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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와대

1981년 여름, 남영동에선 무슨 일이?ㅣ고문 피해자가 말하는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ㅣ6.10민주항쟁 기념식 문재인 대통령

2020-06-11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
철제 회전 계단이 있는데. 이 철제 회전 계단은 2층, 3층, 4층은 나가는 통로가 없고요. 1층에서 발을 딛는 순간 5층까지 쉼 없이 올라가서야 조사실로 올라가게 됩니다.

고문당하던 곳을 지키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화면자막>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유동우 입니다.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보안 관리를 맡고 있는데 쉽게 말해서 문지기 입니다.

예비군 훈련장에 갔다가 연행됐는데요.

눈을 가린 상태로 자동차 뒷자석에 양 옆에 수사관들이 앉아서 고개를 그야말로 무릎으로 귀를 감싸게 만드는, 통상 사람을 접는다고 하죠.

접힌 상태로 끌려왔고, 어디로 끌려가는지 몰랐습니다.

어느 철문소리가 나면서 그 안에 들어가서야 눈가리개를 벗기는데 보니까, 아주 진홍색.

바닥, 벽, 천장. 눈에 보이는 모든 부분들이 빨간 핏빛 방이었어요.

런닝팬티를 입은 상태에서 첫 질문이 뭐였냐면, '너 공산주의자지' 설마 나를 이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라고 생각해서 물어보겠냐.

'공산주의자 아닌데요' 바로 이어서, '그럼 너 사회주의자구나' '사회주의자도 아닙니다' 말하는 순간 그냥 주먹으로 볼을 치는데.

그 억센 주먹으로 맞으니까 몸이 휙 돌아갔죠.

그러니까 이쪽에 있던 사람이 반대편을 치고 그때부터는 그냥 숨 쉴 틈도 없이 집단 구타가 그냥 발길이 날아들고 짓밟고 짓이기고.

'아 이러다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여긴 정말 숱한 많은... 숱한 사람들이 잡혀와서 고통을 당하고.

지식인에서부터 대학생들, 노동자들, 농민들. 달리 보면 그렇게 숫자가 많았기 때문에 민주화가 가능했던 거예요.

그게 바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동력이, 힘이 된 거죠. 6.10민주항쟁은 우리 민주화운동사에서도 아주 큰 획을 그었던 대사건이었죠.

6.10민주항쟁을 통해서 대통령조차도 국민들이 직접 선택을 할 수 없도록 체육관 선거에서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회복시켰고요.

우리 세대에서 민주주의 이루지 못하고 죽을 수 있다.

꼭 이겨서 우리가 좋은 세상을 본다. 우리가 부귀영화를 누린다, 이게 아니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싸워야한다. 우리가 후손들한테 이와 같은 독재체제. 이건 넘겨주지 말아야겠다.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상황과 다시 맞닥뜨린다고 하면 역시 똑같은 길을 선택했을 것 같아요.

제가 굉장히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민주주의는 그 시절에 시대정신이었고, 그 시대정신을 외면할만큼 강심장으로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탄압의 상징이고, 고통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 민주인권기념관에서 6.10민주항쟁 기념식을 한다고 하는 건 정말 저한테는 아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문재인 대통령:오늘 우리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오기까지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이 정도의 민주주의가 이루어지기까지는

문재인 대통령:많은 헌신과

유동우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수많은 사람들의 투쟁과

문재인 대통령:희생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 많은 민주주의. 더 큰 민주주의. 더 다양한 민주주의를 향해 가야합니다.
1981년 8월, 남영동 대공분실 510호에서 한 달 넘게 고문을 받은 한 청년이 있습니다.

그 청년은 지금 일흔이 훌쩍 넘었고, 자신이 고문을 받던 그곳을 지키는 보안관리소장이 되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 눈물로 이뤄진 것일까요?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고문 피해자에서 민주인권기념관 보안관리소장이 된 유동우 님에게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