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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와대

간디 탄생 150주년 기념행사 기조연설

2019-09-24

귀한 자리에 초대해 주신 

나렌드라 모디 총리님과 각국 정상 여러분, 

반갑습니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의 참화를 딛고, 억압받는 민족들의 독립과 세계평화를 위해 탄생했습니다.

자유와 평화를 위한 비폭력 저항의 상징, 마하트마 간디를 기리는 행사가 유엔에서 개최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길이다”는 간디의 가르침은 유엔의 정신이자 ‘한반도 평화’의 나침반이 되었습니다.

항구적 평화의 시대를 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간디는 지혜와 용기를 주는 위대한 스승입니다.


간디 탄생 150주년인 올해는 한국의 3.1독립운동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1919년 3월 1일 시작된 한국의 독립만세운동은 당시 인구의 10%인 20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항쟁이었습니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이 비폭력의 힘으로 일제에 맞섰고, 평범한 사람들이 세운 3.1독립운동의 정신은 민주공화국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100년 전 한국인들은 같은 시대의 간디와 인도인들과 함께 동지적 유대감과 희망을 나눴습니다. 

‘사티아그라하’로 인도를 이끄는 간디에게 ‘존경과 축복’을 보냈고 한 걸음씩 독립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인도 국민에게 각별한 신뢰와 기대를 걸었습니다.


1923년 2월, 한국인들은 언론을 통해 간디의 영국 상품 불매운동 소식을 접했고, 그해 여름, 한국의 ‘물산장려 운동’ 역시 절정에 달했습니다.


간디는 비협조하는 학생들을 감옥에 가둔 일제를 비판했고 1927년 1월 5일, “절대적으로 참되고 무저항적인 수단으로 조선이 조선의 것이 되기를 바랍니다”라는 격려의 글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신문들은 1930년 3월, 간디의 ‘소금 행진’을 23일간 매일 보도했습니다.

한국인들은 간디가 이끄는 인도의 비폭력 불복종운동에 깊이 공감했고, 3.1독립운동의 감동을 전한 타고르의 시와 동병상련의 메시지를 담은 나이두의 시를 사랑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님과 각국 정상 여러분, 


식민지의 고난을 겪은 인도와 한국은 서로에게 영감과 용기를 준 해방의 동반자였습니다.

지금 인도와 한국은 양국이 공유하는 민주주의와 공동번영의 가치를 기반으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세계는 간디의 정신과 함께 더 나아지고 있습니다.


포용과 진실의 힘으로 ‘아파르트헤이트’를 극복한 넬슨 만델라, 1955년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을 시작한 로자 파크스와 흑인인권운동을 이끌었던 마틴 루터 킹, 1974년 벌목회사에 맞서 나무를 껴안고 노래를 불렀던 ‘칩코운동’(껴안기 운동)의 히말라야 지방의 여성들, 자신과 공동체, 자연과 생명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비폭력의 힘으로 폭력에 맞선 모든 이들이 ‘위대한 영혼’ 간디의 후예들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자신과 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를 갖도록 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출발점입니다.


“희망을 가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가질 수가 없다”는 간디의 말처럼 모든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희망을 간직하고 키워갈 수 있어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 간디 탄생 150주년 행사가 간디가 우리에게 남긴 정신을 되새기며 서로를 포용하는 세계로 나아가는데 많은 영감을 주길 바랍니다.


각별한 마음으로 초대해주신 모디 총리께 감사드리며, 한국인들이 간디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만큼 인도와 한국의 관계도 더 깊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