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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 ‘마지막 무애도인’으로 존경받으셨던
신흥사와 백담사 조실
오현 스님의 입적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의 한글 선시가 너무 좋아서
2016년 2월 4일 <아득한 성자>와 <인천만 낙조>라는 시 두편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
이제사 털어놓자면,
스님께선 서울 나들이때 저를 한번씩 불러 막걸리잔을 건네 주시기도 하고
시자 몰래 슬쩍슬쩍 주머니에 용돈을 찔러주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묵직한 ‘화두’도 하나씩 주셨습니다.
언제 청와대 구경도 시켜드리고,
이제는 제가 막걸리도 드리고
용돈도 한번 드려야지 했는데
그럴 수가 없게 됐습니다.
얼마전에 스님께서 옛날 일을 잊지 않고
<아득한 성자> 시집을 인편에 보내오셨기에
아직 시간이 있을 줄로 알았는데,
스님의 입적 소식에 ‘아뿔싸!’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스님은 제가 만나뵐때마다 늘 막걸리잔과 함께였는데,
그것도 그럴듯한 사발이 아니라
언제나 일회용 종이컵이었습니다.
살아계실때도 생사일여, 생사를 초탈하셨던 분이셨으니
‘허허’하시며 훌훌 떠나셨을 스님께
막걸리 한잔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