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향년 88세로 20일 밤 별세한 故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빈소를 찾아 유족께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빈소에 국화꽃을 헌화한 뒤 고인의 아내 김송자 여사께 “(고인은) 사회적으로도 아주 큰 어른이셨고, 또 우리 후배 변호사들 또 법조인들에게 아주 큰 귀감이 되셨던 분”이라며 “저를 아주 많이 아껴주셨는데 너무나 애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빈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해동 목사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이 목사는 한 전 원장과 함께 오랫동안 같이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원로 목사입니다. 문 대통령은 “좀 더 건강하시고 우리 사회 원로로서 많은 가르침을 주셔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 전 원장은 약 60년 간 민주화와 인권 신장을 위해 기여한 1세대 인권변호사로, 동백림 사건(1967), 민청학련 사건(1974), 인혁당 사건(1975), 김대중 내란음모 조작사건(1980) 등 굵직한 사건들을 도맡아 ‘시국사건 1호 변호사’로 꼽힙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SNS 메시지를 통해 “한 변호사님과 인연은 제가 변호사가 되기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간다”며 “대학 4학년 때 유신반대 시위로 구속되어 서대문 구치소에서 감방을 배정받았던 첫날, 옆 감방에서 교도관을 통해 새 내의 한 벌을 보내주신 분이 계셨는데 바로 한 변호사님이었다”고 고인과의 각별한 인연을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모르는 대학생의 그런 사정을 짐작하고 마음을 써주신 것이 그때 너무나 고마웠고, 제게 큰 위안이 되었다”고 추억을 회상하며 고인의 영원한 평화와 안식을 빌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