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형 의료협력체계로
변화되어야 한다
코로나19 감염자를 초기에 위험도에 따라 신속하게 분류하고 위험도가 높은 사람들이 적기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기관과 서비스를 연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병원 간에 의료 자원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병상 이용의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환자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사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병원 간 정보 공유가 되지 않으면 산소마스크 정도로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환자가 인공호흡기가 있는 중환자실에 가고, 정작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는 중환자실에 갈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반면에 정보 공유가 잘 이루어지게 되면 제한된 병상으로도 효율적인 중환자 관리가 가능하다. 사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만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이 적용되면 대형병원은 중환자실 병상 관리에 여력이 생기게 되고 중소병원은 병상 활용을 늘릴 수 있다.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재실기간과 사망률을 낮추고, 의료 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코로나19 병상 간호인력 배치기준 마련 회의(2021.09.08).
*출처 : 보건복지부
이와 같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분산된 의료시설과 전문화된 병원이 긴밀하게 연계된 의료시스템이 필요하다. 더 나아가 집과 같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 할 수 있고, 건강상의 조치가 필요할 경우 동네에 있는 의원 혹은 1차 의료센터에서 주치의의 지시와 처방을 받고, 주치의의 판단에 따라 필요하면 전문병원에 의뢰하여 관리하거나, 응급이나 중증인 경우 대형병원에 연계해서 치료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해야 한다. 일상적으로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지면 특정 질병이 발생하거나 감염병이 발생하는 것을 조기에 감지하여 확산을 막고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안정된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분산형 의료의 특징은 협업이기 때문에 협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1차 의료기관부터 상급종합병원에 이르기까지 의료 인력의 역량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즉 1차 의료의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역량 강화를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의료 돌봄의 체계 안에서 주치의가 시민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인공지능과 의료 정보의 클라우드 저장 그리고 환자에 대한 처방과 치료에 대한 대학병원 수준의 가이드라인 공유가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분산형 의료협력체계는 수직적 의료전달체계와는 달리 지역사회의 의료 역량이 강화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기능과 역할의 차이를 기반으로, 동네 의원에서부터 상급종합병원까지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서로 협력하는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즉 지역사회에서 다빈도질환이나 만성질환을 보는 의원과 전문적인 진료를 수행하는 병원이 서로의 기능과 역할에 의하여 수평적·분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협력체계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동네 의원부터 병원, 종합병원까지 진료의 연속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 치료에 대한 정보는 관련된 의료진 간에 의료플랫폼과 같이 정보가 교류될 수 있는 기반을 통해 충분히 공유되고 이러한 정보를 이용해 최종적인 판단을 함으로써 정확하고 지속적이며 포괄적인 치료가 가능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