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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탐방

경호관은 국민을 지키고 있었다

  • 작성일2021-09-02

경호관은 국민을 지키고 있었다 

새내기의 시선으로 제61주년 4·19기념 대통령 참배 행사의 안과 밖을 살펴보다


경호경찰, 그 이름을 새기며…


하루 전만 해도 종일 칙칙하던 하늘이 밝게 빛을 내주었다. 1960년 그 날의 간절함에 대한 호의라고 생각하니 날씨와 함께 마음이 덩달아 따뜻해졌다. 동시에 밝은 하늘 아래에서 우리 처 직원들은 오랜 기간 준비한 4·19 행사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통통>에서는 우리 처에서 경호가 무엇인지를 익혀가는 입사 2개월의 신임 직원의 눈으로 경호현장을 살펴보기로 했다. 일반인과 다름없는 시각에서 바라본 대통령 행사는 신기한 부분도, 자랑스러운 점도, 느끼게 된 것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10여분의 대통령 행사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던 것일까. 편집자주


418  D-1 

대규모 출동 관련 선입견의 향방

행사 하루 전, 계획은 모두 세워진 상황이었다. 이동경로와 소요시간, 참여인원들에 대한 정보와 행사가 진행될 장소의 지형지물, 특징 등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에 따라 점검해야 하는 것이 수두룩했으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플랜B까지 준비되어 있었다. 경호계획서만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계속 상상하고 고민을 거듭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경호에 대해서 문외한인 사람조차 알아 볼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 상황을 명시하고 그 상황에 맞는 점검과 대처 방법에 대해 제시하고 있어 정말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외한의 입장에서 경호계획서를 살펴보면서 의아한 대목도 있었다. “이것은 조금 과하지 않나라고 여겨지는 것도 눈에 띄었다. 계획되어 있는 행사의 진행 시간은 이동시간을 제외하고 단 10분이었는데, 10분을 위해 현장에 투입되는 경호요원이 100여명이나 되었다. 언뜻 생각하면 투입 인원이 조금은 많은 듯했다. 이 행사가 그렇게 위험할까하는 생각과 함께 오히려 조금은 허무하게 끝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틀 동안의 현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나의 선입견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궁금해졌다.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경호

오후 3시가 조금 넘어 행사장소인 국립 4·19민주묘지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것은 휴일을 맞아 이곳을 찾은 가족이나 연인, 친구 단위의 시민들이었다. 묘지 들머리에 들어설 때까지만 하더라도 일반적인 대통령 행사장의 풍경을 떠올렸다. 예컨대 구역별로 접근금지 테이프가 둘러져 있거나 검측을 위한 일반인들의 통제가 벌어지는 현장을 상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눈에 들어온 모습은 어디서 검측이 진행 중인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대신 형형색색의 봄옷을 입은 시민들이 가득했다.

61주년 4·19혁명 기념일을 하루 남겨뒀지만 여느 주말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19혁명 당시의 신문기사들과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드디어 전시를 구경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경호처의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열려있는 맨홀에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었고 안에서는 두 명의 경호관이 위험물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것이 경호활동의 주요 기능인 검측이라고 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하수관 공사를 하는가 보다고 말하며 옆을 지나다닐 정도로 일상 속에 섞여 있는 작업이었다.

어둡고 불편한 하수관로에서 손전등에 의지해 검측을 마친 뒤 사다리를 타고 올라온 경호관들은 자신들이 당연히 해야 할 일에 대한 새삼스러운 관심이 어색했는지 멋쩍은 듯 웃었다. 순간 경호 활동이 어디까지 이뤄지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현장 경호요원은 마지막 절차로 경호처라는 글씨가 새겨진 마킹스티커를 맨홀 위에 붙였다. 마킹스티커는 너무 작아서 주의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지나치기 쉬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작은 마킹이 붙어있는 이 맨홀, 하수도만큼은 확실히 안전하겠다는 신뢰도 동시에 느껴졌다.

이처럼 실제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에서 진행되는 검측 활동은 크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지만 조금씩, 작은 부분부터 확실히 안전을 확보 해나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우리 처 직원들 특유의 탄탄한 몸과 자세, 깔끔한 용모 때문에 시민들 사이에 섞여 있는 경호관들을 가려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인상적인 것은 시민들이 공간을 이용하는데 아무런 불편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낮추며 경호활동을 하는 모습이었다.

다음 날로 예정된 대통령 참석 행사를 앞둔 현장에 가기 전만 해도 시민들을 통제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완벽하게 통제를 하거나 일정 구역을 철저하게 폐쇄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라 생각했으니 말이다. 그것은 나뿐만 아니라 대통령 행사를 가까이에서 지켜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랬을 것이다. 대통령 행사에 대한 선입견에 균열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우리 처에서 하는 경호 활동은 큰 의미에서는 국민을 향하는 것이기에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경호, 시민과 함께 하는 경호를 현장에서 실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경호관이 계속 질문을 던지는 이유

당일 CP가 자리 잡을 4·19혁명 기념관 건물을 찾았다. 2층에 회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행사에 관여된 기관들의 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우리 처를 비롯해 국가보훈처, 강북 경찰서 등이 성공적인 행사진행을 위해 의견을 주고받고 있었다. 날이 선 공방까지는 아니었지만 몇 차례 열띤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회의에 참여 중인 우리 처 직원들은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 같았다. 브리핑 내용 중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가차 없이 파고들어 이해가 될 때까지 설명을 요청했다. 대단히 예민하게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주로 행사 시 출입이 허용되는 인원의 변동사항이나 경호 구역에 배치되는 인력의 구성과 거리 간격 등 보다 견고한 경호 구역을 설정하기 위한 의견들이 오고 갔다. 인력의 배치나 출입이 허용되는 인원을 정할 때에도 만에 하나라는 가정 하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부정적 경우의 수를 고려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용어에 대단히 민감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인물의 호칭이나 직책, 경호 거리 등. 아주 작은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줄이고자 하는 것으로 보였다. 서로 사용하는 용어의 차이로 인식이 어긋나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한 오래된 경험이 떠올랐다. 새삼 용어의 명확함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돌이켜 보았다.

