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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故 김복동 할머니 조문을 마친 뒤 응접실로 이동해 상주인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법적 후견인), 길원옥 할머니(평양이 고향), 손영미 쉼터 소장,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길원옥 할머니는 문 대통령을 보자마자 손목에 찬 문재인 시계를 보여주며 대통령을 맞이했습니다.
○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김복동 할머니가 수술 받은 뒤 진통제를 맞아가며 의지 하나로 버티셨다. 아흔넷 나이에 온몸에 암이 퍼졌는데도 9월 오사카를 다녀오고 수요집회도 다녀오시는 등 정신력으로 버티셨다. 의료진이 다 놀라워했다.
▲ 문 대통령 : 우리 어머님하고 연세가 비슷하신데 훨씬 정정하셨다. 참 꼿꼿하셨다.
○ 윤미향 이사장 : 돌아가시면서도 말씀을 많이 하셨다. “끝까지 해 달라.” “재일조선인 학교 계속 도와 달라.”라고 하셨다.
▲ 문 대통령 : 조금만 더 사셨으면 3.1절 100주년도 보시고, 북미 정상회담이 열려서 평양도 다녀오실 수 있었을 텐데….
○ 윤미향 이사장 : “김정은 위원장이 빨리 와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오면 “금으로 된 도장을 만들어 주겠다.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새겨진 그 금도장으로 통일문서를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 문 대통령 : 이제 스물세 분 남으셨죠. 한 분 한 분 다 떠나가고 계신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떠나보내게 돼 마음이 아프다.
(길원옥 할머니를 바라보며)고향이 어디시죠?
○ 길원옥 할머니 : 평양 서성리 76번지.
▲ 문 대통령 : 평양 가보셨나요?
○ 길원옥 할머니 : 차로 지나가봤는데 예전에 있던 게 없대요.
▲ 문 대통령 : 우리 어머니 고향은 흥남이다. 저는 남쪽에서 태어나 고향에 대한 절실함이 덜하지만 흥남 출신들은 모여서 고향 생각을 많이 한다. 아버님 돌아가시고 나서는 제가 그 모임에 가고는 했는데, 모일 때마다 흥남 출신 신부님이 어디선가 최신판 함흥, 흥남 최신판 지도를 가지고 오셨다. 여기는 아파트단지고 여기는 어디고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도를 둘러싸고 함께 봤다. 이산가족들이 한꺼번에 다 갈 수는 없더라도 고향이 절실한 분들이라도 먼저 다녀올 수 있어야 한다. 고향은 안 되더라도 평양, 금강산, 흥남 등을 가면서 반소원이라도 풀어야 하지 않겠나.
할머니, 오래오래 사십시오.
○ 길원옥 할머니 : 늙은이가 오래 살면 병이고 젊은이가 오래 살아야 행복이지.
▲ 문 대통령 : 함께 오래 살면 되잖아요. 젊은 사람들이 부족한 게 많으니 어르신들이 이끌어 주셔야죠.
○ 길원옥 할머니 : 아냐. 젊은이들이 노인들에게 배울 게 하나도 없어. 늙은 사람들이 젊은이들을 가르칠 재주가 없어.
문 대통령은 빈소를 나오면서 조객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적었습니다.
2019년 1월 29일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