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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당선인에 바란다

[분과: 사회복지문화분과위원회]

발달장애인 엄마입니다.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제를 옹호합니다.

조회 27 좋아요 10 20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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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당선일까지 참으로 마음이 심란했는데, 안철수 대표님과 함께 좋은 전략을 통해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신 것 정말 박수드리고 눈물나게 감사드립니다.
저는 세세한 장애인공약을 했던,  말만 현란한 민주당의 정책은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선인께서는 말씀이 없더라도 누구보다 더 일을 잘해주시므로, 우리 사회가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실 분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발달장애인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세살 때 아이의 발달장애를 안 지 18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의 세월이 어떻게 지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슬픔을 느끼기에도 하루 하루 상황이 너무 다급하였고, 살아내야만 했지만, 그럼에도 행복했습니다.
여동생마저도 나같았으면 죽었을거야... 라고 말하는 제 상황에서도 행복을 느끼는 것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입니다.
 
오늘은 종일 학교에 안 간 아이와 산책을 했습니다. 10시에 나가서 오후 2시반에 들어왔습니다.
밖에서 머물고자 하며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아이,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힐까 전화드려 경찰관님들의 도움으로 택시에 태우고,
아파트 안에 와서는 보안팀 신세를 져서  집안으로 겨우 들어왔습니다.
올드보이에서 최민식이 먹었다는 리스페돌을 먹이고 잠시 지난 후에야 아들은 조금 잠잠해지고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고 잘 준비를 합니다.

한창 힘이 센 20대 초반의 아들, 그동안의 학교생활 그리고 앞으로의 삶은 선배 어머님들의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진 것들로
큰 혜택을 보며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아이의 삶은 우리 이전세대와 달리 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수년 전, 아이를 돌보아야함에 죽을 수는 없으니 목을 자르는 대신 머리카락을 자르는 삭발식을 수십일 거행하며
어머님들이 이루어낸 성과들을 아이의 정규교육과정이 끝나가는 지금 받아가게 될 시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이 힘든 마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루하루는 전쟁과 같이 흐르고, 저는 친정어머니의 무한한 도움과 사랑과 함께 아이를 잘 돌보고 있지만
어머님이 돌아가신 이후의 삶은 때때로 생각만 해도 무섭고 두렵습니다.
'내가 언니라면 자살했을거야' 라는 말을 서슴없이 해대는 여동생은 이미 대화상대가 아니고, 아들이 조카들 근처에 가는 것도 원치 않으니 도움을 바랄 수도 없습니다.

어릴 때는 괜찮았지만, 50이 가까워오니 신체적으로도 버거워지네요. 제가 더 늙고 힘이 없어지면, 아들은 누가 건사할 수 있을까요
하루하루는 그럭저럭 살아가겠지만, 세월은 부여잡을 수 없으니 10년 20년 뒤를 생각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생각이 깊어지는 어머니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바로 옆 학교 같이 다니던 아이의 어머니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아이의 동생을 데리고 병원에 간 사이 집에 홀로 있던 아이가 불에 타죽었다는 뉴스를 봅니다.

우리 아이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나 있을까요.
어릴 적 그 귀엽고 예쁜 아이는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어가면 부모가 죽고나면 보호시설에 갇혀 살다가 밖으로 나와보지도 못하고 죽어야할까요
부모가 죽을 때 데려가야할까요.. 네.. 그러려고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그래서 이 삶을 하루하루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하기로..
그러나, 가끔 이런 생각도 합니다. 내가 중증마비가 되어 내 몸 하나 못 가눌 정도가 되면, 아이는 어떻게 같이 가나... 난 눈을 감고 죽을 수나 있을까.
세살이던 아이가 스물 세살이 되었고, 또 마흔 세살이 될 것입니다.
스물아홉이던 제가 마흔 아홉이 되었고, 또 일흔 아홉이 될 것입니다. 장년의 아들을 여든의 할머니가 지금처럼 컨트롤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슬프게도 그렇습니다.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지금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이의 장애를 안 이후 이 세상에 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신사동 소망교회 소망반에는 60이 다 된 할머니 지적장애인도 오시고
제 아들이 대학생이 되는 동안 성동구 부모회 어머니 단톡방은 135명이 넘어가며, 유치반, 초등반, 중등반, 고등반 어머니들이 계속 모여들었습니다.

낮에 길거리에서 아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동안, 한 건물 관리인 아저씨께서 아저씨의 아들도 그러시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서른다섯살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일을 하고 있어도 늘 아들 걱정에 무슨 일이 생길까 집안 걱정에 걱정에 걱정이라고 하십니다.
제가 드릴 말씀은 집에 카메라를 설치해두면 조금 걱정이 덜하실 거라는 말씀 뿐이었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말입니다.
제 아이의 활동보조인이신 아버님은 서른 살의 지적장애 아들을 돌보고 계십니다.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 상속 건으로 오신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남편분이 돌아가시고 아들과 함께 상속을 위해 내점하셨습니다. 아들은 서른아홉, 발달장애였습니다. 과잉행동은 이어졌고 이상한 소리도 냈습니다.
다가가 업무를 빠르게 도와드리고 다시 한 번 어머니를 우러러 보았습니다. 내 자식이 마흔살 가까이 되도록 내가 직접 돌보며 함께 살아온 어머니의 얼굴은
한없이 자애로웠습니다. 행색은 남루했고 나이보다 더 늙어 보였지만,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저의 미래였지요.