 

419  D-Day 

스쿠버 장비와 드론이 등장한 까닭

오전 일찍 시작되는 행사이기에 이른 아침부터 행사장소인 국립 4·19민주묘지를 찾았다. 오전 6시에 도착한 현장은 이미 막바지 검측에 돌입해 있었다. 전날 보다 조금 더 장비나 규모가 커진 것 같았다. 전날 점검하지 못한 연못과 다리 밑, 기념탑 상단 등을 점검하기 위해 스쿠버 장비와 드론이 투입되었고, 고지대에서는 묘지 주변의 고층 건물들을 감시하는 OP조가 배치되었다.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는 모습이 잘 돌아가는 톱니바퀴를 보는 것 같아, 평상시 얼마나 열심히 훈련하고 대비했을지 짐작되었다.

CP에는 열 영상 카메라와 드론 카메라를 포함해 행사 장소를 다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는 모니터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곳에서 전날 1830분을 기점으로 순찰조를 짜 행사 시간 직전까지 밤새 경호 구역에 대한 안전유지에 힘쓰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미 안전을 확보했다고 생각했는데, 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진심이 느껴졌다. 일반인의 눈에 띄지 않을지라도 다양한 경호활동이 현장에서 빈틈없이 이뤄지고 있었던 셈이다.

 

한 사람이 아닌 모든 국민을 지키기 위해

이른 아침에 출동하다 보니 행사 시작까지는 1시간여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CP에서 나와 잠시 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는 유명인사들의 방명록과 시민들이 남긴 쪽지들을 읽어보았다. 정치적 입장이나 개개인의 생각을 떠나 모두가 한 마음으로 4·19 정신을 계승하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었다. 지위나 상황을 떠나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치된 마음을 마주하는 기분이었다. 국가 기념일을 맞아 대통령 행사장에 간다는 것은 경호 요원으로서 성공적인 임무 수행이 우선이었겠지만 국가에 대한 마음가짐을 다잡을 계기가 될 것도 같았다.

그런 마음을 마주한 순간, 100명이 넘는 인원이 이 짧은 행사를 위해 노력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다. 이 모든 노력은 결국 국민의 마음을 무사히 지켜나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아니었을까, 대통령이 움직이는, 참석하는 모든 일정은 하나하나가 큰 의미를 품고 있다. 온 국민들을 대의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처에서 진행하는 행사의 실패는 곧 국민에 대한 직접적 타격이고 동시에 국가의 모든 역사에 대한 공격이다.

한 번 상처 입은 국가를 회복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어려움에 마주하지 않게끔 하기 위해 우리 처 직원들은 아무리 작은 행사라도, 아니 모든 행사는 크고 작음이 없다는 마음으로 총력을 기울여 선제적인 보호조치를 취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했다. 아무리 많더라도 실컷 충분하지 않다는 역설이 이해되기도 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 아닌가. 오직 한 순간을 위하여 존재하는 대통령 경호관이라는 말이 실감나기도 했다.

 

안도감 느끼며 고마움 전하고 싶어

행사 시간이 다가오자 기념탑을 중심으로 지정된 두 겹의 경호 구역 곳곳에 경호관들과 외부 협력기관의 인력들이 배치되었다. 특히나 탑으로 통하는 길목이 철저하게 통제되기 시작했다. 경호관들은 묘지 입구 주변에 있는 시민들의 인상착의나 돌발행동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기도 했다. 기동대형이 행사장소로 출발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남은 것은 각자의 위치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행사가 끝날 때까지 철저하게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것뿐이었다.

분주했던 기념탑 주변 공간이 깔끔하고 고요해졌다. 풍선이 잔뜩 부풀어 올라 터지기 직전인 상태를 바라보는 것처럼, 그 깔끔한 공간을 바라보는 동안 마음 한 구석이 간질거렸다. 곧 이어 차량행렬이 들어서고 대통령이 차에서 내려 기념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기념탑을 향하는 걸음마다 녹아있는 경호관들의 노력들이 떠올랐다. 대통령의 이동 경로를 따라 큰 물결이 치듯 행사가 진행되었다. 동선의 가장자리에 서 있자니 그 순간에도 대통령을 따라 움직이며 주위를 경계하는 경호관들의 모습이 보였다.

대통령은 무사히 헌화와 분향을 마친 뒤 걸어 들어오신 길을 따라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그 모습을 두 눈에 담고 무사히 청와대로 향하는 수행원 버스에 몸을 실었다. 수행원 버스가 달리는 동안 조금은 헛헛한 기분이 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이 헛헛함은 허무한 느낌과는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큰일을 치른 이후에 밀려오는 안도감에 가까운 감정이었다. 아무런 문제없이 행사가 마무리되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행사를 무사히 끝마치도록 노력한 우리 처 직원들에게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자랑스러움을 느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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