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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십여 년간 우리 교육체제를 지배해 왔던 신자유주의적 관점에 대해 최근 다양한 비판과 대안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적 논리로 교육소비자를 양성하던 체제에서 이제는 민주적 시민을 양성하는 교육으로,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사회적 자본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그리고 삶과 배움을 일치시키는 교육으로 전환이 모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자연스럽게 학교의 울타리가 낮아지고 지역 네트워크 안에서 배움이 이루어지는 사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미 미래교육 담론에서도 학교라는 울타리와 교실이라는 제한적 공간에서 벗어나 지역의 맥락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천적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이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하여 교과교육뿐만 아니라 창의적 체험활동, 민주적 시민교육, 진로교육 등을 지역의 사회·경제적 맥락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려는 마을교육이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마을교육공동체는 2011년 경기도교육청에서 처음 시작한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성장하면서 부각되었던 측면이 있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통해 생태적, 민주적, 참여적 교육프로그램을 전개하였고, 이러한 흐름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학교와 지역사회의 협력뿐만 아니라 방과 후 교육과 돌봄을 지역의 교육력으로 해결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혁신교육지구 사업의 핵심은 바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협력에 있다. 그동안 교육의 변방에 위치해 있던 지방자치단체가 이제는 엄연한 교육의 주체로서 역할을 하게 되고, 지역사회가 교육적 기능을 회복하면서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생태계 안에서는 유기적인 관계망에 기초하여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와도 배움이 이루어질 수 있다.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자 스스로 구성하는 주체적 학습과정을 거치고, 배움의 결과는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공진화로 나타나게 된다.
생태적 마을교육공동체는 지역화된 교육을 지향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마을을 통해서 배우고, 마을에 관해서 학습하고, 그리고 마을을 위해서 실천하는 것이 지역화된 교육이다. 아이들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서 이제는 지역이 하나의 학습생태계가 되어야 한다. 생태적 배움은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을 취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성과 지향적이고 경쟁우위를 강조하는 교육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이러한 지역교육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다양한 교육 주체들이 참여하는 탈중심적 연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탈중심적 연대란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그리고 주민자치의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관계 설정을 의미한다. 마을교육을 위한 협력적 거버넌스는 그동안 우리가 실천해 왔던 민·관·학의 협력적 참여를 통한 권한의 분배를 넘어서 교육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는 민주적 실천이 되어야 한다.
교육행정의 역할이 그 동안 학교와 교육관청의 관계 속에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교육운영 체계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지방자치와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다자간의 협치 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할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협치의 구조를 통해 미래교육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