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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

2018-06-18

오늘 수보회의는 현장에 참석한 분들뿐 아니라 비서실 직원 모두가 책상에서 업무관리시스템을 통해 모니터로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 청와대 직원들이 문서를 통해서 수석보좌관회의 결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수보회의 논의 내용을 직접 보면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런 시스템 되기를 한편으로 바라왔는데 또 다른 한편으로는 민감한 현안도 있고, 또 미리 알려지면 곤란한 내용들도 있어서 그동안 실현을 못해 왔습니다. 오늘 회의 결과를 이렇게 좀 보고 하면서 앞으로 이런 방안들 확대하든지 하는 것을 검토해 주기 바랍니다. 


오늘은 어쨌든 우리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이 다 함께 이렇게 회의를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께 특별히 당부 드리는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난번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아주 압도적인 그런 승리를 거뒀고, 또 국정에 대해서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았습니다. 아주 기쁜 일입니다. 한편으로 아주 어깨가 무거워지는 그런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갚아야 할 외상값이 많다하더라도 우선은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게 개인적으로 압도적 승리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는 것 이상으로 이번 선거 결과에 아주 깊은 감회를 갖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그런 지역주의 정치, 그리고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그런 분열의 정치는 이제 끝나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지역주의 정치, 분열의 정치구도 속에서 어떤 정치적 기득권을 지켜나가는 그런 정치도 이제는 더 이상 계속될 수 없게 되었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저로서는 제가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의 하나, 가장 중요한 목표 중의 하나를 이룬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정말 꿈꿔왔던 그런 일이고, 3당 합당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눈물을 흘리면서 노력한 그런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에서 정치하는 분들은 조금 실감이 덜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런 아까 지역주의 정치구조, 그 다음에 색깔론에 의존하는 이런 분열의 정치에서 벗어나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그렇게 믿었습니다. 


이번에 아주 높은 투표 참여와 정말 성숙한 주권자 의식으로 새로운 정치 마련해 주신 우리 국민들께 다시 한 번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그런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적으로 우리 청와대 비서실 모두와, 그 다음에 또 내각이 아주 잘해 준 덕분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덕분이다, 또는 대통령의 개인기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렇게 말씀하실 분도 있지만 그것은 정말 온당치 못한 그런 이야기입니다. 대통령이 혼자서 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뭔가 좀 잘했다면, 그리고 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면 그것은 함께한 우리 청와대 비서실이 아주 잘했다는 것이고, 또 함께한 우리 문재인 정부의 내각이 잘했다는 뜻입니다. 물론 부분 부분적으로는 청와대 비서실 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각에서도 부처별로는 부족한 부분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 청와대 비서실, 또 하나의 팀으로서 우리의 문재인 정부의 내각, 정말 잘해 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또 내각과 청와대 비서실 간에도 하나의 팀으로서 아주 잘해 주셨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 임종석 실장, 장하성 실장님, 정의용 실장님을 비롯한 우리 비서실 직원 모두에게 다시 한 번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낙연 총리님 비롯한 우리 내각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가 이낙연 총리님에 대해서는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총리추천제,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하는 그런 제도를 주장할 때 제가 그렇게 된다면 이낙연 총리님 같은 좋은 분을 과연 총리로 모실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총리추천제도를 통해서 협치를 이렇게 잘하자는 뜻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우리 정치 문화가 성숙한 그런 문화를 갖추고 있다면 아마도 협치를 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제도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우리 국회 상황에서는 이낙연 총리님 같은 그런 좋은 분을 모시기가 힘들 것이다, 그런 뜻이었습니다. 어쨌든 우리 부처도 이낙연 총리님을 비롯해서 정말 잘해 주셨습니다. 

개개인들로도 다 잘해 줬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하나의 협업이라는 면에서도 아주 잘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청와대 비서실에서도 지난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정말 자부심을 가지고 아주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까지, 오늘 이 순간까지입니다. 지난번에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일입니다. 그냥 우리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그런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합니다. 지지가 높았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뜻입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 같은 그런 채찍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지지에 대해서 답하지 못하면, 그리고 높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기대는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의 골도 깊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 정치사를 보더라도 앞에 선거에서의 승리가 그 다음 선거에서는 아주 냉엄한 심판으로 그렇게 돌아왔던 그런 경험들을 우리는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사례들 많이 있죠. 


그래서 오늘 정말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것은 지난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 한편으로 기뻐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무거운 이 두려운 마음을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다라는 특별한 부탁 말씀을 좀 드립니다. 그런 두려운 마음속에서 제가 주문하고 싶은 자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역시 유능해야겠다라는 것입니다.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저는 유능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와대는 대한민국의 국정을 이끄는 곳입니다. 국정을 이끄는 중추고, 국정을 이끄는 두뇌고, 그렇게 본다면 청와대야말로 정말 유능해야 합니다. 한 분 한 분이 자기 업무에 유능할 뿐만 아니라 국정은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협업이라는 면에서도, 또 부처하고의 사이에 협력 관계를 제대로 구축한다는 면에서도 다 유능해야 합니다. 

