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웹사이트는 제19대 대통령 임기 종료에 따라 대통령기록관이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이관받아 서비스하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자료의 열람만 가능하며 수정 · 추가 · 삭제는 불가능합니다.

다만,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하여 개인의 정보를 보호받기 원하시는 분은 관련 내용(요청자, 요청내용, 연락처, 글위치)을 대통령 웹기록물 담당자(044-211-2253)에게 요청해 주시면 신속히 검토하여 조치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그만 보기]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웹사이트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대통령기록관에서 보존·서비스하고 있는 대통령기록물입니다.
This Website is the Presidential Records maintained and serviced by the Presidential Archives of Korea to ensure the people's right to know.

쟁점 토론
초저출산
·초고령화 시대,
지속가능한
병역정책
대한민국 군이
나아가야 할 길
사회여석주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부위원장)

토론최병욱 (상명대학교 교수),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일시2021년 5월 21일 / 장소정책기획위원회 소회의실 / 정미래 / 사진한상훈
1950년 6.25전쟁 이후 징병제를 채택한 우리나라는 일정 연령의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복무의 의무를 지게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미 초저출산·초고령화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2040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나이든 나라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병력 소요와 공급의 불균형의 문제가 곧 도래하는 것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어떻게 하면 가고 싶은 군대, 좋은 일자리로서의 군대를 만들 수 있을까. <열린정책>에서는 정책기획위원회 평화번영분과 여석주 부위원장의 진행 하에 최병욱 상명대학교 교수와 젊은여군포럼의 김은경 대표, 한국국방연구원의 조관호 책임연구위원이 참여해 토론을 진행했다.
지속가능한 병역정책, 군 인력 구조 개편이 첫 번째
대군 중심 관리에서 탈피해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군대로

여석주

오늘 쟁점토론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병역정책입니다. 최근 정치권과 언론에서 기존의 징병제 위주의 병역제도에 대한 여러 가지 논란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의 밑바닥에는 출생률 저하에 따른 인구절벽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질문으로 출생률 저하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과 더불어, 21세기 사회문화의 변화 그리고 MZ세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가 지난 70년간 시행해오고 있는 징병제 병역제도가 어떤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지 의견을 여쭙겠습니다.

최병욱

저는 현 병역제도가 어떤 문제가 있었다기보다는 상당 부분 한계에 봉착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습니다. 첫 번째는 병영문화입니다. 2005년도 논산 육군훈련소 인분사건이나 총기난사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었죠. 그래서 처음으로 국회에서 모병제라는 이름으로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이후 2014년도에 다시 집단적인 가혹행위가 오래돼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 윤일병 사건이 벌어졌고요. 징병제 하에서는 어쩔 수 없이 전체 병력을 인력(Man-Power)로 바라보는 관점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개별적인 사람 자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약하죠. 그것이 현대사회에서 상당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군구조 측면입니다. 우리 군은 여전히 병력 위주의 대군 체제 유지가 핵심 키워드입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2005년부터 5차례에 걸친 국방개혁 계획이 모두 ‘기술집약적 미래 군 구조 개편과 국방인력 정예화’에 방점을 두었지만, 이 문제의식은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봅니다.
세 번째는 저출산 초고령화인데, 이 문제는 국가 차원에서도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2020년 0.84명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데, 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1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인구절벽현상이 지속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이는 소득이 위축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저는 현재 징병제가 국가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초저출산·초고령화의 시대적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방향으로 개혁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조관호

