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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지피지기(知彼知己)
백전불태(百戰不殆)
박태균 (편집위원장)
박태균 (편집위원장)
아프가니스탄 상황을 보면서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 한국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위해 불가피하게 개입을 할 수밖에 없었던 동맹국 미국과의 관계 때문에 한국군의 파병이 이루어졌던 지역이었다. 작년 평화협정을 통해 더 이상 테러 세력을 돕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는 하지만, 평화협정으로부터 1년이 갓 지난 현재, 미군이 철수를 결정하자마자 2001년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갔다. 미국을 비롯해서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했던 모든 국가들이 자신들의 목적에 실패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우선 아프가니스탄과 유사한 결과를 가져왔던 베트남이 소환될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에서의 교훈이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작동하지 않은 것인가? 주한미군이 철수한다면 한반도에서도 아프가니스탄과 유사한 상황이 될 가능성 여부에 대한 논란도 발생했다. 처음 개입했던 부시 행정부의 잘못인지, 이후 오바마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있었던 건지, 아니면 바이든 행정부의 갑작스러운 철수 결정이 문제였는지도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논란보다 더 중요한 점은 한국의 어디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아프가니스탄의 전쟁에 대해, 탈레반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반드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야만 했는가?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기 전에 베트남 전쟁은 물론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점령 시기에 대한 제대로 된 교훈과 정보가 있었는가? 탈레반은 도대체 어떤 세력이길래 정권을 잡을 수 있었는가? 양성평등을 포함한 인권 문제에서 탈레반에 대해 수많은 부정적 발언들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은 탈레반을 지지한 것인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지지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정권을 잡았는가?
‘선진국’이라는 용어가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지만, 해외 유수의 국가들이 이제 한국을 선진국이라고 부르고 있다.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안보적으로 그리고 공적개발원조(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측면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그런데 전 세계에 대한 전문가들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그 지역이나 국가를 모르면서 어떻게 활동을 할 수 있겠는가? 어떤 때는 우리에게 동맹국인 미국이나 주변 강대국 전문가가 있는가도 의문스러울 때가 있다. 그 나라에 살아본 사람은 있지만, 정말 그 나라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전문가가 얼마나 있을까? 전혀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너무 적다는 얘기다. 강대국에 대한 전문가도 그러한데 아프가니스탄 같이 작은 나라에 대한 전문가가 없는 것은 더 당연하다고 할 수도 있다.
얼마 전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1990년대 코소보 전쟁 얘기를 했다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었다. 15명이 참여하고 있었던 수업에서 코소보를 아는 학생이 하나도 없었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가? 미래 한국 사회를 위한 인재를 길러내고 있는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제 한국은 선도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 미래를 위해 우리는 어떤 인재를 길러야 하고, 어떤 분야를 준비해야 하는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미국은 1950년대를 통해 주요한 대학에서 지역학 연구를 지원하고, 지역학 전문가들을 길러냈다. 경제학, 정치학뿐만 아니라 인류학, 언어학, 사회학, 역사학, 지리학 등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베트남이라는 지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그곳에서 큰 실패를 경험했다.
21세기에 들어와 벌써 20년이 지났다.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기점에 서 있다. 한국의 지속가능한 번영과 민주주의 그리고 평화를 위하여 과연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같은 중요한 상황에서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하나도 없는 현재와 같은 현실이 계속된다면, 한국은 결코 세계 선도국가로 설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의 상황을 아프가니스탄 상황에 대비하려는 시도 자체가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우리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역학 전문가와 한국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를 더 양성해야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이다.
이번 호의 특집은 지방자치이다. 올해로 지방정부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30년이 되었다. 지방자치가 어느 정도 이루어졌고, 문재인 정부 하에서 어떠한 변화와 성과가 있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글이 게재되었다. 과거 1952년부터 5.16 군사정변까지 약 9년간 지방의회가 구성된 시기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지방자치는 선거를 통해 지방정부가 구성된 1991년이 되어서야 가능했다. 민주화와 함께 어렵게 쟁취한 지방자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점검은 앞으로 지방분권이 더욱 탄력 있게 발전하는데 중요한 기틀을 마련할 것이다.
열정 인터뷰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라클 작전을 책임졌던 이경구 준장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는 가족들에게까지도 철저하게 비밀로 했던 이경구 준장의 작전 내용을 자세하게 다루었다. 특히 작전의 성공 요인에 대한 이경구 준장의 언급은 향후 한국군에 중요한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라의 명예를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하신 이경구 준장과 미라클 작전에 참여했던 모든 작전병들, 작전에 함께 참여한 해외 공관 관계자들 그리고 한국의 작전을 도와주었던 미국, 터키, 파키스탄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쟁점토론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삼았다. 방역과 경제가 서로 양립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당장 해결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토론에는 학자와 현장 실무자가 함께 참여하여 가능한 한 현재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근거하여 실행가능한 해결책들을 논의해보고자 했다. 앞으로의 정책 마련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정책칼럼에서는 공공의료 문제,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의 의미, 전환기 기업의 역할 변화가 주제가 되었다. 공공의료 문제는 작년 한 해 동안 논쟁이 진행되었지만 해결되지 못했던 현안이다. 그렇다고 해서 팬데믹 상황에서 해결하지 않은 채 나아갈 수 없다. 지난 7월 1일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위한 법안이 통과되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우기 위한 기초라고 할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해야 할 일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보았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이한 코로나19 팬데믹에 기업의 역할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정책칼럼에 담았다. 자유시장체제에 살고 있으면서 정부나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지만, 기업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너무 적은 것 같다.
현장과 시선에서는 최근 사회에서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청년’과 ‘공정’의 이슈를 다루었다. MZ세대로 지칭되는 청년들은 공정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들이 모든 청년들의 생각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것인가? 실제 이 땅에 살고 있는 청년들의 다양한 모습은 어떠한 것인가? 현장과 시선은 그 현실을 담아보고자 했다.
연속 기획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사태로 인해 미국이 겪고 있는 문제를 다루었다. 많은 국가와 동맹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미국의 세계 전략에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미국의 동맹국들은 앞으로 미국의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연속 기획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정세 속에서 아프가니스탄의 상황이 미국의 세계정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였다.
2021년 9월
박 태 균 편집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