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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탐방

대통령전용기의 ‘쾌적한 비행’

  • 작성일2022-02-03

대통령전용기의 ‘쾌적한 비행’ 

보잉747-400기 11년 9개월 만에 퇴역… 신·구형 전용기 비교 체험기

 


2019년 2월 어느 날이었다. 당시 청와대 출입 기자였던 나는 소풍을 앞두고 잠을 설치던 어린 시절의 설레임을 정말이지 오랜만에 다시 느꼈다.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게 됐기 때문이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해외 출장은 수차례 다녀봤지만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은 언감생심이었다. 특히, TV와 사진으로만 보던 대통령전용기를 직접 탑승한다는 생각에 좀 과장을 보태 가슴이 두근 반 세근 반 떨렸다. ‘청주 촌놈이 성공했네’라는 뿌듯함도 있었다.

출국 당일. 서울 공항에서 마주한 대통령전용기의 첫인상은 위풍당당했다. 나도 모르게 핸드폰 카메라로 전용기의 모습을 담기 바빴다. 계류장을 가로질러 전용기가 가까워지자 곧게 뻗은 날개가 만들어낸 그늘이 전용기의 크기를 새삼 깨닫게 해줬다. 전용기는 2001년 생산된 보잉747-400 기종으로 길이 70.66m, 날개폭이 64.44m에 달했다. 정장에 짙은 색 선글라스를 쓰고 일일이 기자단 소지품과 비표를 확인하던, 현재의 동료가 된 경호관들을 지나 천천히 탑승 계단을 올랐다. 드디어 기내 입장. 앞서 전용기를 경험했던 선배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전용기 탈 때는 신발 벗고 타야 돼”라는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사진 왼쪽부터 신형 전용기, 구형 전용기인 보잉 747-400기

사진 왼쪽부터 신형 전용기, 구형 전용기인 보잉747-400기

  


‘대통령전용기’에 재떨이라니… 

그런데 뭔가 잘못됐다. 전용기 내부의 모습은 그동안 내가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달랐다. 실망을 넘어 충격적이다. 2001년 생산됐다고는 하지만 명색이 대통령전용기인데 전체적으로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물론 당시 본 전용기의 내부는 전용실과 드레스룸, 회의실과 2층 공식수행원석은 포함되지 않는다) 배정된 자리에 앉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OLED TV 시대에 브라운관 TV를 보는 것처럼 어두침침한 디스플레이 장치였다. 아쉬운대로 영화를 시청하기 위해 채널을 돌렸지만 금세 눈에 피로가 몰려왔다.  

 놀라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잔뜩 차려입은 정장이 불편해 이륙만을 기다렸다가 환복을 위해 찾은 화장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재떨이가 설치되어 있었다. 기록을 찾아보니 국내 항공사는 지난 1999년 3월까지 일부 장거리 노선에 한해 기내 흡연을 허용했다고 한다. 순방국으로 향하는 대통령전용기 내에서 ‘우리 국격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대통령전용기’라는 아쉬움이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랬던 대통령전용기가 최근 교체됐다. 첫 임무를 수행한 지 11년 9개월 만이다. 지난 1월12일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기능점검 비행에 참석해 직접 본 신형 대통령전용기(보잉747-8i)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기존 전용기에 비해 길이는 약 5.58m, 무게는 약 59t 늘어난 만큼 외관에서 주는 웅장함부터가 남달랐다. 기내로 들어서자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일반인의 주택을 뜯어고쳐 개조하는 것’이 주 내용이었던 추억의 TV프로그램 ‘러브 하우스’의 BGM(background music)이 절로 흥얼거려졌다. 전체적인 기내 분위기는 깔끔하다 못해 ‘샤방샤방’하기까지 했다. 

 최신형 디스플레이는 1인용 극장이 따로 없었고, 좌석 쿠션은 바로 잠에 빠져들 만큼 편안했다. 신형 전용기의 첫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도 개선된 디스플레이에 크게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다 전면에 설치된 USB 단자와 리모콘에 눈길이 미치자 ‘신형 전용기’를 못 타고 춘추관을 나온 것에 대해 아쉬움마저 들 정도였다. 구형 전용기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재떨이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었고, 달랑 마이크만 들고 진행하던 기내간담회 장소에는 멋들어진 연대가 설치돼 있었다. 나름 비즈니스석이었지만 이코노미석과 면적의 차이 외에는 크게 다를 것 없던 수행원석도 한결 쾌적한 모습으로 확실한 차이를 구현했다. 




‘벌써 이륙했네’…흔들림 없는 편안함

‘흔들림 없는 편안함’을 침대가 아닌 비행기에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내부 점검을 모두 마친 뒤 시험 비행을 위해 이륙한 대통령전용기는 조종 기술의 차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을 자랑했다. ‘이륙하는구나’라고 인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졌다. 부드러움에 더해 강력해진 추진력도 느낄 수 있었다. 실제, 전용기에는 신형엔진을 장착해 순항속도와 최대운항 거리가 대폭 증가했다. 

한편, 신형 전용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 시스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코로나19 청정 구역을 완벽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기내에는 헤파필터 8개가 장착됐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가장 높은 등급이다. 공기 순환 시스템은 2분마다 기내 공기를 완전 멸균상태로 전환한다. 화장실 손잡이 등에는 항균필름이 부착됐고, 손소독제, 세정용 티슈, 마스크, 일회용 장갑, 덧신, 방호복 등도 여유롭게 구비됐다.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한 기내 격리장소도 설치됐다. 이제야 구형 대통령전용기 첫 탑승 때 느꼈던 아쉬움을 어느 정도는 털어 버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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