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휴먼링크 프로젝트] 이호준 LGU+ TF PM



LG유플러스에서 기업사업개발팀장, 고객가치혁신팀장, AI전략팀장, 전사제휴개발팀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는 초보・예비 영상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기획・편집이나 경제 활동을 하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해소해 줄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고 출시 준비 중인 U2 Task Force팀의 PM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지난달 말경 경영진의 승인을 받아서 사내벤처로 조직 체계가 전환될 예정이며, 제가 그 사내 벤처 대표를 맡을 예정입니다. 예정대로 진행이 된다면 연말쯤에는 투자를 받아 팀원들과 함께 분사하게 됩니다.
Q. LG 그룹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AI 전문가를 영입해 전사 차원의 전담조직을 출범시키고, 초거대 AI 개발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LG 그룹의 AI 비전 및 목표는 무엇입니까?
LG 그룹 전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고, 유플러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직접 AI 서비스를 개발하기보다는 해외 선도 AI 서비스나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시점에 빠르게 전달하는 것이 전략입니다. 협력적 플랫폼의 역할이 강하다고 할까요. IPTV의 “넷플릭스”나 “아이들나라”의 서비스는 매우 성공적이였고 브랜드 이미지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특히 30대 여성 고객 인식이 긍적적으로 바뀌었습니다.
Q. 아직까지 킬러 서비스가 없어서, AI 서비스가 활성화되지 못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AI 서비스 현황은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언어인식 분야에서 상품검색, 이미지인식 분야의 자동차 번호판 인식, 안면인식 기술 기반의 보안키, 사진 분류 AI 기술 등은 이미 활성화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소비자가 가장 많이 쓰는 것은 사진 보정앱인데 요즘 유행하는 앱 수준은 단순히 메이크업 효과뿐만 아니라 나이대 변경까지 가능한 수준까지 올라왔고 누구나 한 번 정도는 써 봤을 정도로 보편화 되어 삶에 녹아든 것 같습니다.
Q. 팀장님이 생각하시는 인공지능이란 무엇일까요?
현대의 인공지능이라고 한다면 다음의 3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인지기관보다 더욱 다양한 센서들의 정보를 통합 인식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인간의 문제해결 처리속도나 비용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의 효용성이 있어야 하며, 셋째 문제해결 결과를 한 번에 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피드백을 통해 정확도나 만족도를 더 올릴 수 있는 반복 학습 알고리즘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의 기능을 충족시켜야 현대의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Q. 본인이 AI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AI로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개인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의약품을 개발하는 프로세스에 인공지능을 쓰고 싶습니다.
Q. LG유플러스가 2018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AI,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 핵심 분야에 경쟁력있는 신규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보・예비 유튜버를 위한 플랫폼” 서비스로 사내벤처 프로그램에 선발되셨는데,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게 되신 배경은 무엇이고, 활동하시면서 느꼈던 애로사항 등은 무엇이 있을까요?
지난 1년 6개월 정도 영상 크리에이터 등을 대상으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꾸준히 인터뷰를 해왔습니다. 1인 크리에이터들은 영상 기획, 제작도 어렵고, 이런 학습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돈에 비해 수익창출 기회는 작고,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 해서 매우 지치고 힘들어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5만 뷰의 영상이 받는 수익은 5만원에 불과한데, 영상 하나 제작에 30~40만원의 비용과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더 많은 수익을 창출 하기 위해서는 결국 간접광고를 해야 하는데 대형 유투버들은 MCN이나 기획사를 통해 쉽게 기회를 얻지만 1인 크리에이터에게는 요원한 일입니다. 저희는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고민 결과 클라우드 기술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서, 초보 또는 예비 크리에이터들의 투자 및 학습시간 부담을 줄여주고, AI・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크리에이터와 광고주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소위 디지털 MCN을 통해 서비스 대상 범주를 유명 크리에이터에서 일반 크리에이터까지 넓힌 것이죠.
애로사항이라고 하자면,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다 보니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이 돌아가게 끔 선도모델을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습니다. 고객 파일럿 테스트를 하며, 저희의 뜻을 이해하고 동참해 주는 기관들과 함께 새로운 모델을 개발해 가고 있습니다만, 전체 에코시스템 안의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동참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Q.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유튜버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유튜버가 꿈인 아이들도 많구요. 현재 기획하고 계신 서비스가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또한 제공하시고 계신 서비스에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도 알려주세요.
유튜버들에게는 학교처럼 영상 기획・편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식이나 이론 위주로 가르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우선 배울 시간과 비용이 부담이 되고, 이론적 교육을 받아도 실제로 작업을 하려면 결국 남들이 하는 것을 보고 다시 따라해야 합니다. 각자 만들고자 하는 콘텐츠 장르가 있을 것이고, 그 장르에 맞는 편집기술을 맞춤형으로 가르쳐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시는 60대 분들을 대상으로 영상편집 강의 고객 파일롯 테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 기존의 특정 브랜드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A-Z까지 쉽게 설명한다는 식의 방법은 맞지 않습니다. 저희는 부동산을 홍보할 수 있는 영상 포맷과 그에 필요한 영상 제작기법을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여 진행을 하였습니다. 부동산 콘텐츠를 만들 때 쓰는 기법들만 뽑아서 알려드렸더니, 3일 만에 부동산 콘텐츠를 제작하셨습니다. 쓰고 계신 컴퓨터도 사양이 낮았는데, 어플리케이션 가상화를 통해 바로 네이버로 접속해서 전문가들이 쓰는 SW를 쓸 수 있게 해드렸습니다. 만약 저희 서비스가 없었다면 고사양의 컴퓨터도 구매해야 하고, SW도 사야 하고, 교육도 받아야 해서 투자가 많이 들어가는데 이런 것들을 한 번에 해결해드린거죠.
