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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님께 드리는 편지 - 2016년 6월 14일
노회찬 의원님,
지난번 주신 책을 귀히 잘 읽었습니다.
제가 원래 황현산 선생님의 맑은 글을 좋아하는데,
더러 신문에 실린 글을 조각 조각 읽다가
이렇게 모아서 보니 울림이 더 큽니다.
시대의 비천함을 함께 마음 아파하고
더러 못생긴 것, 낮게 놓여있는 것, 투박하거나 소박한 것을 향하는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을 언제나 좋아합니다.
‘어디에나 사람이 있다’는 것을 찬찬히 일러주시는 시대의 어른으로부터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배웁니다.
선생의 글 구절구절에서 저의 처지를 생각해봅니다.
새 시대가 열린 줄 알았는데, 현실은 여전히 아픈 일들로 가득합니다.
저야말로, 이제는 “그 책임을 어디로 전가할 수도 없는 처지”에 이르러서 마음만 공연히 급해집니다.
그러나 이 나라가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염원을 버리지 않고, 인간답게 살기를 애쓰는 백성이 있어, 옛날과는 많이 달라진 세상이 되었다”는 믿음을 가지고 멀리 보고 찬찬히 호흡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우체국 창구를 뛰어넘을 때 같은 충동이 많이 일겠습니다.
그 때마다 화를 내는 대신, 커피 한잔을 뽑아 권하는 지혜와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의원님께서 지혜를 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2017.06
김정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