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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와대

벨기에 국왕 내외를 위한 국빈만찬 만찬사

2019-03-26



존경하는 필립 국왕님, 마틸드 왕비님, 그리고 벨기에 대표단 여러분, 한국의 따뜻한 봄기운을 담아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국왕님은 제가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유럽 왕실 국빈입니다. 벨기에 국왕으로서도 27년만의 방한이라고 들었습니다. 다시 만나 뵙게 되어 매우 반갑습니다. 국왕님의 방한으로 양국의 우정이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도시 브뤼셀에서 지난해 나는 모든 사람이 자유롭고, 모든 문화가 존중받는 벨기에의 모습을 봤습니다. 브뤼셀이 인류의 중심지가 된 것도, 12차 ASEM 정상회의를 통해 세계가 글로벌 동반자임을 확인한 것도 벨기에가 가진 통합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적, 문화적, 사회적 차이를 넘어 통합과 화합의 길을 이뤄낸 국왕남과 벨기에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번에 국왕님이 매우 귀한 선물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양국의 오랜 우정을 보여주는 외교 문서들입니다. 그 중에서도 1919년의 문서가 눈길을 끕니다. '한국에서 3.1독립운동이 일어났을 당시 한국인들은 자유를 원했으며 침착하고 당당하게 행동했다'고 주일본벨기에 대사관이 본국에 전했습니다. 암울한 시기에 벨기에가 보여준 객관적이고 진실한 태도는 한국인들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었습니다.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어서 더욱 뜻깊습니다. 


벨기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함께 피 흘린 우리의 혈맹입니다. 당시 참전부대 중 제3 공수대대는 후일 국왕님이 근무하신 부대라고 들었습니다. 한국의 평화와 자유를 함께 지켜준 벨기에 국민들에게 깊은 우정과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처럼 한국민들은 그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1901년의 수교 때부터 긴 시간 지속된 양국의 인연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양국의 교역량도 계속 늘어 지난해에 사상 최고치인 47억불을 기록했습니다. 솔베이, 유미코아 등 벨기에 기업들의 한국 투자가 늘고 있으며 우리 기업들의 벨기에 투자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양국의 관계가 기대됩니다. 


'인생의 어려움은 우정이 해결 한다'는 벨기에의 속담이 멋집니다. 우리의 우정으로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국왕님과 왕비님의 건강, 그리고 두 나라의 영원한 우정을 위하여 건배를 제의합니다.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