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까지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입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당선인님의 국민 통합의 메시지에 조금 더 신뢰를 느껴 인생 처음으로 국민의 힘에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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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돌이켜 보면 제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지난 5년간 민주당의 위선과 내로남불에 질린 기억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뜻 국민의 힘을 지지할 수 없었던 것은 5년 전 자유한국당이 보여주었던,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신들만의 세상에 갇혀 서로의 썩은 곳을 서로가 핥아주는 역겨운 구태 정치인들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 12월경까지 당선인님의 모습은 전형적인 불통 구태 정치인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던 제 마음을 돌려 세운 것은 당선인 스스로가 청년들의 말을 듣고 스스로 바뀌려는 모습을 보였던 그날입니다. 예, 지하철 입구에서 연신 주유소 앞의 풍선인형처럼 고개를 숙이셨던 그날입니다. 그날 이후로 당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고, 저는 이날을 기점으로 진지하게 이들이 정말 바뀌었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 이것은 사실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예, 인수위원회가 인선에 있어서 스스로의 가치관을 전면부정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당선인은 국민에게 공정과 상식을 약속했습니다. 인사에 있어서 공정과 상식이란, 스스로가 낸 성과에 상응하는 직책을 부여받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수위원회는 어떻습니까? 앞서 제가 언급한 그날, 당선인의 태도를 변화시켰던 청년들 중 몇이 인수위에 소속되어 있습니까? 당선인이 그토록 유세에서 강조했던,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한 적임자가 현재 국민통합위원회를 맡고 있는 김한길 위원장이 맞습니까?
아직도 김 위원장이 세대 통합을 위해서라며 신지예 씨를 데려왔을 때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1+1이면 당연히 2가 되겠지 하는 안일한 그 생각이, 저에게는 아무 생각 없이 불 난데 물부터 끼얹는 어리석음으로 비칩니다. 리튬 배터리 공장에 난 불을 물로 끄려는 소방관이 있습니까?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떤 반작용을 불러올지 이해도 하지 못하고 예상도 하지 못하는 그 어리석음이 정권에 대한 불신으로, 당선인에 대한 불안으로, 불만을 증오로 변질시키는 것도 모른 채 인수위원회는 장작더미 위에서 잠만 잘 자고 있는 듯 보입니다. 당선인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시행하면 뭐합니까? 그 내용물은 전과 같은데. 청와대를 나와봤자 주변을 깨끗하게 하지 못하면, 제2, 제3의 청와대를 스스로 만들 뿐입니다. 당선인이 김 위원장에게 마음의 빚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사안에 대한 이해가 일천한 자에게 중책을 맡긴다면 그 끝은 분명 좋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금의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자신이 하는 발언이 당선인이 내건 기치를 어떻게 무력화시키고 있는지 김 위원장 스스로는 전혀 판단을 내리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지방선거라는 대의만을 앞세운 채 썩어가는 인수위원회를 방치한다면 그 결과가 좋을 수 있겠습니까?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인물을 자꾸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얼마 없는 지지율 차이에도 정권을 지켜낼 수 있는 힘은 내부의 단결에서 나옵니다. 남의 지지율을 넘보기보다 있는 지지율을 공고히 해야 정국을 이끌어낼 동력이 생기고, 그 동력을 통해서 시행된 당선인의 공약이 결국 새로운 지지층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정권의 핵심 아젠다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인사가 자꾸 고개를 들이민다면, 애써 모은 지지층은 조각나고 지방선거에서도 그 결과가 좋지 못할 확률이 큽니다.
힘을 모아 하나로 가십시오. 마주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인지하고, 작은 문제일 뿐이라고 지지자들을 호도하지 마십시오. 장작더미로 옮겨붙는 불씨가 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그를 방치하면 집 전체를 불태웁니다. 페미니즘이라는 맹수를, 단지 이전 시대의 여성인권신장운동일 뿐이라고 착각하는 우를 범하지 마십시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부했던 문재인 대통령과 20년 집권론을 당당히 이야기했던 민주당을 자빠트린 요소들 중에는 분명 페미니즘의 패악질이 존재합니다. 젊은 세대가 보내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극단주의자들의 생떼 또는 철없는 일부만의 생각이라고 곡해하여 받아들이는 순간 이미 정권의 레임덕은 예고된 것입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탄핵정당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때 민주당을 지지했던 청년들이 대거 이탈한 것에는 상응하는 이유가 있다는 사실도, 잘못된 행보가 이어질 경우 다시 등을 돌릴 것이라는 점도 항상 명심하십시오.
끝으로 긴 글을 줄이며, 혹시 전부 읽어보셨다면 소소한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인수위원회가 당선인의 구호 그대로 공정과 상식을 지켜나가길 기원합니다. 항상 고생하시는 많은 분들, 수고가 많으십니다. 지방선거에서도 제가 아무 걱정 없이 국민의 힘과 당선인을 지지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주셨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