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출산 터널에서 탈출하는 법을 찾아주세요
본문
2020년 합계출산율 0.84명! 세계 정상국가의 출산율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수치는 명실공히(?) 세계 최하위입니다. 1.0 이하를 기록한 국가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동서고금을 둘러봐도 이런 출산율은 없습니다. 더욱 절망적인 사실은 2022년에는 0.8명대로 아래로 추락할 것이 눈에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을 넘어 합계출산율 1.3 이하인 ‘초(超)저출산(Ultra-low Birthrate)의 터널’에 깊숙이 빨려 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제 빠져나올지 기약이 없습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만명 대로 떨어지고 있고 2020년부터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되면 인구 5천만 명(2012년 6월 기준)도 2044년에 무너집니다. ‘인구소멸국가’ 1위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오죽하면 이를 두고 ‘집단자살사회’라는 불명예스런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아직 인구가 5천만 명이고 세계인구 순위 28위인데 무엇이 문제냐고. 육체노동은 물론 변호사, 의사, 교수, 교사 같은 전문직마저 AI기계가 대체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인구문제가 단순히 생산가능 인력이나 소비인력만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지금은 '청년 실업'이 최대의 사회 문제이지만 저출산 후폭풍이 본격화되는 2020년대 중반이면 일본처럼 인력난에 직면할 것입니다.
정부는 2018년 3차 저출산·고령사회대책(2016~2020)을 수정하고 재구조화를 했습니다. ‘출산장려’라는 말을 없애면서 출산율 목표(1.5명)를 폐기했습니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강조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가면 출산율이 자연스레 따라 오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출산은 일자리, 주거, 교육, 성평등을 포함한 사회구조 전체가 바뀌어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개인이 존중받는 환경이 된다면 출산율은 따라올 수밖에 없는 지표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니까 핵심은 ‘출산율’이 아니라 ‘개개인이 행복한 사회’라는 것입니다. 일견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이상적인 사회를 꿈꾸고 있기엔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중장기적으로 근본적인 처방에 매달리다가 또 다른 정책전환의 실패를 저지를까 두렵기만 합니다. 인구감소라는 대전환의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가, 저출산문제는 시간이 해결해준다며 사실상 자포자기적 공황상태에 빠진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자문해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답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실제 출산이란 의사결정의 ‘주도권’을 가진 여성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면 우리는 초저출산이라는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입니다. 여성들이, 그리고 어머니들이 ‘아이를 키우는 것은 너만의 책임이 아니야. 우리가 같이 할게!’라는 확신을 가정과 사회에서 경험할 때, 저출산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250만 명의 육아여성들이 아이 돌봄의 사각지대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미혼모 출산은 주홍글씨이며 100만 명의 배드파더는 양육비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하긴 2~5만 명의 아이가 학대받고 있는 나라에서 결혼파업, 출산기피는 오히려 모성애(母性愛)의 발로(發露)라고 할 게 아닌가요? ‘낳는 것은 부모가 하지만 기르는 것은 국가가 한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골든타임이 지났다는 말도 이제 지겹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부터 20년간 헤맨 것까지 보태서 우리는 답(答)을 내놔야 합니다. 출산대책의 알파에서 오메가까지 다 잘못됐다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윤당선인님, 모든 국민들이 저출산 문제는 무슨 수를 써도 방법이 없다고 포기하고 있습니다. 이 국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인수위원회에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주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 ‘초저출산을 탈출하는 법’, 2020, 글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