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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의 날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기뻤고요. 오늘 기념행사를 한다고 해서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미리 참석한다고 하면 번거로울 것 같아서 조용히 왔습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도 온 마을이 필요합니다. 엄마 혼자서, 혹은 아빠 혼자서,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 홀로 아이를 키우시려면 얼마나 힘드실지 감히 짐작도 안 되지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이를 키우는 일이 동시에 저를 향상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는데, 제 인생의 큰 과제일 만큼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오늘이 문재인 정부 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지난 1년간 제가 무슨 일을 했나 돌이켜봤습니다. 가장 인상에 남은 일이 한부모 가족과 함께한 일정들이었습니다. 청와대 업무가 안정되자마자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이 있었던 미혼모시설 엄마와 아이들을 청와대에 초청했습니다. 아마 그 아이들이 청와대에 방문한 최연소 손님이었을 거예요. 방 하나를 그때 놀이터로 바꾸고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아이들과 엄마들이 한바탕 정말 정신을 쏙 빼놓고 갔는데, 그러고 나니까 권위적인 청와대가 한결 사람 사는 집 같아졌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어느 날은 할머니가 돌봄을 도와주시는 가족을 만났는데, 할머니는 예쁜 손주, 딸을 보면서도 흐뭇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딸을 보면서 한숨을 몹시 쉬고 하셨어요, 딸 걱정 때문에. 그러나 할머니 눈에는 딸, 손주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또한 가득 차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2017년을 마무리하는 송년 행사에서 "내년 소망은 오직 아이가 아프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고는, 또 미혼모 엄마가 아이와 둘이 살 집 걱정을 하는 엄마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무대에서 당당하게 "미혼모는 4등급"이라고 노래하면서 양육비 문제며, 법정 한부모 가족의 소득기준 향상 문제를 이야기하는 엄마들도 만나봤습니다.
몇 차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고 그것으로 사정을 다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생활하다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차별을 일상적으로 겪어야 합니다. 여전히 육아, 교육, 일과 생활을 함께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무심한 듯 날아오는 날카로운 편견에 마음을 많이 다치기도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양육을 선택한 한부모가 스스로 당당해지고 있고, 세상도 그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습니다. "아빠가 없어도, 엄마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해요", "고민은 했는데 낳기로 했어요", "걱정은 했지만 입양 안 보내고 제가 키우기로 했어요" 이런 한부모들의 당당한 모습이 계속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와 관련 정부 기관이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건 큰 기쁨이면서 동시에 많은 힘이 드는 일입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이 지극하기 때문에 다양한 가족이 모두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사회적 편견, 또는 제도적 미비로 양육이 더 힘들지 않은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한부모 가족의 권리는 곧 아동의 인권이기도 합니다. 사회가 출산과 양육을 돕고, 아이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때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고 미래가 발전하는 것입니다.
오늘로써 한부모가족의 날이 공식화되었습니다. 사회는 이미 변화하고 있고, 점점 더 다양한 가족의 형태도 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와 한부모가족 날 제정으로 우리 사회의 편견이 사라지고, 인식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