최병욱 교수님 말씀에 전체적으로 공감합니다. 다만 그동안 우리 군이 군구조 개편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그것이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는지 지금 시점에서 평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군은 꾸준히 병력을 감축하고 간부를 증원하려는 노력을 해왔고, 여군과 민간 인력을 충원하는 등 국방 인력 구조를 개편하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한편 병역 제도에 대한 문제가 있는데요. 징병제나 모병제, 어떤 제도를 고려하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미래의 병력소요와 충원 가능성입니다. 다른 측면은 우리나라 성인 남성이 일정 연령에 도달하면 군에 입대하고 군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면서 군문화 발전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 발전에 맞춰 군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 병역정책을 조정할 여지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 1> 국방개혁2.0의 국방인력구조 개편
구 분 2018년 2022년
상비 병력 59.9만 명
(간부 20만 명, 병 40만 명)
50만 명
(간부 20만 명, 병 30만 명)
민간 인력 3.2만 명 5.5만 명
예비 전력(동원+지역 예비군)
(동원 예비군)
275만 명
(130만 명)
275만 명
(95만 명)
*출처 : 국방부 홈페이지, 국방개혁 2.0(2018)

김은경

저는 기업에 대비하여 군 조직이 어떻게 하면 좀 더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군에 가고 싶어 할까 이런 관점에서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저도 최 교수님 말씀대로 우리 군이 대군 중심으로 사람을 관리하다보니 군인 개개인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획득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기업 안에서 성장시키는 것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자대 배치를 받으면 5명 중 1명이 복무 부적응 상태에 빠지고, 간부 중 60%가 징병으로 온 병력들을 관리할 때 애로사항이 있다고 호소했는데요. 이는 결국 그들에게 자발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저는 현재 군에서의 병사 역량 관리가 징병제 하 조직풍토를 고려할 때 10~30% 수준이라고 예측되는 되요. 즉 10명을 뽑아도 1명~3명 수준의 전투력 밖에 확보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는 징병을 해도 효율이 떨어지고, 이런 상황에서 모병제를 하면 당연히 군에 오지 않겠죠.
결국은 군도 사회 경쟁력이 필요합니다. 병사들이 군대에 올 때 처음에는 공동체에 헌신하겠다는 그런 명분을 가지고 오거든요. 그런데 처음에 갖고 있던 기대를 발휘하기에는 병영 문화라든지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습니다.

최병욱

제 발언에 조금 더 덧붙이자면, 선진국의 경우 1975년 대비 2015년의 병력 규모를 보면 미국은 63%의 병력을 감축했고, 독일의 경우 36%, 영국도 46%를 감축했습니다. 우리나라만 2015년을 기준으로 104%로 병력이 늘었습니다.
우리가 군 구조 개편이라고 할 때, 양에서 질로 개편하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실 겁니다. 대군 위주의 병력 체제를 유지하고, 간부 비율도 낮고, 여성·민간 인력도 적은 현재의 국방 인력구조는 경직성이 커서 첨단과학기술군으로 전환하는 데 장애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은경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전문용어로 전략적 인적 자원 관리라는 게 있습니다. 그러니까 적재적소인 거죠. 이건 인력소요 판단과도 연결됩니다. 부대마다 직무에 맞춰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를 고민하고 겹치는 직무가 없는지 확인하고 군살을 제거하는 거죠. 가장 최소한의 인원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적 자원 관리의 구조를 만들면 소요를 판단하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현재의 역량이 아니라 그들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군에 맞춰 최대한 발휘하게끔하고, 미래의 역량까지도 판단해서 조직이 만들어진다면 훨씬 더 소요도 줄어들고 전투력은 강화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병역 정책의 문제점을 전략적 인적 자원 관리의 부재라고 보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방향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까 한계에 부딪혔다고 최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그 한계를 빨리 인정하고 노선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병제, 많은 장점이 있지만 공급의 문제 해결하기 어려워
변화된 조직문화로 가고 싶은 군대 만드는 것이 우선

여석주

지난 70년 동안 다양한 문제가 내포되어 있는 징병제 하에서 대한민국 국군의 여러 지휘관들이 열심히 지휘하고 국군 사병들이 기꺼이 헌신을 해줬기 때문에 이 정도 안보가 지켜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서는 모병제, 징병제와 같은 제도에 초점을 둬서 어떤 제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징병제를 모병제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데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가고 싶은 사람만 가고,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은 가지 않아도 되는 모병제가 좋죠. 그런데 가고 싶은 사람이 없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가 있습니다. 또 3년 정도 시간을 들여 좋은 군대를 만들고 모병제로 바꾸면 많이 오겠다 얘기하지만 사실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이 단 1초도 쉴 틈이 없는 상황이라 우리가 연속성을 갖고 지속 가능한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묘수풀이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병역제도 개선 방향에 대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토론회

