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용산 시대_국제업무지구에 한남뉴타운까지… ‘한국의 맨해튼 센트럴파크’ 꿈꾼다 (22.3.30)
본문
조선비즈 (22.3.30)
[용산 시대] 국제업무지구에 한남뉴타운까지… ‘한국의 맨해튼 센트럴파크’ 꿈꾼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DC(District of Columbia)는 우리말로 ‘워싱턴 컬럼비아 특별구’라는 뜻이다. 서울특별시처럼 미국 어느 주(州)에도 속하지 않는 독립된 행정구역이다. 워싱턴DC의 중심은 거대한 국립공원 ‘내셔널 몰’이다. 서쪽 끝 링컨 기념관에서 동쪽 끝 연방의사당까지 총 59만㎡ 면적이다. 백악관과도 맞닿아 ‘미국의 앞마당’이라고도 불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집무실 이전 계획을 밝히며 백악관을 모범사례로 들었다.
용산공원은 이보다 넓은 300만㎡ 면적이라, 청와대 집무실이 이전하면 용산 일대는 서울의 새로운 중심으로 도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산 특별구’가 되는 셈이다.
▲ 그래픽=이은현
워싱턴DC 내셔널 몰 주변은 어떤 모습일까. 워싱턴DC는 수도 이전으로 만들어진 계획도시인 만큼, 주변부도 도시계획으로 짜였다. 가장 큰 특징은 고도제한이다. 1910년 발효된 고도제한법이 10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 법은 주거지역 27m, 상업지역 39m로 높이를 각각 제한한다. 예외적으로 백악관과 의사당 건물을 잇는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도로변 일부 건물만 48m까지 허용한다. 워싱턴DC에선 12층 이상 건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 워싱턴DC 사우스웨스트 워터프런트 재개발사업인 워프지구의 모습. 사진 왼쪽 상단에 워싱턴기념탑과 내셔널 몰이 위치한다. 인근 건물의 높이가 모두 낮다. /디스트릭트 워프(District Wharf) 공식 홈페이지
용산은 따라서 내셔널 몰 주변보다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와 같은 모습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맨해튼은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인공공원 센트럴파크(3.41㎢)가 도시의 허파로 자리 잡고 있다. 용산 집무실 역시 용산공원을 도시의 허파로 갖고 있으며, 용산공원에서 불과 1km 거리에서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에선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이 본격화하며 고층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하고 있고, 인근 이촌동에서도 이촌코오롱, 이촌강촌, 이촌한가람, 이촌한강대우 리모델링과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 맨해튼 핵심지역과 센트럴파크 전경 모습. /네스트시커스 제공
건축·도시계획 업계에선 용산개발안은 이미 짜인 만큼, 집무실 이전과 연계한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짜기보다 집무실 이전이 용산개발의 기폭제가 돼야 한다고 본다.
이희정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산 개발 청사진은 이미 20년 전 서울시가 용산지역정비 기본계획을 짜며 준비해 왔다”면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2040 서울플랜)에도 용산 개발 밑그림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용산은 집무실 이전으로 ‘날치기’로 개발된다기보다, 20년 전부터 준비해온 개발 계획이 여건상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었다”면서 “집무실 이전이 청사진 실현에 동력을 부여해주면 된다”고 했다.
▲ 용산 대통령 집무실과 용산공원 조감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공
고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