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공영감사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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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등불이어야 할 시민단체가 정치권력에 빌붙은 부역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의 일이다. 대학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사회 봉사를 위한 일환으로 나름 사회 혁신의 길을 위한 목소리를 내려고 20여 년간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였다.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의 거짓을 드러내 투명사회로 만들고 싶었다. 정직이야 말로 개인의 기본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여 정직 운동을 하였다. 나부터 정직하게! 이러한 슬로건을 가지고 시민 활동을 하였다.
조직의 힘은 개인의 힘보다 열배, 백배 크다는 사실을 알고 조직의 정직성을 위한 활동으로 확대하였다. 정치권, 정부기관, 기업의 불투명성 제거를 위해 목소리를 냈다. 토론회도 하고, 성명과 논평을 내고, 정책 대안을 내기도 하였다. 그 관점은 정직의 바탕위에서 편 가르지 않고 공정하게 정책을 펴나가는 것, 특정 집단의 사익이 아닌 전체 다수의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 가치 중심의 활동이 기조이었다. 우리 사회의 대표되는 시민단체들이 함께 하였고, 그 목소리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넘어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나의 몽상이었음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타났다. 함께 하였던 시민단체들이 갑자기 정부 정책의 비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 전 같으면 목청을 높혔을 사안 임에도 침묵이었다. 바로 드루킹 사건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의 자유스러운 의견 개진이 누구로부터 간섭받아서는 안 되어야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여론이 조작되어 세상을 호도하는 엄청난 일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예전이라면 벌떼같이 달려들어 그 패거리들의 행위를 강하게 저격하며 시위라도 하였을 터임에도 조용하였다. 이유는 사실 여부에 대한 시시비비가 있으므로 법적 판단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전에 국정원 댓글 파동시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알고보니 이렇게 일구이언인 것은 시민단체의 임원과 활동가들이 외양과는 달리 속으로는 정치권과 연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예는 공수처이다. 우리 사회의 부패는 핵심이 민간 부패가 아니라 권력형 부패이다. 민간 부패는 어쩌면 생계형 부패이고, 인정에 의한 관습적 부패이다. 그렇다고 이들 민간 부패가 보호받거나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김영란법이라고 불리는 청탁금지법 제정에 우리나라 대표되는 시민단체들이 앞장섰다. 정부부처와 시민단체의 협치의 모범 사례라 할 수 있다. 권력형 부패를 일소하려면 정치권과 정부기관의 최고위직 부패를 밀착 감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였는데 그 방안이 공수처이었다. 특별감찰제도 한 대안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대통령 주변의 인물에 한정하였기에 그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공수처는 매우 의의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내노라하는 시민단체가 모두 모여 한 목소리를 내었다. 공수처 탄생의 원칙에 동의하면서 수없이 많은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토론회,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들도 적극 지지하였기에 활동을 하면서 보람과 긍지를 가졌다. 그런데 막상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을 보고는 아연실색 하였다. 공수처가 권력 핵심의 부패를 수사하기 보다는 검찰과 사법부에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보였다.
또 그 수장이 정부 여당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선출되는 구조이었다. 진정 공수처가 여야를 막론하고 권력형 비리를 일소하기 위한 항구적 조직이라면 공수처장은 누가 보아도 중립적 인사 내지는 정부여당의 반대편 인사를 선출하는 방식이어야 하였다. 왜냐하면 권불10년이라고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인사들에게 입을 닫게 하려는 조직이라면 정권이 바뀌었을 때에는 부메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도가 없었다면 오이밭에서는 신발끈을 고치지 말라는 속담처럼 떳떳하게 고위 공직자의 비리를 파헤쳐 보라고 야당에 권한을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그러나 원칙과는 거리가 먼 공수처 법안임에도 아무런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저 정부여당이 낸 법안 내용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그저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오히려 법안의 문제를 지적하는 야당에 발목을 잡는다고 비난을 하였다. 심지어 여당 단독으로 국회에서 통과한 후에는 환영하는 성명까지 발표하였다. 이러한 시민단체의 행동은 특정 정치권에 기생하는 모습으로 비치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외교에서는 기본적으로 국가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균형이 필요하다. 그러나 문 정권은 모두가 인식하듯이 친중, 반일 외교의 모습이었다. 국민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한미관계가 위태롭게 보여 불안하였다. 이럴 때에 우리 사회에서 그래도 인정을 받는 시민단체이라면 균형을 잡는 목소리를 내어 다수 국민들의 안보에 대한 우려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어야 하였다. 그러나 실제는 다수를 차지한 정치권의 입장 그대로 일본에 대해서는 반일을 외쳤다. 마치 정부의 행동대원처럼 활동을 하였다.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는 정치권의 굴종적인 태도처럼 방관하는 자세를 보였다.
이러한 사례들에서 보듯이 시민단체는 겉으로 정의와 공정을 가치를 말하지만 내부적으로는 편향적 활동을 견지하여 왔다. 그동안 그것을 몰랐는데 문 정권 들어와 그 속내가 그대로 드러났다. 특정 정당의 부역자라는 합리적 의심이 틀리지 않다. 시민단체의 많은 임원들은 정치권에 들어갔거나 하마평에 오르곤 하였다. 정치권에 들어가서는 시민단체에서 활동하였던 근엄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구태의 모습을 보였다.
이제 시민단체는 이번 기회에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 새롭게 태어나도록 제도적으로 혁신을 해야 한다. 스스로 부역을 일삼았다고 평가를 받는 시민단체는 해산이 답이다. 임원과 활동가 모두 자기 반성문을 써내야 한다. 앞으로 일정 규모 이상의 시민단체는 반드시 엄격한 감사를 받아야 한다. 공영감사제가 필요하다. 국고보조금은 물론 시민들의 후원금도 사업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회계기준에 맞게 지출되었느지 평가받아야 한다. 재정분야는 물론 그 활동의 공정성에 대한 평가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시민단체는 우리 사회의 등불이 될 수 있다. <끝>
- 송 준 호(흥사단 투명본부 전 상임대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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