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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탐방

모두를 위한 경호를 보았다

  • 작성일2021-11-03

모두를 위한 경호를 보았다 

영화 스텝의 눈으로 바라본 ‘국군의 날’ 행사장의 현장 경호 활동



제73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국민의 군대, 대한강군’을 주제로 지난 10월1일 해병대1사단 인근 영일만에서 개최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는 행사 주제와 각 군의 상징성을 고려해 기념행사 장소를 선정했다. 해군2함대(2017), 전쟁기념관(2018), 공군11전투비행단(2019), 육군특수전사령부(2020)에 이어 역사상 처음으로 해병대가 주축이 되어 해병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포항의 해병대1사단에서 행사를 치른 것이다. 영화제작 현장을 일터로 삼다가 지난 9월부터 미디어 업무를 지원하는 새내기 직원이 강력한 가을 햇살 아래에서 치러진 국군의 날 행사를 참관해 그날의 기억을 풀어놓았다



해마다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았던 국군의 날 행사는 장관이었다. 새롭게 도입된 다양한 무기체계가 등장하고 하늘에서는 전투기들의 향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올해 국군의 날 행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저 멀리 포항 도구해안에서 펼쳐지는 군의 강력한 위용을 보여주는 ‘합동상륙작전 피스메이커’가 대형 모니터로 생중계됐다. 한반도 평화와 변영을 뒷받침하는 국군을 실감케하는 상륙작전에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장병 2,300여명과 173대의 합동전력이 투입되었다고 한다. 




마라도함 착륙 마린온을 보면서

이날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장은 마라도함이 2018년에 진수되어 지난 6월 해군에 인도된 마라도 함은 1만4,500톤급 대형 수송함으로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 23노트(41km/h)다. 승조원 300명이 승선해 병력 700명, 장갑차와 차량 등을 수송할 뿐만 아니라 헬기 10대, 전차 6대, 공기부양정 6대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 개발된 탐색 레이더와 대함 유도함 방어체계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형 재해·재난시 구조작전을 지휘하고 국제 평화유지 활동 등에서도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사실 국군의 날 기념식이 해상에서 개최될 것으로 짐작하지 못했다. 신항 인근의 부두에 정박해 있던 마라도함이 기념식을 앞두고 이동할 때만 해도 대통령님께서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에서 내리실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멀리에서 ‘마린원’역할을 수행한 마린온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서 대통령 행사장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마린온이 착륙할 즈음 행사 참석자들의 부동자세를 보면서 움직이는 게 조심스러웠다. 방금 전까지 보였던 경호관들도 영상 카메라 렌즈에 포착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념식 행사 경호를 위해 마라도함에서 저마다의 임무를 수행하던 경호관들은 대통령님 도착 즈음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의 일상에서는 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잘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에 분명히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촬영 현장만 해도 그렇다. 우리가 영화관에 가면 연기하는 배우들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의 카메라 뒤에서는 배우를 제외해도 무려 100여명의 스텝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면서 영화를 만든다. 




기념식이 시작되자 렌즈 밖으로 

가령 주인공이 차가운 비를 맞는 장면에서 스크린에 드러난 배우 뒤에는 많은 스텝들이 있다. 촬영 팀은 열심히 카메라를 돌리고 있고 조명 팀은 수십 킬로그램의 조명을 세팅하고 있으며 비를 뿌리는 특수효과팀은 보기만 해도 아찔한 크레인 위에서 비를 뿌린다. 우리가 보는 것은 배우 한명 뿐이지만 그 뒤에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애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은 배우에게 눈길을 보내고 환호하느라 바쁘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누군가를 도드라지게 하려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이가 있게 마련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보다는 비추는 역할을 수행하는 경호관들의 활동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마라도함이 정박한 항구를 향했다. 흔히 영화 제작 현장에서 배우들만 리허설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스텝들이 리허설을 하지 않으면 배우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산란할 수밖에 없고 자체발광은 꿈도 꿀 수 없다. 대통령 행사장의 리허설을 통해 스포트라이트 이면을 제대로 살펴보고 싶었다. 

대형 수송선인 마라도함은 상상했던 것보다 웅장했다. 한낮에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해질녘의 갑판은 쌀쌀했다. 군인들과 방송국 관계자들이 한 데 섞여 행사장 세팅을 부지런히 하고 있었다. 경호현장에서 경호관들의 활동을 지켜본 일이 없기에 수십 명의 무리에서 경호관들을 알아챌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념식 단상에서 통신장비를 세팅하거나 인력배치와 동선 등을 확인하는 모습에서 경호관임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경호관, 그 너머를 보다

불과 10여일이지만 경호청사와 무궁화식당 등을 오가며 만난 경호관들은 말쑥한 차림으로 유연한 모습이었다. 강한 인상에 주눅들 것이라는 게 선입견에 지나지 않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경호행사장에서 만난 경호관들은 선입견 그 이상으로 절제된 표정에 부드러운 말투이지만 단호해 보였다. 아무리 선박이라는 정해진 공간의 행사라 해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사소한 것도 예의주시하며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않으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차츰 날선 모습으로 변해가는 눈빛과 작은 움직임에서 자체발광의 기운까지 느낄 수 있었다. 

