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발전을 위해선 GTX-D는 인천공항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GTX-D의 희망 기점에 대한 설문조사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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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가 되기 위해선 단연코 대한민국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기점이어야 합니다. 국가 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수도의 주요 거점들과 국제공항 간의 빠른 수송 수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또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서울 정도나 되는 국제적인 도시와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가 없는 경우가 (선진국 기준으로) 만무하다는 것도 사실이죠.
당장 바로 옆 나라인 일본만 살펴봐도 알 수 있습니다.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중심부까지 연결하는 열차 종류만 4개이며, 그중 두 개는 고속열차(스카이라이너, NEX)입니다. 특히 NEX는 도쿄역, 시나가와역, 시부야역, 신주쿠역, 이케부쿠로역 등 도쿄의 모든 주요 거점들뿐 아니라 수도권 제 2도시인 요코하마(요코하마역)까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강북 일부하고만 연결된 대한민국의 반쪽짜리 공항철도와는 격이 다른 셈이죠. 일본과의 경쟁 관계를 극단적으로 표방한 대한민국인 만큼, 이런 국가기반 시설부터 신경을 쓰는 게 순서이지 않겠습니까.
꼭 이런 대의적인 명분을 접어두더라도, 지극히 저와 같은 ‘서울시민 입장’에서도 인천공항발 GTX-D를 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GTX-D노선을 신설하기 위해선 막대한 국비를 쏟아부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노선의 절반이 서울 남부를 관통하기 때문에, 그 비용의 절대적인 부분은 서울시민들의 세금에서 빠져나갑니다. 즉, 서울시민들의 편의성도 고려하는 쪽으로 노선이 결정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서울시민들의 입장에선 편의성 측면에서 볼 때 김포발 노선보다는 인천공항발 노선이 더욱 필요합니다. 부천시와 하남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간혹 9호선 직결이 된다면 해결되지 않겠냐. 라는 분들이 계시는데, 결국 캐리어 하나 내려놓을 공간도 없는 지옥철이라는 점, 아무리 9호선의 표정속도 향상이 된다고 한들 강남권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최소 1시간 이상은 걸린다는 점, 게다가 비행기 탑승 시간을 맞추기엔 매우 빠듯한 ‘35분에 한 대꼴(9호선 직결 시)’로 오는 열차라는 점에서, 서울시민에겐 큰 효용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또한, 애초부터 GTX-D와 완전히 다른 곳들을 경유하기에 둘은 서로 별개의 노선으로 봐야 합니다. 물론 아무 노선도 없는 것보단 확연히 낫겠죠. 까닭에 9호선 직결은 GTX-D노선과 별개로 꼭 성사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분명히 밝히건대, 서울시민 입장에선 배차는 최소 10분, 인천국제공항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40분대인 ‘안정적인 고속열차’를 원합니다.
둘째, 공항 접근성(편의성 면)을 제쳐두더라도, 인천공항과 청라국제업무지구에는 대규모 일자리가 조성될 계획입니다. 즉, 직주근접면에서도 상당히 유용한 노선이 될 것입니다. 그에 비해 김포와 검단에는 그만한 일자리 조성 계획이 없습니다. 김포발 노선은 쌍방향 수요가 없는 반쪽짜리 노선이며, 김포와 검단의 출퇴근만을 위한 노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입니다. 만약 김포발 단독노선으로 결정된다면, 상대적으로 서울시민들이 받는 혜택은 거의 증가하지 않습니다.
셋째, 삼성동과 잠실 일대 부지에 MICE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 사업을 위해서도 막대한 서울시민들의 세금과 국비가 투입될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한편, MICE사업의 주 고객은 외국인입니다. 투자한 것 이상의 수익을 내기 위해선 국제공항으로부터 외국인들을 얼마나 빠르게 수송시킬 수 있냐가 관건입니다. 즉, 국제공항과의 접근성이 MICE사업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넷째, 청라에 돔구장과 스트리밍시티, 그리고 로봇랜드가 조성될 계획입니다. 또한 영종도에는 카지노와 리조트, 테마파크 같은 다양한 관광단지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MICE사업이 이런 종류의 사업들과 연계될 때 더욱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입니다.
다섯째, 인천공항으로의 연결은 크게 보면 서울을 황해권의 중심지로, 더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중심지로 자리 굳힘을 할 수 있는 촉매가 될 것입니다. 도쿄와 베이징을 능가하는 국제적 도시가 되는 건 일도 아닙니다.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은 공항과 연계가 되니까요. 입지만으로도 이미 인천공항은 대한민국의 자랑거리라고 할 수 있죠.
