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역에서 K경호로!
제17차 APPS 총회에서 확인한 대통령경호처 교육훈련 시스템 등의 우수성

이베리아 반도에 불어오는 대서양의 바람은 따뜻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해외출장으로 설렘도 있었지만 출국부터 EU 입국까지 까다로운 방역절차와 18시간 여정으로 이미 피로감이 엄습했다. 자정이 가까운데도 공항까지 마중 나온 포르투갈 뻬드로와 보또 경호관이 대통령경호처 일행을 반겨주었고 기내에서 급히 학습한 포어 인사 “무이또 쁘라제!”로 반가움을 표하자 굳은 표정들에 금세 화색이 돌았다. 회의장인 리스본 교외 해변도시 카스카이스까지 고속도로를 30분 가량 달려야 했다.
경호교류 폭 확대… 실무자가 책임자로
국제경호책임자협회(APPS) 총회 참석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요인경호부서에 6년여, G20정상회의·핵안보정상회의 전담팀장, 평창올림픽 전담팀 부팀장 등 40개국 넘는 경호기관과 함께 업무했던 경험과 기억을 되살려 30여개국 경호기관의 책임자들과 빠르게 친화할 수 있었다. 한 다리 건너면 아는 책임자들이 태반이었고 구면인 책임자도 있었다. 10여 년 전 방한했을 때 협조했던 이스라엘 등 실무자는 책임자급이 되었다고 했고, 캐나다 등의 책임자는 퇴직했다는 소식도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제17차 APPS 총회에서는 대통령경호처의 발표가 없었지만, 중간휴식이나 오만찬 시간을 활용해 우리 대표단장인 경비안전본부장과 각국 책임자 양자 면담을 현장에서 신속하게 조율했다. 캐나다·프랑스·독일·이스라엘·러시아 등 10개국과 UN에 개별적으로 대통령경호처를 홍보하고 양국간 정상 경호 호혜협력, 경호훈련 인적교류 등을 협의할 수 있었다. 경호안전교육원의 영문 브로셔가 큰 호응을 얻었다. 독립 교육기관의 ‘경호·경비요원들만을 위한 특화훈련원’이라는 점에서 APPS 의장국 독일을 비롯해 모든 기관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대통령경호처의 교육훈련 시스템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최근 유럽연합권 거점 경호훈련원을 설립해 UN 안전요원 대상의 교육을 시작한 루마니아는 물론 대통령경호처와 MOU를 체결한 몽골, 우리 경호관의 아랍에미레이트 현지 파견 훈련에 자극받은 요르단, 국제협력에 관심많은 이스라엘 등이 특히 적극적이었다. 이미 통신 분야를 통해 교류중인 러시아는 교육훈련으로 교류확대를 제안했고 UN은 한국이 주요회원국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길 희망했다.
APPS 총회 발표에서 독일의 무인기 대응체계, 이스라엘의 작전에 VR 등 신기술 적용, 캐나다의 경호위협 평가, 기타 작은 조치사례나 조직·장비 발전안 등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대응 경호기술·장비와 시민보호, 친화적 경호기법 등 관련한 아이디어도 얻고 차기에 한국이 더좋은 발표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APPS 총회에는 아시아권 국가의 참석이 저조한 가운데 북 마케도니아가 신규 가입했다. 향후 아세안 등 우리 우방국의 가입을 독려한다면 APPS 내 우리 입지를 더욱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총회 종료 뒤 이뤄진 포르투갈 국가공안경찰청 방문에서는 마누엘 실바 청장(치안총감)과의 면담을 통해 APPS 성과를 공유하며 경호기관간 국제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각국 경호기관과 우호협력을 다지는 동안 일정이 훌쩍 지났다. 이러한 국제 경호협력은 유사시·행사시 경호협조에 밑거름이 되는 게 사실이다. 우리 직원들 모두 고개를 높이 들어 넓은 시야로 미래에도 경호기관간 발전적 교류를 확대하고 지속해 대한민국과 대통령경호처의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길 소망한다.
대통령경호처에 대해 지대한 관심 보여
한편 귀국길 경유지 런던에서는 영국 경호기관인 런던경찰청 특수작전국(SO)의 경호훈련장 ‘롱무어 캠프’를 방문해 기동 에스코트 시범을 참관하고, 윈저성 경비를 답사하기도 했다. ‘글래스고 기후변화정상회의’(COP26)를 앞두고 SO의 경호총괄책임자 헬렌 밀리챕 경호단장(경무관급, 경호본부장에 해당)을 면담해 주요 경호협조 사항을 미리 전달할 수 있었다. 당일 의회 출석이 예정된 빠듯한 일정에도 면담에 참석한 밀리챕 경호단장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께 가능한 최고 예우를 해드리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