조관호

모병제를 시행했을 때 가장 큰 초점은 충원 가능여부인 것 같습니다. 병력 소요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느냐가 문제인데, 여기에는 소요와 공급의 문제가 있습니다. 병역자원이 크게 감소하는 2030년대 중반 이후의 병력 소요가 어느 정도인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일단 공급의 추이를 보면서 병역 제도나 군 구조 개편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징병제든 모병제든 아니면 다른 대안이든 우리가 얼마나 병력 충원이 가능한지를 선행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하셨듯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인구 감소입니다. 1차 인구절벽이 2010년대 말부터 본격화되고 있고, 2020년대 초반부터는 병력 부족 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20년에 20세 남자가 33만 명입니다. 2025년이 되면 23만 명, 2040년에는 14만 명 정도로 예상됩니다. 10년에 약 10만 명 씩 줄어드는 것이죠. 현재 제도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2040년 경의 병력 공급은 30만 명 중반대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간부 20만 명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있는데, 현재 장교 70% 정도가 단기 복무를 희망하는 상태고 부사관 역시 약 35%가 단기 복무를 희망하고 있어 간부 20만 명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1> 20세 남자인구 추계 - 통계청 자료(2019.3)
20세 남자인구 추계 - 통계청 자료(2019.3)
※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로(2020년 합계출산율 0.84명), 20세 기준 남자인구는 2020년 33만 명에서 2040년 13.6만 명 수준으로 감소함(2020년 대비 41% 수준)
※ 2040년 20세 남자인구 13.6만 명(행안부 주민등록통계, 2020년생)은 통계청 저위 추계 13.9만 명보다 적음
※ 그동안 병력수급 추계는 통계청 중위 추계(2040년 15.5만 명)를 사용해 왔으나, 2040년 이후 인구추계는 통계청 저위 추계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음
모병제에 대한 제 의견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미군 등 외국군의 사례를 적용해 볼 수 있고 우리나라의 부사관 운영 체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사례를 적용해 볼 때 우리나라가 2020년 당장 모병제를 운영한다면 약 15만에서 20만 명 정도를 운영할 수 있는 인구 구조입니다. 2025년이 되면 약 15만 명 그리고 2040년이 되면 미국처럼 최대한의 복지와 보수를 보장하는 국가 사례를 적용했을 때도 10만 명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부사관 운영 실적을 고려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모병제를 했을 때 우리가 10만 명 정도의 병력규모를 갖고 군사력 소요를 충족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합니다. 징병제도 어렵고 모병제도 어렵다면, 결국은 징병제 기반 하에서 모병제 성격의 제도를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병력도 확보하고 군의 숙련성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칭 ‘지원병’ 제도를 구상할 수 있습니다. 2008년부터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는 임기제부사관(구 유급지원병) 제도를 리모델링하여, 미국의 지원병처럼 약 3년 정도 계약을 하고 복무할 수 있는 인센티브나 조건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재 임기제부사관과 달리 계약기간 동안 하사 수준의 처우를 하고, 기간 만료 후 장기 선발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겁니다. 이와 함께 장교나 부사관들도 좀 더 직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고, 병역제도는 징병제 기반으로 갈 수 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표 2> 모병제 사례와 한국 인구구조 특성을 고려한 병력규모 판단
모병제 국가의 인구 대비 병력 비율 1) 총인구
0.2~0.4%
20세 남자
35~60%
20~24세 남자
7~12%
20~24세 남자
7~12%
한국 인구 적용
병력규모
2020년 인구구조 10~20만 명 13~20만 명 13~21만 명
2025년 인구구조 10~20만 명 8~14만 명 9~16만 명
2040년 인구구조
(통계청 저위 추계)
10~19만 명 5~8만 명 6~10만 명
1)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사례 적용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은경

