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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칼럼Ⅲ
메타버스
어디까지 왔나:
가상과 현실의
융합이
가져올 미래
최세정
(정책기획위원회 지속가능사회분과 위원
/ 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1992년 SF 소설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 혹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우주 또는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개념이다. 즉 현실 세계를 초월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3차원적인 세계를 의미한다.
지금은 메타버스 시대
30년 전 소설에서 미래의 모습으로 소개됐고 2003년 린든 랩이 출시한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로 잠시 열풍을 일으켰던 메타버스가 20여 년이 흐른 지금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미디어와 기술 환경의 변화가 메타버스의 접근성과 정교함을 가능케 했다. 사양이 높은 PC에서만 구동됐던 세컨드 라이프와 달리 현재의 메타버스는 스마트폰을 통해 쉽게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5G가 기본인 네트워크 환경으로 방대한 3차원 그래픽 데이터의 처리 용량이 용이하며,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현저히 발달한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인프라와 기술의 발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변화다. 과거 세컨드 라이프는 30대 이상의 이용자가 주를 이루었지만 현재 메타버스의 주 이용자는 디지털 서비스를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거리낌 없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다. 이러한 이용자들이 관심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소통하며, 소비뿐 아니라 손쉽게 창작과 판매를 할 수 있는 경제 활동 생태계를 구축해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도 과거와는 다른 점이다. 예를 들어 제페토에서는 이용자가 쉽게 아바타 의상과 액세서리, 가상공간 등을 개발하고 거래할 수 있으며, 로블록스에서는 게임을 개발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메타버스 성장의 원동력은 코로나19 팬데믹이었다. 비대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가 메타버스 열풍을 촉발했으며 메타버스 산업의 발달을 앞당겼다.
메타버스:
가상과 현실의 융합
인터넷과 모바일을 잇는 차세대 플랫폼 혁명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뜨겁지만 메타버스를 바라보는 시각과 구현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메타버스 초기의 성장은 소셜미디어와 게임의 형태가 주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높아진 다양한 비대면 요구를 반영하며 전시, 콘서트, 회의, 협업, 교육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
대표적인 소셜미디어로서의 메타버스는 제페토다. 지난해 2억 명을 뛰어넘는 글로벌 이용자를 확보한 제페토에서는 아바타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3차원 공간에서 다양한 가상 활동을 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제페토 스튜디오’를 활용해 150만 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원하는 콘텐츠, 아이템, 공간 등을 만들고 판매해 수익을 얻는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생태계를 통해 제페토 세계관을 구축한 것이다. 지난해 3월 뉴욕 증시 상장으로 높은 관심을 얻었던 로블록스에서도 ‘레고’ 사람 형태의 아바타를 만들어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할 뿐 아니라 게임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일일 이용자가 5,000만 명에 달하는 로블록스에는 약 7,000만 개의 게임이 올라와 있는데 ‘로블록스 스튜디오’를 이용해 이용자들이 스스로 개발한 게임이 대부분이며 거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지난해 빅테크 기업들의 메타버스 사업 추진 또한 눈에 띄었다. 특히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가시화하고 해당 산업의 주도권을 노리는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메타버스를 기존 서비스를 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인식하고 메타버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고 하드웨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 30억 명에 가까운 이용자를 보유한 메타는 소셜미디어 운영 경험을 살려 소통과 연결의 공간인 메타버스를 추구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Horizon)’은 가상 주거 공간인 ‘호라이즌 홈’, 협업 공간인 ‘호라이즌 워크룸’ 그리고 다른 이용자들과 게임이나 파티를 즐길 수 있는 ‘호라이즌 월드’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업무용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지닌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메타버스 사업도 기업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로서 올해 상반기에 출시될 ‘팀즈용 메시(Mesh for Teams)’는 화상회의 플랫폼 ‘팀즈’에 3차원 이미지 구현 소프트웨어 ‘메시’를 결합해서 개인화된 아바타를 활용해 몰입감 있는 회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한다. 애플과 구글의 메타버스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행보는 두드러지지 않지만 AR, VR 기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메타버스와 연관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초월하는 가상 세계이지만 현실과 분리되지 않고 융합되된 ‘서드 라이프’를 추구한다. 현실 세계의 물리적인 삶이 ‘퍼스트 라이프’이고 가상 세계의 허구적 삶이 ‘세컨드 라이프’라면 ‘서드 라이프’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상호작용하는 삶을 의미한다. 즉, 메타버스에서 현실의 공간, 관계, 활동 등이 모두 가능하고 가상 세계에서 가상 인물을 통해 겪은 경험이 현실에 영향을 주고 이어지는 방식이다. 다만 각 플랫폼이 ‘서드 라이프’의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어떤 방식의 융합을 구현하는지가 다를 뿐이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와
커머스의 공간