저마다의 임무 완수를 위해 마라도함 곳곳에서 당당하게 활동하는 경호관들. 갑판에서 내려가 만난 경호관들은 더욱 분주한 모습이었다. 국군의 날 행사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는 한 선실에서는 현장 상황을 최종 점검하는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각자가 부여받은 임무를 설명하고 확인사항을 점검하는 내용이었다. 마지막 리허설을 마치고 실제 촬영을 앞둔 영화 제작 현장 분위기와 흡사했다. 이제 감독이 “액션”이라 외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한 경호관은 “최종 점검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행사를 마칠 때까지 매순간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야 합니다. 한 치의 어긋남도 없어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마침내 국군의 날 행사 당일 날이 밝았다. 이른 아침 찾아간 마라도함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승선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라도함에 승선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참석자 명단과 대조하는 신분확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언젠가 텔레비전에서 대통령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본 일이 있는데 이날은 함선이라는 공간적 제약이 있다 보니 참석자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신분확인 과정에서 낯을 붉히거나 돌발행동은 일체 없었다. 친근한·열린·낮은 경호를 실감하며 확인 절차를 거친 참석자들은 검색대를 통과해 마라도함에 올랐다.



다양한 경호활동을 한 눈에 포착

마라도함에 오른 참석자들은 입구와 연결된 B3층 격납고로 이동했다. 갑판의 기념식이 끝난 뒤 다과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다과회 음식들은 당연히 외부에서 들여올 줄 알았는데 한켠에서 요리사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물론 음식물의 안전을 확인하는 검식 과정도 동시에 진행되었다. 사극의 기미상궁을 떠올리게 하는 검식을 직접 눈으로 본다는 게 신기하고 놀라웠다. 검식 담당 경호관은 음식들을 육안으로 확인하고 검식 시트를 통해 음식 성분을 일일이 보고 나서야 문제가 없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다시 메인 행사장인 갑판 위로 올라왔을 때 더욱 놀라웠다. 전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인원과 방송장비가 눈에 띄었다. 발걸음은 분주했고 장비들도 자리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녔다. 이런 상황을 렌즈에 담아보려고 갑판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보았다. 그곳에는 공역안전 임무를 담당하는 경호관들이 있었다. 이들은 경비정과 고속정이 깔려있는 해상 3선의 경계망뿐만 아니라 함내에서 육·해상을 포함한 대공 업무까지 가장 넓은 구역을 책임지고 있었다. 분주하게 조작되는 열 영상 카메라와 첨단 광학장비 등을 보며 경호안전에 대한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공역안전이 넓게 보고 있다면 기술안전 담당자들은 좁고 세밀하게 안전을 유지하고 있었다. 경호관들은 특수 장비를 연결한 모니터를 통해 배안의 전파나 주파수 같은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위험 신호들을 감지하고 있었다. 마라도함에서 이뤄지는 모든 통신신호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까지 장악하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보이지 않는 것도… 완벽한 준비 태세

이렇듯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행사라 할지라도 경호에 관련된 다양한 기능들이 총출동해 행사의 안전을 도모하고 있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호관이라면 온몸을 무기로 사용하는 ‘강철 인간’일 것으로 생각했다. 대통령 행사장에서 위해요소를 없애는 것은 물리적 제압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았다. 5G 시대를 주도하는 선진화된 과학경호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짐작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실제 대통령 행사장에서 본 경호는 손과 발보다는 머리로,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다양한 경호활동을 함상에서 확인하는 동안 대통령님의 도착 시각이 다가오고 있었다. 갑판 위에는 대테러 요원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대테러 요원들은 전술복이라 부르는 복장을 착용하고 미국 전쟁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특수부대들처럼 소총과 진압용 장비들로 무장한 모습이었다.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강한 위압감을 느꼈다. 위해인물들이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위력 경호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에서 미 비밀경호대 요원들이 중무장을 하고 대통령 주변에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동안 영화 제작 현장에서 감독의 지휘를 받는 스텝으로 배우들의 스포트라이트를 위해 일하면서 허드렛일이라 여길 때도 적지 않았다. 때로는 감독을 보조하면서 조명기를 들고 있거나 스치는 역할을 하는 단역배우들의 소중함을 잊기도 했다. 하지만 대통령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카메라 렌즈에 담으면서 스텝이나 단역배우가 없이 주연배우가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만일 스텝 한 사람이라도 제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영화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각자가 제몫을 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언제나 준비된 경호관 “레디, 액션!”

대통령경호처는 경호대상자의 절대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다. 여기에서 절대안전은 경호대상자를 지키는 것으로 수렴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이번 행사를 참관하면서 절실히 느꼈다. 단순한 스텝이 아니라 모든 스텝의 일거수일투족을 주관하며 완벽한 행사라는 최종 목표를 위해 모든 것을 녹여내는 게 경호활동이었던 것이다. 눈에 보이는 스포트라이트가 전부가 아니었던 셈이다. 항상 준비되어 있는 경호관들과 함께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자… 그럼 슛 갈게요. 레디,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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