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께 힘겨운 선거에서 당선되심을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취임하시게 되면 하고 싶으신 일들이 매우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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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선거에서 당선되심을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취임하시게 되면 하고 싶으신 일들이 매우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리인 동시에 또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어쩌면 생각하시는 것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면 꼭 지켜야 하는 것은 신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지자들만 바라보는 대통령을 보면서 많은 실망을 하였습니다.
나는 정치에 입문한지 얼마되지 않은 윤당선인을 지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윤당선인이 검찰총장이었던 시절에 보여준 권력에 굴하지 않는 뚝심을 보았고
지금껏 보았던 기성 정치인과는 다를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윤당선인이 하신 말씀 가운데 “절대로 혼밥을 하지 않겠다.”와 “참모 뒤에 숨지 않고 국민 앞에 의견을 밝히겠다.” 이 두 가지만 꼭 지켜주기 바랍니다.
대통령 집무실 문제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너무 성급하지 않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윤당선인의 마음을 굳게 믿습니다.
형식이 내용을 결정한다는 말도 있기 때문입니다.
지지자들만 쳐다보는 대통령이 아닌 윤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은 51% 이상의 국민들의 의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갈등 유발자가 아니라 중재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조선시대 명재상으로 알려진 맹사성에 대한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맹사성은 열아홉에 장원급제하여 스무 살에 고을 군수가 되었습니다. 최고의 관리가 되겠다는 자만심으로 가득차 있던 그가 어느 날 다스리던 고을의 무명선사를 찾아 물었습니다.
맹사성 : 스님! 군수인 제가 삼아야 할 좌우명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무명 선사 : 그건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착한 일을 많이 베푸시면 됩니다.
맹사성 :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치인데 조작 그것 뿐이란 말입니까?
맹사성이 화가 나서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으나 무명선사는 이왕에 오셨으니 녹차나 한잔 하고 가라면서 붙잡았습니다.
맹사성은 못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스님이 맹사성의 찻잔에 차를 넘치도록 따르는 것이 아닙니까.
맹사성 :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망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은 태연하게 계속하여 차를 따르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잔뜩 화가난 맹사성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무명선사 : 찻물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자만심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을 어찌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말에 맹사성은 부끄러워 황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다가 그만 문틀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무명선사 : 고개를 숙이면 부딪히는 법이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만큼의 일만하려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는 처음에 지녔던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멋지게 대통령직을 마무리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양에서 하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