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을 3단계로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아프간의 카불 공항에 KC-330이 직접 갈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았고, KC-330은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로 AIRBUS가에서 만든 AC-330과 동일한 기종입니다. KC-330은 비행기가 크고 이착륙 거리가 길어 연료 소모량이 많은 기종입니다. 또한 카불공항은 활주로가 길지 않고 고도가 약 1,700m로 주변이 산악지대라 KC-330이 이착륙할 여건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카불공항의 관제시스템이 마비된 상태였기 때문에 조종사 자신이 지형을 보고 항공기를 조종하는 비행 방식인 시계 비행이 가능한 C-130만이 투입 가능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작전을 지위하는 제 입장에서는 카불에서 일거에 KC-330을 투입하여 한국으로 직접 수송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KC-330은 카불에서 이착륙이 되지 않으니 인근 국가에 중간기착지를 선정하여 작전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즉 중간기착지인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1단계로 KC-330 1대와 C-130 2대를 투입하고, 2단계로 C-130으로 아프간 현지인들을 카불에서 이슬라마바드로 수송한 후, 마지막 3단계로 KC-330으로 한국으로 수송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중간기착지로 선정한 것은 말씀하셨다시피 제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유엔옵서버로 파키스탄에 근무해 현지의 사정을 잘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카불에서 가장 가까운 안전한 국가가 파키스탄이며, 카불에서 이슬라마바드까지는 1시간이면 비행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파키스탄은 아프간의 인접국이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판단하고 있어 작전 수행 과정에서 파키스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리란 종합적인 판단에서 결정된 결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