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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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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역뉴딜인가?

작성자
관리자
게시일
2020.08.21
조회수
2,513
이기원
한림대학교 데이터과학융합스쿨 교수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코로나19의 대유행 상황에서도 우리의 성공적인 방역과 확산 방지에 세계가 호평을 보내었다. 주간지 시사인과 KBS 한국방송이 공동기획한 대규모 웹조사(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인의 세계’-의외의 응답편, 2020. 6. 2., 시사IN)에서 이러한 성공적 K-방역의 요인으로 민주적 시민성과 수평적 개인주의가 꼽혔다. 


  이는 ‘자유로운 개인인 동시에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힘으로 성공적 방역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대유행의 전조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19의 장기화 예상에 따라 코로나19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삶 준비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에 더 심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제조업 생산지수 동향, 서비스업 생산지수 동향, 그리고 취업자 수 증가 동향으로부터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1/4분기에 수도권 취업자 수는 15.8만 명이 증가한 데 비하여 비수도권 취업자 수는 23.5만 명 감소위기로 나타났다. 없는 사람들에게 더 심각한 피해를 남긴다는 것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저출산, 고령화, 양극화를 국내 위기의 주요 현상으로 꼽고 있었다. 분명히 건강장수는 온 인류의 희망이지만 고령화는 후손들에게 무거운 부양의 짐으로 간주된다. 저출산이 바로 고령화를 가속하는 요인의 하나이다. 그런데 지방의 젊은이들은 교육과 취업을 이유로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한다.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수도권은 높은 주거비와 교육비 등으로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되어 서울의 경우 합계출산율이 0.72에 불과할 정도로 극심한 초저출산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바로 교육과 취업 기회의 불평등을 초래한 불균형 발전인 것이다. 양극화, 수도권 인구 비중 50% 돌파, 수도권 집값 광풍 등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 근본 원인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바로 불균형 발전에 기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 7월 14일,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였다.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3대 분야의 28개 과제에 2025년까지 160조원(국비 114조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19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발표 내용만 보아서는 중앙부처 중심으로 추진체계가 구성되어 지역의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의문에 답하듯이 7월 21일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은 수도권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국가발전의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단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회복의 발판이 되며, 중장기적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한 차원 높여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 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판 뉴딜이 계속 진화해 나갈 중심에 지역이 있고, 정부는 지역주도형 뉴딜을 추진하고자 하며, 지자체가 한국판 뉴딜을 지역에서 구현하고, 창의적인 지역 뉴딜을 만들어내는 주역”이라고 하였으며, “중앙과 지방  간에 강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따라서 한국판 뉴딜은 기존의 3R(구제-Relief, 회복-Recovery, 개혁-Reform)을 지역(Region) 주도로 추진하여야 한다. 주민과 지방정부, 그리고 공공기관이 함께 기획하여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과정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조정 역할을 수행하고, 부처별 집행에 따른 부처 간 칸막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다부처 묶음 사업으로 기획하고 포괄 집행할 수 있도록 지역발전투자협약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사업은 지역 주도 상향식으로 발굴하되 사회 혁신적 접근 방식을 채택하여 지역 주민 스스로 지역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되도록 하고, 발굴한 사업은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조직하고 운영하여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택함으로써 중앙부처가 주도하여 하향식, 획일적으로 집행할 때생기는 중복성과 비효율을 극복하고 코로나19 극복의 요인으로 꼽히는 ‘자유로운 개인인 동시에 공동체에 기여하고자 하는 시민’을 길러내 지역이 주도하는 자립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