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들을 꽃이라 하는가
경호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수행경호… 피경호인을 위한 알파이자 오메가 구실

대통령의 곁에서 그림자 경호를 수행하는 수행 경호관의 모습
대통령경호처의 소식지에서 거의 언급하지 않는 부서가 있다. 바로 수행부다. 왜 핵심부서인 수행부가 주목받지 못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경호처 구성원 모두가 수행부의 임무와 중요성에 대해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국가원수를 근접해서 경호한다’는 수행 임무에는 어떠한 설명이나 미사여구가 필요치 않다.

경호차량에 올라 사주경계를 하는 수행 경호관들의 모습.
수행부의 숭고한 가치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이 한창인 지금도, 언젠가 5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더라도 바뀔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수행임무는 경호의 클래식이라 할 수 있다. 임무를 담당하는 수행경호관 역시 클래식하다. 반듯한 용모와 높은 수준의 기본기량은 물론 풍부한 경험에 바탕한 안정감이 묻어난다.

가장 경호관다운 경호관. 그들은 마치 몸에 잘 맞는 코트처럼 대통령 곁에 늘 함께한다. 그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는 절대 공유하지도 보고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이 완벽할 때 비로소 수행경호관은 피경호인의 신뢰를 구할 수 있다. 이렇게 쌓인 신뢰들이 결국 경호처가 힘차게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는 만큼 수행부는 경호처를 대표한다는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임무에 임하고 있다.
지금까지 쌓아 올린 신뢰를 바탕으로 수행부의 임무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참여정부 때 관저 임무를 맡은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여민관 집무실과 상춘재 등 경내 전용공간까지 수행부가 전담하고 있다. 임무의 확대에 따라 과거 스무 명 수준이던 수행부의 정원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수행부장 자리도 2석이 됐다. 역대 처음이다. 정원이 늘어나면서 수행부는 한층 젊어졌다. 통상 6급 이상이던 직원 구성은 7급 이상으로 확대됐고, 고참 4급 과장에게 부여되던 수행과장 직위는 4급 초임 간부에게까지 주어지고 있다.

신형 대통령전용기의 AED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이처럼 신규 구성원들의 경력이 짧아진 것을 보완하기 위해 수행부는 강력한 전입교육을 실시하며 한결같은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 불시에 생기는 비공식 행사시에는 기본적인 검측과 특수통신 활동 등 필수적인 선발 활동을 수행하기도 한다. 수행임무가 경호의 마지노선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수행부는 경호처 창설 이래 단 하루도 잠들지 않고 365일 24시간 모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퇴근 후에도 언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만큼 긴장을 놓지 못한다. 워라밸 시대에도 마음 한켠이 늘 사무실에 닿아있는 클래식한 사람들. 그들이 있음에 나머지 모두가 편안한 휴식을 가질 수 있었던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