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사고로 남편을 잃었는데 산재가 아니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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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2년 동안 투병했지만 견디지 못하고 결국 지난 2월 3일 저희 가족을 떠났습니다.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튜브로 목숨을 연명하며, 사고 후유증으로 섬망으로 인하여 하늘한번 쳐다보지 못하고 병실에서 24시간 손과 발을 꽁꽁 묶여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100kg 무게의 철판이 내려쳐서 뼈가 산산조각이 나는 고통이 어떤지 짐작이 되실까요?
남편은 그 엄청난 사고를 당하고, 어려운 치료를 받았습니다.
어느 누가 정상적으로 살 수가 있을까요?
너무나 큰 사고라 낮 2시에 도착한 안산 고려대학병원에서도 손을 쓸 수가 없어서,
다시 밤 10시에 아주대 외상센타로 옮겨야 할 정도의 큰 사고였습니다.
그런데 1심에서 산재 불승인처리되어 다시 2022년 3월 30일 재심을 받았으나 기왕증을 이유로 노동부 재심위원회에 보류중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저희 남편을 직접 치료하신 담당주치의께서 작성하신 진단서와 소견서는 왜 반영이 되지 않은 건지 의문입니다.
전에 있었던 질병은 간단히 약물치료만 했었고, 그 뒤로 7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일상생활 잘하고 있었는데 기왕증때문이라고 하는건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사고가 아니었다면 건강했던 남편은 왜 목숨을 잃었을까요?
담당주치의께서도 기질성 뇌질환은 분명 사고로 인한 휴유증이라고 진단서까지 제출했는데 왜 불승인처리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산업재해에서는 의학적인 인과관계만큼 사회 규범적인 인과관계도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무리 질병이 있었다 하더라도 오랫동안 정상적으로 잘 살고 있었다면,
분명 그 사고가 악화를 촉발해서 악화시킨 경우라면, 산재로 인정해 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래서 저희같은 억울한 사람들을 구제해 주기 위해서 재심이라는 제도가 있는 거 아닌가요?
이 사고가 있기 전까지 남편은 착실하게 직장생활 잘 하던 한 가장의 가장이었습니다.
이 사고로 인하여 저희 가족은 풍비박산이 났습니다.
섬망으로 인하여 몇번이나 칼을 들고 가족을 죽인다고 위협해서 아빠를 피해 떠난 아들은 연락조차 되지 않습니다.
저는 남편을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으며 하루에도 몇번씩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합니다.
눈을 감으면 철판밑에서 꺼내 달라며 울부짖는 남편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잠을 잘 수도 없고 먹을 수도 없습니다.
저는 이 사고로 인하여 남편을 잃었고 아들도 잃었는데 산재가 아니라고 합니다.
저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산업재해보상보험은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요?
분명 근무중에 다쳐서 후유증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는데 산재가 아니라면 그 자리에서 죽어야만 산재라는 건가요?
부디 세심하게 살펴주시어 저희 가족이 국가제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22년 5월 6일
재해자 유윤석의 배우자 장미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