저는 여군 관점 그리고 여성계에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나눠보고 싶은데요. 일단 여군의 역사가 벌써 72년이 됐고요. 2018년에는 남녀 군 보직 제한까지 철폐됐기 때문에 현재 규정상 남녀는 동등한 정도가 아니라 구별도 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여성 징병제를 옹호 또는 비판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시각 중 하나가 군에 여성 전용 시설이 부족하고, 여성의 신체적 조건이 병 임무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런 이유는 말이 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여군들이 남군과 동일하게 전후방 각지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여군이 아닌 일반 여성들도 통계를 보니 전쟁이 발발하면 군대 가서 싸우겠다는 의견이 74.7%입니다. 그 외에도 인권 운동하는 여성분들은 모병제보다는 전국민 징병제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자라서 군에 가지 않겠다는 목소리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군 제도가 남성조차도 수용하기에 문제가 많은데, 우리가 사람을 뽑아서 활용하는 방식이 합리적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이 왜 군을 기피할까요. 바로 나라를 지킨다는 것에 대해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람도 없고 소모적인 노동력으로 신분 차별을 느끼면서 쓸 데 없는 인력이 되어 자존감을 훼손당하는 것이 더 문제인 거죠. 이미 문제가 있는 체제 안에 여성을 넣어봤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최병욱

두 분께서 좋은 말씀 많이 얘기하셨는데, 공감이 많이 갑니다. 병역 정책 개선 방향에 대해 키워드를 얘기하자면 첫째 적정 국방 인력의 확보, 둘째 국가 인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 셋째 국가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하는 병역 정책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누가 군에 가냐는 것이 문제인데요. 제가 볼 때 모병제는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북한 안보 위협도 있고, 아까 조 연구위원님 말씀하신 대로 병력 충원이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징병제를 기반으로 하되 모병제 성격을 강화 또는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국방 인력구조에 대한 관점에서 상비 병력 규모가 지금 50만 명이죠. 2030년까지 이 숫자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좀 더 감축해서 국가 인적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나 국가 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복무 기간도 더 줄이는 방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북한의 위협을 걱정할 수 있는데요. 저는 거꾸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남북한 국민 총소득 차이가 50배입니다. 지금 우리가 국방비를 52조 원 쓰는데, 북한의 국방비는 1.8조 원입니다. 세계 군사력 순위를 봐도 우리는 6위 이고 북한 25위입니다. 북한이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 핵과 미사일인데, 저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이 병력의 규모에 달려 있다고 보지 않습니다. 병사의 숙련도 역시 복무 기간이 18개월 보다 줄어든다고 해서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최병욱 상명대학교 교수
최병욱 상명대학교 교수

김은경

의견을 조금 더 덧붙이겠습니다. 현재 군의 문제는 모병제 안에 있는 여군들을 잘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여군이 현재 1만 명이라고 하지만, 2006년도에 이미 7% 뽑겠다고 했는데, 아직 안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군 중에 반은 장기 복무가 되지 않아 내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사람을 뽑아놓고 제대로 쓰질 않는 것입니다.
여군들의 진급 역시 문제입니다. 보이지 않는 차별성에 의해 초기에는 승진이 안되다가 고위직이 되면 ‘균형인사’라는 명분으로 지명 발탁이 되기 때문에 역차별 논란의 대상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여성을 구분해서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이라면 문제가 많습니다. 특히 인권 문제에 있어서 장교보다는 부사관이, 남자 부사관보다는 여성 부사관이 10% 이상 인권 침해를 받고 있는데, 여군 병까지 두게 되면 인권 침해 최하위 먹이사슬이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 병역 정책과 문화 속에서 여군 병을 두는 것은 반대합니다. 궁극적으로 ‘남녀군의 다름이 아니라 사람의 다름’에 주목하여 관리하는 방식으로 가야 차별이 다시 차별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입니다. 좀 더 발전된 형태의 병역정책과 문화가 자리 잡는다는 전제 하에 여군 징병제 논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
김은경 젊은여군포럼 대표