실제로 지금 청와대에 계시는 분들은 그동안 각계 각 분야에서 정말 충분히 유능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셨기 때문에 청와대로 이렇게 발탁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정말 이렇게 유능해진다는 것이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들 처음 해보는 일이거든요. 대통령도 처음해 보는 것이고, 비서실장도 처음해 보는 것이고, 다들 처음해 보는 일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해왔던 일하고는 전혀 차원이 다른 그런 일입니다. 그런 일을 처음하면서 잘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이 있다면 제가 과거 청와대서 4년가량 있어 봤고, 또 어깨너머로 대통령이 하는 일을 봐왔다는 그것만큼 저한테 도움이 되는 게 없습니다. 그만큼 경험도 중요한 것인데, 그런 면에서 보면 모두 다 1년의 경험을 다들 가졌기 때문에 이제는 처음해 보는 일이여서 뭐 좀 서툴 수 있다라는 핑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는 정말로 유능한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하나의 팀으로서 어떤 협업 이런 면에서도. 대통령에게 유능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그 유능함을 보여줘야 된다는 자세를 꼭 좀 명심해 주시길 바라고요. 


두 번째로는 우리가 늘 강조하다시피 역시 이제 도덕성입니다. 

우리가 뭐 다 여소야대 아닙니까. 우리가 정치 세력이라는 면에서는 우리는 결코 다수의 세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런 가운데 우리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힘은 국민들의 지지밖에 없는 것이고, 또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높은 도덕성입니다. 

우리는 상대적으로 이런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도덕적 가치를 더 이렇게 높게, 이렇게 좀 존중하는 그런 DNA를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 만큼 또 국민들이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또 더 높습니다. 상대적으로 조금 작은 도덕적인 흠결만 보여도 국민들로부터 훨씬 많은 그런 질타, 또 비판을 받게 됩니다. 특히 또 우리 정부 과제가 적폐청산, 가장 중요한 과제가 적폐청산이고, 그 중심에는 부정부패의 청산 이것이 놓여있는데, 우리 스스로가 도덕적이지 못하다면 그런 국민들이 바라는 그런 중요한 국정 과업을 제대로 해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역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것을 왜 인제 강조하는가 하면 지난 1년간 정말 잘해 주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어떤 도덕성 이런 면에서 지금 청와대는 거의 뭐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고 우리가 자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역대 정부를 보더라도 2년 차, 3년 차 이렇게 접어들면 그런 도덕성이라는 면에서도 늘 사고들이 생기곤 했습니다. 그만큼 익숙해지면서 마음이 해이해지기도 하고, 또 초심도 잃게 되고 그런 것이죠. 

우리가 2년차 맞이해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 도덕성이라는 면에서도 한번 더 자세를 가다듬어야 되겠다 이런 결의들을 함께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제가 강조해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태도입니다. 제가 세 번째로 말씀드리기 때문에 세 번째로 중요하다 이런 뜻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우리나라 정치와 우리나라 공직에서 지금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저는 태도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국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태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는 태도, 사용하는 언어, 표현 방법, 이런 태도들이 나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코 형식이 아닙니다. 이 태도는 저는 거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게 본질인가 하면 국민들을 모셔야 하고, 국민들을 모시는 그 존재가 정치인들이고 공직자라면 그런 모시는 어떤 본질이 태도에서 표현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우리 정치와 공직이 국민들의 어떤 기대나 눈높이하고는 가장 동떨어진 그런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히려 정치나 공직의 경력이 오래될수록, 또는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이런 태도에서 국민들의 기대하고 어긋나는 그런 부분들이 더 더욱 많아지는 것이 실정 같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볼 때는 정치 세계나 공직 세계는 마치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고, 하는 행동방식도 다르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뭔가 국민들하고는 다른 별세계같이 그렇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제가 바깥에서 정치를 보던 눈도 그랬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정말로 국민을 받드는, 그리고 겸손한 그런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된다고 봅니다. 

특히 청와대는 국민들이 보기에는 가장 높은 곳에 있습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공직자들이 우리 다 여러분들입니다. 아마 우리 청와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실감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오면 뭐 위에 상급자들이 즐비하게 있고, 더 일찍 출근하게 되고, 더 늦게 퇴근하고, 주말에도 일하고, 스트레스 많고, 그래서 어디보다 노동 강도가 더 강한 그런 직장처럼 여겨질 수 있겠지만 국민들이 보기에는 청와대는 까마득히 높은 곳이에요. 뭐 우리 실장님들이나 수석비서관뿐만 아니라 그냥 행정요원들도 국민들이 볼 때는 정말로 높은 곳에 있는 그런 사람들입니다. 한 분 한 분이 다 청와대를 대표하고, 말하자면 저를 대신하는 비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 행정요원이 전화를 받더라도 그 전화는 저를 대신해서 받는 것입니다. 친절하게 대응하면 친절한 청와대가 되는 것이고, 조금이라도 이렇게 친절하지 못하게 그렇게 전화를 받으면 아주 고압적인 청와대, 권위적인 청와대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태도 면에서도 우리가 좀 각별히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해야겠다, 그런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아마 오늘 민정수석이 이렇게 또 안건보고도 할 텐데요, 우리 민정수석실에서 악역도 맡아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 결론을 말하자면 이번 선거 결과에 자만하지 말고,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각오로 정말 국민의 기대에 맞게 잘하고, 그다음에 유능함으로 성과를 보여드리자 하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