또한, '경인고속국도의 직선화'와 더불어 수도권의 동서(인천공항-청라-여의도-강남)를 거대하게 잇는 엄청난 경제권이 형성될 겁니다. 아시아 최고의 금융산업 라인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죠. 과연 김포와 연결이 된다면 이런 미래를 꿈꿀 수나 있을까요.
여섯째, 현재 서울에 도심공항터미널이 있는 곳은 서울역과 삼성역뿐입니다. 서울역의 도심공항터미널은 공항철도의 존재로 인하여 충분한 기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역의 도심공항터미널은 인천공항으로의 직통 열차가 없습니다. 이 역시 인천공항행 GTX-D노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입니다. 조금 더 과장해서 말씀드리자면, MICE사업의 성공 여부는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의 활용도와도 직결될 수도 있습니다.
일곱째, 확장성 면에서도 김포발 노선보단 인천공항발 노선이 더 좋습니다. 인천공항은 현재 4단계 확장공사 중입니다. 4단계 확장 사업이 완료되면, 연평균 최소 1억 명 이상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즉, 하루 평균 최소 28만 명이 공항을 출입한다는 말이죠. 이 유동인구는 웬만한 중소도시의 상주인구와 필적한 규모입니다. 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는 검단신도시(20만 명)의 1.5배나 되는 수치죠.
실제로 공항공사에선 5단계 확장까지도 계획하고 있는데, 약 10년 뒤에 과연 얼마나 많은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으로 쏟아져 들어올지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잠재적인 수요를 서울은 넋 놓고 있다가 놓쳐버릴 겁니까. 관광산업 육성이야말로 서울을 뉴욕급의 도시로 만들 수 있는 히든카드라는 것을 정말 모르십니까. 세계적인 대도시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관광 수입이 엄청나다는 겁니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분명히 서울시민들 입장에선 GTX-D가 인천공항발로 정해지길 원합니다. 단연코 인천공항 단독노선이 최우선 순위여야 하며, 인천시가 제시한 Y자 노선은 차선책 정도로 고려해야 합니다. 안타깝지만 김포발 단독노선은 서울시민 입장(부천시와 하남시 입장에서도)에선 아무 의미가 없는 노선입니다.
한편, GTX-D를 포함한 모든 GTX노선들은 대부분 서울의 금싸라기 땅들을 지나갑니다. 그 귀중한 땅들과 인근 주택가의 지반이 약화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가장 많이 감당해야 하는 곳도 오로지 서울이라는 말입니다. 역설적으로 혜택은 수도권 외곽 지역들이 더욱 많이 받는 구조죠. 아무리 GTX의 도입 취지가 있다고 해도, 지반 약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라는 사실과는 별개의 문제로 다뤄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GTX-D가 관통할 예정인 서울 땅(서울 남부, 남동부, 동부)은 서울 내에서도 유독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들입니다. 이 많은 인구가 지반 약화에 따른 위험을 평생 감당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인데, 당연히 서울시민들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경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제안하건대, 서울시 차원에서 둘 중(인천공항, 김포)에 어디를 기점으로 원하는지에 대한 설문 조사를 꼭 진행해 주세요. 아니, 진행해야 합니다. 이것은 납세자인 천만 서울시민들의 기본적인 권리입니다. 다시 한번 더 강조 드리지만 타지역의 편의를 위해 지반 약화라는 위험성을 제공 받는다는 건 불합리한 처사입니다. 이럴수록 GTX로 수혜를 받는 인구엔 서울시민들도 동등하게 포함되어야 합니다.
첨언을 드리자면 사실 서울시민들 입장에선 GTX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서울시 땅(특히 강남구)에 지하를 뚫을만한 공간이 더 남았는지도 의문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민들의 명확한 의견 수렴 절차도 없이 GTX노선(A와C)들을 정하고 밀어붙인 결과 청담동과 대치동 일대에서 반대 의견이 들끓고 있는 게 아닙니까.
정부에서 정녕 GTX는 꼭 뚫어야 하겠고, 지반 약화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해주지 않을 거면, 최소한 서울시민들 자신이 원하는 노선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회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최소한 지금부터 생길 신설 노선들은 말입니다.
부족한 의견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시민들의 지역 이기주의로만 보일 수도 있는 청원이지만, 이 청원의 내용은 서울뿐 아니라 부천시와 하남시에도 그대로 해당(이해 당사자인 김포시와 인천시는 제외)이 된답니다. 충분히 공론화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왕이면 최대한 공정한 결과를 위해, ‘서울시, 부천시, 하남시’ 전부 설문 조사를 해야 합니다.
인수위 분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할 것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