가상과 현실을 융합하는 메타버스는 소통을 넘어서 엔터테인먼트와 커머스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포트나이트(Fortnite)에서 2020년 미국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Travis Scott)의 콘서트가 1,230만 명의 관객을 모은 후, 지난해 8월에는 아리아나 그란데(Ariana Grande)의 투어 무대가 5회 진행되었다. 게임에 접속하면 누구나 무료로 콘서트를 관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킨, 아이템, 퀘스트 등 다양한 관련 콘텐츠를 제공했다. 메타버스에서의 케이팝열기도 뜨겁다. 2020년 BTS는 포트나이트에서 ‘다이너마이트’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같은 해 제페토에서 있었던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에는 하루에 4,600만 명이 몰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대면 행사를 대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지만 메타버스에서의 공연과 사인회는 물리적 제약 없이 새로운 방식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2016년부터 매년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팬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던 다이아 페스티벌도 2020년에는 열리지 않았지만, 지난해 12월 ‘이프랜드(ifland)’에 다이아 아일랜드라는 공간을 구축하고 개최되었다. 나아가 2020년 말에 데뷔한 걸그룹 에스파(aespa)는 실제 멤버와 함께 가상의 캐릭터 멤버를 함께 공개했으며, 현실 세계의 멤버들과 아바타들이 소통하고 교류하는 뮤직비디오와 공연을 선보이며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세계관을 보여준다.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광고와 마케팅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되며 아이템 등의 거래를 통해 실제 수익을 창출한다. 제페토에는 구찌, 나이키, 컨버스 등 패션 브랜드의 매장이 있어 가상 화폐인 ‘잼(Zem)’으로 의류와 액세서리 등을 구입해 아바타를 꾸밀 수 있다. 제페토에 입점한 CU 편의점에서는 현실 세계의 매장과 동일하게 제품을 구입하고 방역지침과 상관없이 구매한 식음료를 매장이나 야외에서 취식할 수 있다. 미국 멕시칸 레스토랑 치폴레(Chipotle)는 매년 열던 핼로윈 행사를 지난해에는 로블록스에서 가지고 가상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핼로윈 코스튜 아이템과 함께 실제 매장에서 부리토로 교환할 수 잇는 코드를 제공해 메타버스의 경험을 현실 세계로 이어지도록 했다.
많은 메타버스 플랫폼에는 가상 화폐를 통해 거래할 수 있는 커머스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다. 앞서 살펴본 제페토와 로블록스의 예와 같이 이용자는 메타버스에서 아이템과 게임 등을 구매할 뿐 아니라 스스로 개발, 제작,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용자가 직접 창작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을 뿐인데 보상을 통해 끊임없이 콘텐츠가 생산되는 생태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메타버스에는 아바타를 위한 D2A(Direct to Avatar) 시장이 활성화되어 로블록스에서는 구찌의 한정판 디지털 가방이 실존하는 가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며 가상 재화의 희소성 가치를 방증하기도 했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 ‘어스2(Earth2)’와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작품, 상품 같은 재화를 가상 화폐로 경매 또는 구매함으로써 가상 경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메타버스에서 얻은 수익은 가상 화폐지만 실제 통화로도 환금이 가능하다. 수익화한 가상 화폐는 실제 통화로도 환금이 가능하다. 이는 가상 경제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현실과 연결되는 중요한 지점이다.
메타버스의 미래
과거에 사그라들었던 메타버스의 열기가 이번에는 지속될까. 구체적인 예측은 다르지만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0년 4,787억 달러(약 569조 원) 규모였던 메타버스 시장이 2024년에는 7,833억 달러(931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모건스탠리는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최대 8조 달러(약 9,0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에는 우려와 과제가 따른다.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메타버스를 위한 기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은 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VR 기기의 확산이 필요하다. 여러 메타버스 플랫폼 간 상호 운용성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이론적으로 메타버스에서의 모든 활동은 감시 또는 기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리스트이자 에필리온코(EpyllionCo)의 CEO인 매튜 볼(Matthew Ball)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를 7개로 정의했다. ① 지속적일 것 ② 실시간 동기화가 이뤄질 것 ③ 동시 참여 인원의 제한이 없고 모두에게 ‘존재’한다는 느낌을 줄 것 ④ 모든 부문에서 실효적인 경제 체계를 갖출 것 ⑤ 확장 가능한 경험일 것 ⑥ 전례 없는 수준의 상호 운용이 가능할 것 ⑦ 콘텐츠와 경험으로 채워질 것. 결국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융합의 공간으로서 의미를 지니며 현실 세계의 데이터가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가상 공간으로 옮겨져 다양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며 확대해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가상 세계로 이어지는 과정이 가속화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소수의 대기업이 독점하는 공간이 아닌 여러 기업과 주체가 공존하며 만들어가는 생태계가 되어야 할 것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메타버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협력체로서 출범 초기에는 참여 기업이 20여 개에 불과했지만, 현재 700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 등이 참여해 IT, 미디어, 엔터테인먼트뿐 아니라 마케팅, 관광, 교육, 행정, 의료, 복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공동으로 서비스를 기획하며 메타버스 산업의 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준다. 우리나라가 인프라, 기술력, 창의성의 결합을 통해 혁신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하고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는 미래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Matthew Ball(2020). The Metaverse: What It Is, Where to Find it, and Who Will build It. available at https://www.matthewball.vc/all/themetaverse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21/07/29/2021072902251.html https://www.ajunews.com/view/20211231062601194
https://www.bloomberg.com/professional/blog/metaverse-may-be-800-billion-market-next-tech-platform/
https://www.washingtonpost.com/technology/2021/12/30/metaverse-definition-facebook-horizon-worlds/
https://www.mk.co.kr/news/it/view/2021/09/916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