 사물 인터넷이 상용화 되면서 사물과 사물, 사람과 사물의 통신이 가능해졌다.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활용하여 배송 서비스 기술도 급격하게 변모할 수 있다. 예컨대 대표적인 글로벌 배송기업인 페덱스는 ‘센스어웨어(Sense Aware)’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센서를 통해 배송의 전 과정을 연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배송함에 스타트 센서를 부착해서 배송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앞으로 모든 물건의 배송은 인간의 개입 없이 이루어지게 된다.
셋째, 일상의 스마트화이다. 유비쿼터스 헬스케어(Ubiquitous Healthcare)와 스마트 홈 시스템(Smart-home System)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위딩스(Withings)’라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와이파이를 내장한 스마트 체중계를 통해 사용자의 체지방량, 근육량 지수들을 자동적으로 저장해 스마트폰 웹을 통해 서비스한다. 우리 몸의 건강 상태, 생체리듬, 심리적 상태를 정보화해서 개인들에 가장 적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가령 어떤 사람의 바이오리듬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는 데이터 기계들을 몸에 장착하고 그 사람의 심리적 상태에 따라 가장 적합한 음악을 제공하거나, 그림이나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육체적인 건강 뿐 아니라 정신적인 건강을 자동적으로 체크하는 것이다. 가령 유비쿼터스 무선 환경을 활용해 날씨, 환경, 생태 정보를 일상적으로 제공해준다. 집과 일상의 기기들이 정보에 맞게 자동으로 셋업되고 사회적 관계망을 통해 날씨와 교통정보가 개개인에게 지금보다 훨씬 정확하게 전달된다. 우리 몸이 데이터화된 신체로, 스마트한 정보의 대상으로 변환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사회관계망(SNS)의 정보 커뮤니케이션 환경에 가상현실이 본격 도입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의 VR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페이스북은 대표적인 VR 업체인 오큘러스(Oculus)를 인수했는데 이는 SNS 커뮤니케이션에 가상현실의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였다. 페이스북의 이러한 시도로 인해 가상현실의 구현은 VR 헤드셋에서 VR 플랫폼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VR 헤드셋에서 VR 플랫폼으로의 이행은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자체가 가상현실로 진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아가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가상현실의 공간으로 이행하면서 더 입체적이고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소통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것은 가상현실이라는 플랫폼을 거치지 않는 가상현실, 즉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가상현실의 실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허구나 거짓의 공간이 아니라 감각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현실, 즉 제3의 현실이 도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이 영화의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고 게임의 캐릭터가 되어 온라인 공간을 실제의 공간처럼 휘젓고 다니는 것은 가상의 현실을 체험하는 일시적인 순간으로 볼 게 아니라 그냥 새로운 현실의 일부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안으로 상용화될 경우에는 특별히 가상현실은 실재현실과 구별되지 않고 새로운 현실의 구성요소가 되는 것이다. 단지 인간의 감각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으로 이동하는 것 뿐이다.
서드라이프의 세계,
디지털 뉴딜의 운명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는 서드라이프 시대를 앞당겼다. 방역과 안전을 위해 공연장이 폐쇄되고 대신 온라인을 통해 감상할 수밖에 없지만 코로나19 국면이 해소된 후에도 온라인 공연 플랫폼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령 BTS가 2025년에 건립될 예정인 서울아레나에서 공연할 때쯤 되면 현장에서 2만여 명이 공연을 관람하면서 동시에 온라인으로 접속한 수백만 명의 아미가 함께 공연을 즐길 날이 곧 올 것이다. 공연장에 수백 개의 카메라가 장착되어 입체적으로 생중계하고 카메라 선택을 관객들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능하다면 BTS의 라이브 공연은 수백만 개의 동영상으로 동시에 송출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관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갈 수 없었던 물리적 공간으로서 영화관이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되더라도 VR과 홀로그램, 인공지능 기술로 극장의 스크린과 관객의 경계를 허물어 관객들이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몰입하는 가상체험의 시대도 멀지 않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아트 앤 테크놀로지(Arts & Technology) 연구소’가 만들고 있는 ‘VR 시네마’도 관객이 직접 스크린 안으로 들어가 등장인물들과 상호 교감하는 콘텐츠들을 상용화하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함께 연주할 인공지능 피아니스트도 등장할 것이다. 오랜 역사 속에서 수많은 피아니스트가 연주했던 쇼팽의 곡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인공지능이 학습하게 만들어 조성진과 협연하는 날도 멀지 않았다. 우리 몸의 에너지와 감각의 리듬 패턴을 디지털화하여 개인의 정서가 필요로 하는 음악, 춤, 영화들이 자동으로 서비스될 수 있을 것이다. 자율주행이 보편화되고, 도시 안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들이 스마트 제어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제공되며, 다양한 놀이 콘텐츠 소비의 선택이 인공지능화하면 인간과 기계의 경계, 감각과 데이터 정보의 경계는 점차로 사라질 것이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2020년 3월 30일 ‘과학기술계 기관장 간담회’ 영상회의에 참석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드라이프의 시대는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의 디지털화, 자동화, 유비쿼터스화를 추구한다. 물론 이러한 삶이 분명 좋은 것만은 아닐 것이다. 기술의 디지털화, 자동화가 인간의 사유를 수동적으로 만들 수 있고 인공지능이 우리의 감각을 사물화시킬 수도 있다. 서드라이프를 주도하는 첨단 기술자본이 독점화되면 인간은 기술자본의 마리오네트가 될 수도 있다. 서드라이프의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많은 플랫폼 기술 노동자들의 희생이 심화될 수도 있다. 정보의 표준화, 기술의 수직계열화, 미디어 플랫폼의 독점화로 인해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이 획일화되고 그러한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양극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서드라이프는 우리 앞에 좀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서드라이프가 추구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국가가 앞장서서 통제하고 결정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디지털 뉴딜의 미래가 예견할 수 있는 불평등, 불공정의 불행한 사태는 막아야 할 것이다. 서드라이프의 세계를 먼저 주도하기 위한 기술혁신과 그 부작용을 동시에 최소화하는 제도적 장치마련이 디지털 뉴딜 사회의 미래가 안고 있는 딜레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