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사회정책 분야 성과와 한계
서두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를 발표하며, 기존 복지정책을 넘어 사회정책으로 사회보장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주요한 사회정책 성과들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분야는 소득과 서비스로 구분하고 여기서 소득은 다시 (근로)빈곤층을 위한 제도와 이외의 수당제도로 구분하여 그동안의 성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근로)빈곤층을 위한 성과로는 지난 20년간 빈곤층의 생활안정에 기여하고 있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조건을 크게 개선한 점이다. 특히 2018년 소득분배 위기, 2020년 코로나19 감염병 극복을 위한 주요 정책중 하나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이 점진적으로 폐지되어 왔다. 2018년 10월 주거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었으며, 생계급여에대해서는 2020년 1월 중증장애인, 2021년 1월 만 65세 이상 노인 및 한부모가구(만 30세 이상), 2022년 1월에는 그 외 가구에 대해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될 예정이다(<표 2>). 오랜 기간 빈곤층 소득지원 사각지대의 주요 원인이었던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는 점은 큰 변화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의료급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그대로 적용되어 완전한 폐지를 이루지 못한 점은 한계로 볼 수 있다.
<표 2>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
기준 단계적 폐지 변화 과정
자료 : 보건복지부(2020),
2차 기초생활보장종합계획
근로빈곤층을 위한 또 다른 변화는 근로장려세제의 확대와 더불어 기초생활보장제도 근로연령 수급층을 대상으로 근로소득 공제(30%)가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일을 통해 빈곤층의 탈빈곤을 유도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의 하나이며, 동시에 빈곤 대물림을 방지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회수당과 관련해서는 노인빈곤 해소 및 장애인 생활안정을 위해 기초연금의 급여가 확대되어 2021년 4월부터는 기존 월 20만 원에서 월 30만 원으로 인상되었으며,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지급되던 장애인 연금 역시 동일한 수준으로 급여가 늘어나 노인 및 중증장애인에 대한 소득보장이 강화되었다.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연금 급여수준의 증가는 단기적으로 대상층의 소득안정에 기여하겠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노인 및 장애인의 빈곤문제는 비노인 및 비장애인에 비해 심각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빈곤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획기적 대안 마련이 동시에 필요하다. 현 정부 들어 새롭게 도입된 수당으로 아동수당이 있다. 아동수당제도는 저출산 극복과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 경감을 위해 2018년 9월 소득인정액 하위 90%의 만 0~6세 미만 아동이 있는 가구를 대상으로 시작되었지만, 2019년 1월에는 모든 아동이 있는 가구로 확대되면서 연령도 만 0~7세 미만으로 조정되었다. 오랜 기간 서구 복지국가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던 가족수당 혹은 아동수당이 국내에도 도입됨으로써 자녀양육 부담과 저출산 문제에 대한 최소한의 해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으로 아동수당 이외에 가족돌봄 휴가 확대, 육아 휴직 급여 기간 및 급여액 또한 인상되었다.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비로서 한국판 뉴딜종합계획에서는 전국민고용보험제도와 상병수당제도의 도입이 포함되었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는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져 있던 노동자층을 고용보험틀 속에 포함하여 실업으로 인한 생계불안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21년부터 시작된 한국형 실업부조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 역시 근로빈곤층과 장기실업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랜 기간 도입이 미루어졌던 상병수당제도 도입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점도 의미 있는 정책 변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도입 예정인 제도들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고용보험 및 상병수당제도는 단계별 혹은 시범사업을 통해 도입될 것으로 보여 완전한 사회안전망 구축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며, 국민취업지원제도는 포괄 범위와 급여 수준 기간이 제한적으로 되어 있어 이에 대한 개선 또한 함께 검토될 필요가 있다.
<그림 1> 전국민 고용보험 로드맵(2020.12.23.)
*출처 : 고용노동부
문재인 정부 사회정책 성과 중 또 다른 부문은 서비스 부문에서의 발전을 들 수 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방역조치는 다른 국가에 모범이 될 정도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K-방역으로 일컬어지는 3T 방역전략(Test-Trace-Treat), 질병관리청 승격, 진단시약, 마스크 등 방역물품에 대한 적절한 대처 등은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사회 혼란을 방지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정부 초기부터 강조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은 과도한 의료비 부담으로 생활이 어려운 국민들의 생활안정에 크게 기여했으며,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고령인구 증가 대응과 장애인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한 치매국가책임제(2017), 발달장애인 종합대책(2019), 장애등급제 폐지(2019) 등은 서비스 부문에서의 큰 성과로 볼 수 있다. 이외에 서비스에 대한 국민들 의 접근성을 높이고, 양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전달체계를 개선하여 전국 광역 단위로 사회서비스원을 개설하여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의 공공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돌봄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돌봄정책 강화를 위한 커뮤니티 케어로 불리는 지역사회 통합돌봄(2019), 온종일 돌봄서비스체계 구축 등이 점차적으로 시행되어 일정 부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4년간 문재인 정부의 사회정책 분야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쉬운 점을 일부 지적할 수 있다. 먼저 사회적 위기에 대한 대응 과제로 국민연금에 대한 개혁조치가 매우 미흡했다는 점이다. 2018년 제4차 국민연금재정재계산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합의 과정을 통해 논의된 국민연금 개혁과제에 대해서는 진전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고령화가 심화되는 속에서 노인들의 소득보장과 빈곤해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국민연금이 노후 소득보장 강화 혹은 재정안정화 강화 중 어느 것으로 아직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고 있지 못한 점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재정부담 한계로 인해 본래 목표로 한 70%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천명했지만 단계적 도입으로 인해 여전히 노동자들이 실업으로 인한 생활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빈곤층 지원에 있어서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되고 있지만 의료급여에서만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과정 속에서 드러난 생계급여 선정기준인 기준중위소득 30%를 벗어나면 현물서비스 이외 직접적 생계지원이 모두 단절된다는 점은 취약계층의 생활유지의 어려움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 방역조치 하나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감염병 발생을 감소시키는데 기여하였지만, 돌봄 공백이라는 부정적 현상 역시 함께 드러나게 하였다. 노인, 아동, 장애인 등 사회취약계층에 대한 돌봄 공백은 정서적, 정신적으로 본인과 그 가족을 힘들게 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병행하여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이 함께 제공되어야 했지만 이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부족했던 것은 향후 개선사항으로 남아있다.
<표 3> 2018년 제4차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 주요 내용
1) 기초연금 강화방안에서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 시 소득대체율은 ’22년 A값의 15%로 계산
2) 기초연금 30만 원은 ’22년 국민연금 A값의 약 12%에 해당
*출처 : 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