최병욱

국방 인력 부분에 대해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보통 국방 인력이라고 할 때 현역만 생각하는 관점도 바뀌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국방부에서 민간 인력을 2022년까지 10.4%로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미국은 13%, 프랑스 15%, 노르웨이 17%인 것을 볼 때에, 우리나라도 민간 인력을 훨씬 확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간부 비율도 더 늘어나야 됩니다. 현재는 20만 간부, 30만 병인데, 저는 거꾸로 간부가 30만, 병이 20만 정도로 가야한다고 봅니다. 여성 인력도 더 확대되어야죠.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여군 비율은 전 세계 43개국 평균의 절반 수준인 5.5%밖에 되지 않습니다. 20세 남성인구 추계를 보면 병역자원이 부족한데 여군 부사관이나 사관학교의 여성 장교 경쟁률은 남성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여군 인력 활용이 강화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이제 남는 문제는 간부 충원을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인데요. 저는 상당한 정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과 같은 체제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병으로 입대해서 부사관으로 진급하는 개념(Non-Commissioned Officer, NCO)인 거죠. 이런 방식으로 전환할 때 간부 확대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군을 사회 경쟁력을 갖춘
좋은 일자리로,
군 복무 이후의 인생 설계도
군에서 도와야

여석주

마지막 세 번째 질문에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군대 문화에 관한 문제, 좋은 일자리로서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드는 문제, 이런 내용을 논의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정말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들 수 있다면 현재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 해결될 겁니다. 징병제든 모병제든 인력 수급의 안정성이 보장되고 양질의 인력이 계속 군에 남아준다면 군사 인력의 전문성 문제도 자동적으로 해결되는 것이니까요.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은경

저는 한마디로 사회 경쟁력이라고 봅니다. 젊은이들이 글로벌 기업에서는 최저 임금을 받고도 인턴으로 일하는 데 전혀 불만이 없고, 돈을 받지 않고도 방학이면 무료 봉사도 합니다. 왜냐하면 배우는 게 있다면 돈 주고라도 배우겠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군대가 앞으로 가야 될 방향은 모병제만으로는 답이 안 됩니다. 지금 군대의 사회적 평판이 글로벌 기업만큼의 경쟁력이 있을까요? 과거 1970~80년대에는 군에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군 출신 장병들이 스카우트됐던 시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군대 조직의 평판이 매우 나빠져 있습니다. 이유는 사람을 관리하는 방식, 조직문화가 너무 폐쇄적이고 사회와 연계되지 않는 문화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군대에 가고 싶게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첫 번째로 인정입니다. 내가 헌신한 것에 대해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하는데, 군에서는 소위 말해 허드렛일 하는 일꾼으로 대우받습니다. 두 번째는 내가 군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됩니다. 이것은 전문성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이 사람을 뽑을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태도입니다. 열정, 헌신, 신뢰가 중요하죠. 그런데 병사들이 군에서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갖기 어려운데다, 위계질서만 배우고 사회로 돌아오게 됩니다. 지금 우리 군대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형적 보상, 일에 대한 주인 의식으로서 경력 개발, 보이지 않게 체득되는 ‘삐뚤어진 위계적’ 조직 풍토입니다. 이 세 가지를 바꾸지 않으면 모병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돈만으로 보상하게 되거나, 아니 돈을 많이 받아도 가지 않을 것입니다. 군에서 돈을 받는 것보다 글로벌 기업에서 공짜로 일하는 것이 훨씬 미래 비전에 좋으니까요. 그리고 군에서 10년, 20년 복무하는 것이 직업성 보장이 아닙니다. 기업 평균 이직율을 보면 대략 5년 정도입니다. 우리 군도 역동적인 조직이 되려면 젊은이들이 군에 와서 많이 배우고 사회로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사회 경쟁력이 있는 조직이 되고 징병도 가능할 것이라고 봅니다. 젊은이들이 줄 서서 군에 올 것이고, 여성들이 문호를 개방해 달라고 할 겁니다. 그런 시대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최병욱