인터넷장애인신문에 소개된 장영희 교수님의 글로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장영희 교수님은 어릴 때 소아마비를 앓아 평생 목발을 짚고 다니며 거동이 불편했지만, 가족들의 헌신적인 사랑과 스스로의 노력으로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훌륭한 글들을 많이 남기셨다.

2002년에 나온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은 샘터에 연재해온 글들을 모아 출간한 책으로 책 전반에 흐르는 정서와 귀한 문장들은 오래도록 마음을 울린다.

매일 업어서 학교를 등하교시켜주시던 어머니 이야기, 장애 때문에 지원이 어려웠던 학교들의 입학이야기, 미국유학시절의 이야기들이 담담하면서도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함께 그려져서 읽고 있노라면 마음이 차분해지며 스스로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미국유학 이후 서강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겪은 이야기들이 종종 수필의 주제가 되기도 하는데, 윗글에선 영문학과 토론수업시간에 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있다.

「곧 핵전쟁이 일어나고, 아시아의 모든 사람이 죽을 것이다. 그러나 핵폭발을 안전하게 피할 수 있는 동굴이 하나 있고, 아래 있는 열 사람이 그 동굴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러나 이 동굴에는 꼭 여섯 명밖에는 들어갈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죽을 것이므로 생존자들이 완전히 새로운 한국, 아니 새로운 아시아를 건설할 것을 감안하여, 다음 열 사람 중에서 여섯 명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

수녀 (종신 서원을 했으므로 결혼할 수 없는 상태)
의사 (공산주의자)
눈먼 소년
교사 (일본인)
갱생한 창녀 (그러나 언제라도 이전 생활로 돌아갈 소지가 큰 상태)
여가수(품행이 나쁘기로 소문남)
정치가
여류 핵물리학자
농부 (청각 장애자)
나 자신 (아무런 기술도, 능력도 없는 백수 상태) 」

이런 토론을 영어로 하는 수업시간, 다시 대학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이 수필은 마지막에 크나큰 감동을 준다. 이 토론은 토너먼트 형식으로 이어져서 가장 설득력 있는 토론을 벌인 A그룹과 B그룹이 마지막 결승전에 올라가게 되었다. 그리고 위의 진기의 말은 눈먼 소년에 대한 토론을 종지부 시키는 멋진 발언이었다.

「A : 새로운 사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하고, 여섯 명 모두 어떤 형태로든 공헌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년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B : 눈이 멀었던 안 멀었든 간에, 그는 아직 어린 소년입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무조건 어린이를 먼저 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A :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선택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누가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를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느냐는 겁니다. 소년의 경우는 너무 어리고, 따라서 육체적으로도 약하고, 아무런 경험이나 지식도 없는데다가 볼 수조차 없는데, 어떻게 나라 세우는 일을 도울 수 있겠습니까?
B : 그러니, 결국 눈이 멀어서 안 되겠다는 말 아닙니까?

A : 그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하겠죠. 소년은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뿐더러 오히려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은 각자 맡은 일에 아주 바쁠 겁니다. 누가 소년을 돌본단 말입니까?
B : 그러나 눈이 멀었기 때문에, 유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가혹합니다. 인간은 가끔 잔인한 동물과 같은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약한 자를 동정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 아닙니까?

A : 물론 우리도 소년을 동정합니다. 하지만 감상적이 되면 안 됩니다. 좀 더 현실적이어야 합니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 여섯 명이 힘을 합해 강하고 살기 좋은 한국을 건설할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한 사람이라도 자기 의무를 소홀히 한다면, 새로운 사회는 시작하기도 전에 쓰러지고 말 겁니다. 그런데 눈먼 소년이 어떻게 도움이 되겠습니까?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될 뿐만 아니라 사회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에 대해 B그룹은 마땅하게 논박할 이유를 들지 못했다. ‘동정과 인간애’에 대해 몇 명이 더 거들었으나, A그룹의 실리적인 측면을 꺾을 만큼 설득력을 갖지는 못했다. 분위기로 보아 A그룹의 논지가 많은 학생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이후에 진기가 손을 들어 한 말이 이 수필을 영원히 마음에 남게 만들었다.

「“나는 소년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데 공헌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커다란 공헌이 될 것입니다. 새로운 나라에서는 여러분이 이미 언급했듯이, 모든 사람이 각자 자기 일을 하느라 아주 바쁠 겁니다. 좋은 나라,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정신없을 겁니다. 그러다 보면 분명히 그 사회에도 경쟁이 생기고, 질투와 미움에 사로잡혀 권력을 놓고 싸울 겁니다. 그렇지만 만약 누군가 이 눈먼 소년처럼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자기 시간을 쪼개 그를 도와야 할 겁니다. 그러면 남을 돕고, 남을 위해 나의 작은 것을 희생할 수 있는 배려하는 마음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열 당선인께서 세우실 나라,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곁에 함께할 우리 발달장애와 지적장애 아이와 부모님들이 오래오래 마음편히 살아갈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이며,
당선인께서 그 초석을 만들어주실 것이리라 믿습니다.
대학생인 제 아들이 장년이 되고 제가 호호할머니가 되는 이십년 후에 조금은 전전긍긍하지 않고 아이를 살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눈을 감고 죽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초등학생이고 중학생인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며 자살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여건의 초석을 반드시 만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당선인의 나라가 약자를 돌보고 사람들을 살리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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