또 하나의 문제는 유튜브를 하더라도 결국 마케팅과 영업이 중요한데,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이미 구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이 좋은 영업기회, 수익처 스스로 찾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부분을 AI 매칭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기존 활동 이력을 기반으로 광고주와 크리에이터를 매칭하는 것이죠. 개인 유튜버들에게도 기회의 시장을 열어드리고, 전체 에코시스템도 훨씬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공지능의 대중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AI 기술은 인류를 위해 어떻게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AI 기술은 대기업을 위한 특정 솔루션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가 되고 배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전문적인 재무적 지식이 없더라도 투자할 수 있는 투자 관련 AI나 법률상담 AI, 장애인 인지기능 보완 AI 등 일반 서민도 AI의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4차위는 소수의 기업, 개인이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이용을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인공지능 기술을 쉽고 편리하게 개발하거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 AI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모든 국민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누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인공지능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AI 대중화”에 대한 의견 및 “AI 대중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제일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직 우리나라는 대중화를 위한 연구가 시작됐다고 뚜렷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수준인 것 같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는 기업에 수익이 되지 않는 분야에는 연구 투자를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AI 관련 인력이 별로 없고, 인건비 인플레이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많은 인건비를 주고 채용했으니 그 이상의 수익 창출이 필요하고, 따라서 당장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죠. 우리나라는 인구도 적은 나라인데 한정된 AI연구 인력이 다 수익사업에 빠져 있으니 공공이나 인공지능 대중화를 위해 연구를 할 수 있는 씨앗은 없는 것입니다. 인공지능 대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요즘 모든 부분에 있어 플랫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플랫폼의 경우 표면적 혜택과 이면을 함께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AI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는 겉보기에는 소규모의 사업자 또는 개인사업자가 적인 비용으로 기존 소수의 사업자가 지배하고 있던 시장에 동등하게 참여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같지만, 이면에서는 노출 우선순위, 물류 시스템, 결제, 필요한 정보 제공기회, 특정 제조사 디바이스와의 결합 등을 통해 모든 혜택을 플랫폼 업체가 가져가는 구조가 됩니다. 따라서 AI 대중화를 위해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기술의 효용성 외에 그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 플랫폼의 이면경제와 사이드 이펙트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인공지능 기술을 이야기할 때 우려하는 것들로 개인정보나 사생활 침해, 일자리 대체, 특정 기업 및 국가의 통제, 빈부격차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들은 결과적으로 “인공지능 대중화”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견 부탁드립니다.
공론화에 참여하는 주체들을 보면, 대부분 기존사업과 기존 에코시스템에서의 이해, 자기 이기주의를 고수하기 위해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 경우가 파다한 것 같습니다. 결국 기존 사회의 이해관계에 충실한 사람들이 공청회라는 형식을 빌려서 자신들의 의견만 이야기하는데 그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미래의 변화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아닌 새로운 연구주제로서 투자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엑스레이만 찍어도 훨씬 정확한 검진이 가능하고 법률 관련해서도 AI가 답을 한지 오래 되었고 대학시험 평가도 AI가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람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그 일을 하던 사람이 그 이해관계에 따라서만 제도를 설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밥그릇이 없어질까봐 두려워서 그런 것이겠죠. 미래 이미지에 대한 모습들이 연구를 통해서 명확해져 가면 그만큼 진화해 나가는데 장애물이 줄어들 것 같고, 그래서 연구 차원의 투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위와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인공지능 대중화”는 어느 정도 진척됐다고 보시나요?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대중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충분히 전파가 되지 않은 단계라고 할까요.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 보면 AI는 굉장히 부유한 큰 기업에서만 하는 선도기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기술만 뜯어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기술입니다. 20년 전에도 있었던 기술인데, 다만 그 당시에는 컴퓨팅파워나 인프라가 굉장히 허술했기 때문에 어려웠을 뿐이지 기술적으로는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쉬운 기술이라고 인식을 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Q. 우리나라가 “인공지능 대중화”를 추진하는데 긍정요소와 제약요소는 ?
긍정적인 측면은 우리 국민들이 새로운 이슈에 대한 반응이 강하고, 교육열이 높다는 점입니다. 반대로 인공지능 관련된 인력을 대기업이 다 흡수해가고 있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요즘 인공지능 기술자뿐만 아니고 심지어는 IT 개발자도 다 휩쓸어 가고 있습니다. 인력수급 문제가 가장 큰 우리나라의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발인력에 대한 인건비 인플레이션도 심각한 추세구요. 중소기업, 스타트업도 쓸 수 있는 도메인 지식을 가진 인공지능 인력풀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인공지능 대중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인공지능 대중화”를 추진 중인 4차위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저는 인공지능 대중화가 현대의 출애굽기라고 생각합니다. 출애굽기 시대는 이집트 농경 사회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그 장소에서만 노동만 하고 국가 기관에서 세금을 걷어가는 노예와 같은 삶의 시대였습니다. 모세는 자유 유목민으로서 그 세상・제도에서 벗어나 행복을 찾으라는 가이드를 실천한 지도자인데 AI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기존 산업 제도의 역할과 구조에서 해방되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주얼리 시장을 봐도 과거에는 보석 상점만 돈을 벌고 디자이너와 생산노무자는 월 10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으며 살았는데, 요즘은 AI・AR 등을 기반으로 하는 직거래 플랫폼이 생기면서 개인도 월 2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됐습니다. 결국 대규모 사업주가 아닌 개인이나 자영업자도 시장의 파이를 크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휴먼링크를 해주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데, AI가 이를 가능하게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4차위의 AI 휴먼링크 프로젝트는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좀 더 확산시켜 나가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