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휴먼링크 프로젝트] 4차위 윤성로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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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언제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원 때입니다. 저희 연구실 졸업생 중 한명이 야후 파운더인 제리양입니다. 그 분에 미래지향적 연구를 하라며 연구실에 기부를 하셨는데, 그때 제가 빅데이터랑, 비지도 학습 분야를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지도교수님께서 앞으로는 데이터도 많아지고 사람들이 지능을 대체하고 싶어 할 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그 비전에 저도 동의했던 것 같습니다.
Q. 당신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이하 AI)이란 무엇입니까?
인공지능은 간단하게 말하자면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많은 도구를 만들어왔고, 이러한 도구를 사용한다는 것이 사람을 더 사람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도 결국 “인간이 발전시켜온 도구 중 하나다”라고 쉽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인공지능 기술을 공부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또한 가장 보람됐던 경험은 무엇입니까?
제일 처음 시작할 때 AI는 비주류 학문 이였습니다. 당시 한국 학생들은 수학을 많이 하는 통신이나 반도체를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AI분야가 몇 차례의 겨울을 겪으면서 연구자들이 많이 줄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단계였으니까요. 그래서 당시에는 내가 이 분야를 선택한 결정이 옳았나 걱정이 좀 있었습니다. 졸업 후 갈 수 있는 회사나 기회도 적었고요.
반대로 풀고자 하는 복잡한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이 되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은 보람된 것 같습니다. 또한 점점 시간이 갈수록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기회도 많아지는 점도 좋은 것 같습니다.
Q.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AI를 가르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MIT 같은 경우에는 생물학, 경제학, 화학, 어학 등 전공자들이 AI 기술 잘 쓸 수 있는 “이중언어인”을 양성한다는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대학의 현황은 어떤가요?
가장 어려운 점은 너무 빨리 변한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많이 나와서 학생들도 어려워하고, 가르치는 교수 입장에서도 준비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그래도 중요한 기술들은 계속 공부하고,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MIT의 경우 “이중언어인”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국도 비슷하게 모든 대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AI 교과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들어야 하는 교양 과목처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단, 굉장히 다양한 학생들한테 AI를 이해를 시켜야 하기 때문에 쉽지만은 않은 부분인 것 같습니다.
AI를 전공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는 기업들에 비해 대학의 리소스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데이터나 GPU 등에 있어 격차가 크니까요. 산학협력 등을 통해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하셨던 AI 프로젝트 중에 알리고 싶으신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4차위에서 제안했던 “AI 혁신허브”가 정말 의미 있는 프로젝트인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 산·학·연의 AI 역량을 모아 세계적 수준의 AI 연구와 인재를 양성할 한국 대표 국가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굉장히 관심을 많이 기울였고, 실질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도 많이 했습니다.
올해 막 시작하는데 “그랜드 컨소시엄”형태로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AI 연구자들이 참여를 하게 됩니다. 처음 목표처럼 잘 진행되면 좋겠습니다.
Q. AI 기술은 인류를 위해 어떻게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도구를 통해 여러 활동을 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갑니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인간이 만들어낸 새로운 도구이니, 이를 인간에게 도움이 되도록 잘 이용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모든 것에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이 새로운 도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쓰이지 않도록 항상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Q. 위원장님께서 말씀하시는 인공지능 대중화의 의미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 대중화란 의미는 각자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기존에 하는 일에 새로운 도구가 더 추가되어, 이 도구를 통해 일을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AI란 도구를 써서 더 인간답고 편리하게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AI로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고,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 대중화라고 생각합니다.
Q. 지금 이 시점에서 인공지능 대중화가 왜 필요할까요?
인공지능 대중화는 자연스러운 시대의 흐름입니다. 우리가 좋건 싫건 이러한 흐름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라도 늦추려고 할 수도 있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완전히 거부할 수 없는 변화라면 후자가 더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코로나로 디지털 전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큽니다. 얼마 전 4차위에서 인공지능 대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만 봐도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알고 계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인공지능에 대한 사용기회나 교육기회를 얻지 못한 분들도 여전히 많으셨습니다.
국민들의 관심만큼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 도구에 대한 이해를 올리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인공지능 대중화를 논하고, 확산을 시도하는 매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이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제가 지금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데 각 역할들과 연계해서 생각해보면, 우선 대학교수 입장에서 보면, AI가 기술의 발전과 변화를 이해하고 매일 매일 브리핑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공지능 분야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따라잡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현재 MZ 세대와 함께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는데, AI를 통해 MZ세대를 더 잘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들을 보고, AI가 “이 학생은 이런 부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으니 이렇게 지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알려주면 참 좋을 것 같네요.
4차위 위원장 측면에서는 정책을 발굴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듣는 부분에 AI가 잘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러이러한 정책 수요가 있으니, 이런 정책을 제안해보세요.” 이렇게 보조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AI가 건강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몸은 거대한 데이터 덩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AI가 내 몸의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자동차에서 정비 알람이 뜨는 것처럼 “지금 몸 상태가 안 좋으니 병원에 가라, 이런 약을 먹어라.”같이 실시간으로 건강상태를 점검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한국의 “인공지능 대중화”는 어느 정도 진척됐다고 보시나요?
한국은 ICT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있고, 기술친화적인 국민성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인공지능을 상대적으로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4차위 조사결과를 보면 분명히 소외받는 계층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이 조금 더 인공지능을 쉽고 다양하게 접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인공지능 대중화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일부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나 교육이 더 필요한 계층이나 직업군이 있는 만큼, 조금 더 인공지능 대중화의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