김 대표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조직문화, 병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제가 국방전직교육원에서 강의를 하는데 20년 넘게 군복무하신 분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내가 사회에 나가서 적응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간부들도 이렇게 고민을 하는데 병사들이 고민하지 않을 리 없습니다. 가고 싶은 군대,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봅니다.
그와 함께 저는 군대 내에서 일자리 창출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더 많은 민간 인력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문화가 바뀌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태에서는 군이 우수자원을 모집하기가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조직문화가 바뀌면 군무원이나 부사관 모두 좋은 직업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전체적으로 커리어 설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병사가 됐든 간부가 됐든 입대 전과 군 복무 그리고 전역 이후에 커리어 설계를 좀 더 잘 해야 된다고 봐요. 예를 들어 현재도 모집제가 있는데, 저는 앞으로 100% 모집병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복무 1지망, 2지망, 3지망에 희망하는 직위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죠. 병사가 어떻게 하면 적재적소에 근무를 할 수 있을지 군의 고민과 대책이 필요합니다. 그와 함께 군 복무 18개월 동안 적성과 전공을 살려 진로를 설계 및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은 전역 이후 재취업 지원인데요. 우리 장교, 부사관의 재취업률이 정말 낮은데 저는 역량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사회적인 인식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가 우리 군과 군인을 우수하지 않게 보기 때문에 안 뽑는 겁니다. 군과 제대 군인을 존중하는 문제 또 군과 군인이 우수하다는 인식이 사회 저변에 깔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것이 국방 그리고 국가 차원에서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조관호

군의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서는 군을 비롯하여 모두가 충분히 공감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겠지만 과거에 우리는 군의 특수성을 너무 강조했었습니다. 군인을 제복을 입은 시민이라고 하는데, 그동안 너무 제복을 강조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사회 발전에 맞춰 좀 더 보편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것에 큰 공감을 합니다.
직업 경쟁력이나 직업 선호도를 높일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측면에서 몇 가지 말씀드리자면 먼저 초급 간부의 보수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장교는 적어도 중령까지 올라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부사관의 경우 70% 정도 장기 복무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력관리체계가 개선된다면 직업 군인의 직업 경쟁력이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최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이제 간부를 뽑을 때 병에서부터 내부 충원 방식으로 바뀌어야 할 것 같고, 그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나 교육 시스템 등이 더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징집제를 유지한다면 징집병의 희생과 손실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보상 수준을 높이고 복무기간 내에 보상하는 방안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와 함께 상비 병력 최소화를 위해 무인화나 로봇 등을 활용해 병력을 좀 더 절감할 수 있다고 보며, 민간인력 규모는 더 확대하고 관리체계 발전도 필요합니다. 그리고 상비 병력의 공급이 모자라면 그걸 메우는 방안은 정예화된 예비군이므로 ‘준직업 예비군’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되리라 봅니다.

여석주

오늘 열린정책 쟁점토론에 참여해 고견을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인류 역사에서 하나의 국가가 존속하기 위하여 그 국가의 국토, 국민, 주권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있어 국방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조선의 역사를 돌아봐도, 정조대왕 사후 조선의 급격한 몰락을 가져온 배경에는 삼정의 문란, 그 중에서도 병역을 포함한 군정의 문란이 주원인이었습니다. 얼만 전 상영되었던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에서 한 지아비가 스스로 양물을 자르는 충격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이는 다산 선생이 유배지에서 직접 체험한 비극적 사실이고 다산 선생은 애절양이라는 차마 읽기 힘든 한시로 19세기 조선의 문란한 삼정을 비판하였습니다.
특히 군정의 문란은 황구첨정이나 백골징포 등 나라와 백성을 지키고자 만든 제도로 백성을 먼저 죽이는 망국의 주범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일제의 침탈, 전쟁과 분단의 질곡에서도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로서 30-50 클럽에 진입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이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선도국가(First Mover)로 거듭 나기 위해 국방 분야에서도 보다 진일보한 지속가능한 병역정책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세분을 모시고 열린정책 쟁점토론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오늘 참석에 감사드리며 토론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토론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