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초청되어 프란치스코 교황, 미국 바이든 대통령 등과 함께 연설
- 격차를 줄이는 ‘사람 중심 회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연대와 협력’ 강조
- ‘상생형 지역일자리’, ‘한국판 뉴딜’을 예시로 들며 경제·사회 구조변화 속 일자리의 변화가 필요함을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17일(한국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제109차 국제노동기구 ILO 총회 국가정상 세션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1991년 한국의 ILO 가입 이후 30년 만에 한국 대통령 최초로 총회에 참석하게 되었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로 초청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큽니다.
이번 총회의 메인행사인 “일의 세계 정상회담(World of Work Summit)” 세션에서는 문 대통령 이외에도 프란치스코 교황,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민주 공화국 대통령, 안토니우 코스타 포르투갈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연설이 차례로 진행되었습니다.
문 대통령의 연설 주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람 중심 회복(human-centered recovery)’입니다. 문 대통령은 불평등 심화, 디지털 전환 가속화, 기후 위기 등 코로나19가 ‘일의 세계’에 미친 영향을 언급하며 위기 극복과 함께 일자리의 양과 질 확대를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초반, “감염병이 전 세계를 흔들며 전 세계 2억 5천만 개의 일자리를 사라졌다”며 “이 타격은 취약계층에게 더욱 가혹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 한 기업, 한 나라의 회복에 그칠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 모든 기업, 모든 나라가 골고루 함께 회복해야 일자리를 지키고 불평등을 막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은 “일자리의 대변화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이 ILO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회복’”이라 설명하며 “‘모두를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사정이 힘을 모으기로 했던 ‘ILO 100주년 선언’의 실천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노사와 지역주민, 지자체가 협력해 일자리를 만드는 한국의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이야기 하면서 “현재 여덟 개 지역에서 상생 협약이 체결되었고, 총 460억 불 투자를 통해 13만 개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한국은 일자리 위기 극복을 위해 연대와 협력, 나눔과 포용의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한국판 뉴딜’을 소개하며 “디지털·그린 경제 전환이 빨라짐에 따라 한국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1,400억 불의 재정을 투자하여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가속화되는 경제·사회 구조변화 속 신기술·신산업 분야의 성장과 일자리 증가에 대해 “직업훈련체계를 개편하고 취업지원 서비스를 강화하여 노동자들의 일자리 변화가 원활할 수 있도록 돕겠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플랫폼 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고용 관계가 확산되고 있는데 ILO를 중심으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는 역설적으로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분야의 노동 가치를 느끼게 해주었다”며 필수 노동자의 처우 개선에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회복’의 시작은 우리 주변에서 마주치는 노동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일자리의 양과 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다. ‘사람 중심 회복’을 통해서만 ‘사람 중심 경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