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심성 산업은행 지방이전 반대한다
본문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 상당수가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지 않고 서울에 남겨진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금융산업은 인적, 물적 인프라를 한곳에 모으는 집적 효과가 중요하다. 세계 각국이 금융기관을 한데 모아 금융허브 육성에 매달리는 이유다. 국책은행이 지원하고 거래하는 기업을 비롯해 외국계 투자자, 금융사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다. 각종 현안을 조율해야 하는 금융당국과 국회도 서울에 있다.
대형 국책은행 하나 옮겨간다고 금융 비즈니스 생태계가 조성되고 지역경제에 돈이 도는 일이 일어나긴 쉽지 않다. 국민 노후자금 935조 원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2016년 전북 전주로 이전했지만 금융사 1곳도 따라가지 않은 사실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운용 인력 100여 명이 줄퇴사하고 해외 큰손들이 국민연금을 패싱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
글로벌 금융허브들과 경쟁하려면 관련 인프라를 한곳에 집중해도 힘겨운 판에 정부는 되레 분산하기에 바쁘다. 18년 전 수립한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이 아직도 계획에 그치는 이유다. “나눠 먹기식 지방 이전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