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쟁의 예수’ 故 에밀 카폰 신부, 태극무공훈장 수상
- 호주 왕립연대 소대장으로 참전했던 콜린 칸 장군, 국민훈장 석류장 수상
- 문재인 대통령, 역대 대통령 최초로 ‘유엔군 참전의 날’ 훈장 수여
- 에밀 카폰 신부의 유가족 “이 훈장은 참전용사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함을 상기시켜 주는 훈장”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미국 참전용사 故 에밀 조세프 카폰(Emil Joseph Kapaun) 군종 신부와 호주 참전용사인 콜린 니콜라스 칸(Colin Nicholas Khan) 장군에게 각각 태극무공훈장과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여하며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의 인연을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 ‘유엔군 참전용사 훈장 수여식’에서 “오늘은 한국전쟁 정전 68주년이자 아홉 번째 맞는 ‘유엔군 참전의 날’”이라 소개하며 “역대 대통령 최초로 ‘유엔군 참전의 날’에 훈장을 수여하는 영광스러운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 3월, 70년 만에 미국 하와이 국립태평양기념묘지에서 카폰 신부님의 유해를 찾은 것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부상당하고 포로가 된 극한 상황에서 부상자들을 돌보고 미사를 집전하며 적군을 위해 기도하던 신부님의 정신은 대한민국 가톨릭 군종의 뿌리가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신부님의 성스러운 생애는 미국과 한국은 물론 인류의 위대한 정신적 유산”이라며 “오늘의 훈장이 유가족과 신부님의 정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가 되길 바란다”고 언급했습니다. 카폰 신부는 한국전쟁 당시 자진해서 전선에 남아 군종 신부로서의 사명을 다하다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하여 ‘한국전쟁의 예수’, ‘6.25전쟁의 성인’으로 불립니다.
또한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 때 파병된 호주군의 업적을 말하며 칸 장군을 소개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호주왕립연대 소대장이었던 칸 장군님은 죽음의 고비를 넘긴 뒤 전쟁 후에는 대한민국 발전상을 호주 전역에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며 “전쟁 때 함께 싸웠고, 전후 복구에도 큰 힘이 되어준 장군님과 호주 참전용사들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이날 훈장 수상은 카폰 신부의 조카인 레이먼드 에밀 카폰(Raymond Emil Kapaun)과 칸 장군의 조카손녀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칸(Katherine Elisabeth Khan)이 대리 수상하였습니다. 문 대통령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에밀 카폰 신부 유족에게는 6.25전쟁 당시 카폰 신부가 착용하던 십자가가 달린 철모를 구현한 기념물을 선물하였고 칸 장군의 유족에게는 호주군이 참전했던 가평전투를 기리는 가평석 기념석패를 선물하였습니다.
레이먼드 카폰은 “이 훈장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6.25전쟁 참전용사 및 전사자들께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는 훈장”이라며 “다시 한번 저희 삼촌을 대신하여 감사드린다. 대한민국은 저의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로 남았기 때문에 꼭 다시 방문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칸 장군의 조카 증손녀 이매진 스미스는 “콜린 칸 증조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오늘 훈장 수여식 참석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한국어로 말한 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참석하지 못해 굉장히 아쉬워 하셨는데, 이 영광스러운 상과 영예를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수여식에는 카폰 신부의 박애정신을 기리기 위해 설립된 광주광역시 살레시오고등학교의 변성문 학생이 카폰 신부의 공적을 소개하였고 호주 참전용사들이 활약한 가평전투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가평고등학교의 원예슬 학생이 칸 장군의 공적을 소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