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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온병에 커피를 들고, 25분 동안 청와대 경내를 거닐었습니다
- 기업의 미세먼지 연구소, 반도체 수출, 대북사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와대 영빈관에서의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신영 회장인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함께 했습니다.
커피가 담긴 보온병을 손에 든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함께 한 길은 본관을 시작으로 불로문, 소정원을 지나 녹지원까지의 코스였습니다.
김수현 정책실장은 오늘 날씨와 기업의 미세먼지 연구소를 주제로 말문을 열었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대통령의 건강관리에 대해 묻기도 했습니다. 건강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은 "못하는 거죠, 그냥 포기한 거죠" 라며 웃었습니다. 헬스케어, 반도체, 수출, 대북사업 진척 상황에 대한 이야기로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25분 가량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오늘 열렸던 기업인과의 대화, 그 후에 있었던 경내 산책 대화 내용입니다.
김수현 정책실장 :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습니다.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나요?
구광모 LG 회장 : 그렇습니다.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대통령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대통령 : 못하는 거죠. 그냥 포기한 거죠.
서정진 회장 : 대통령님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희가 계속 약을 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약을 잘 안 먹습니다. 부작용 때문예요. 수면제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거라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겁니다.
대통령 :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 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입니다.
이재용 부회장 :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 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주십시오.
대통령 : 얼마든지 가겠습니다.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
이재용 부회장 :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최태원 SK 회장 : 삼성이 이런 소리하는 게 제일 무섭습니다.
이재용 부회장 : (최태원 회장의 어깨를 툭 치며)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버렸네.
최태원 회장 :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됩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겁니다.
대통령 : 우리는 반도체 비메모리 쪽으로 진출은 어떻습니까?
이재용 부회장 :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
서정진 회장 : 세계 바이오시장이 1,500조입니다.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 정도밖에 못합니다. 저희 삼성 등이 같이하면 몇 백 조는 가져올 수 있습니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산업의 전진기지로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 : 우리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는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서정진 회장 :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입니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씁니다.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입니다.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대통령은 산책을 마친 후 녹지원에서 동반했던 기업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 후 여민1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또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는 악수하며 “속도를 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