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 김정숙입니다. 전세계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계신 학생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 차례 경연을 거쳐 ‘한국어 말하기 대회’ 결선에 오른 10명의 학생들께도 축하를 드립니다. 오늘 행사를 마련해 주신 문화체육관광부, 세종학당재단 관계자, 세계 곳곳의 한국어 교육자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코로나를 이겨나가고 있는 한국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2m, 마음의 거리 0m’라고 적힌 펼침막을 자주 보게 됩니다. 여러분과 저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있지만 한국어로 서로 통하는 지금 이 시각, 우리들 마음의 거리는 0m입니다.
설렘과 떨림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얼굴을 보니 심장이 ‘두근두근’ 하는 소리가 이곳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한국어 배우기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한국이라는 나라의 문을 연 여러분의 미래가 기대돼서 제 마음도 두근두근합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두 번째 영혼을 소유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한글을 쓰고 한국어로 말하는 여러분은 이제 한국이라는 매력적인 나라와 한국인의 마음속에 들어올 수 있는 열쇠를 갖게 되었습니다.
10월 9일, 내일은 574돌을 맞이하는 한글날입니다. 한글은 ‘사람마다 쉽게 익혀 편하게 쓰도록’ 하고자 하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종대왕이 만든 글자입니다. 이제 한글과 한국말은 한국을 넘어 세계를 잇고 있습니다. K-팝, K-드라마와 같은 한류의 급속한 확산과 함께 K-방역으로 대한민국의 국격이 높아지면서 한국말과 한국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보여준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양보, 공동선을 향한 연대와 헌신적인 노력들이 선한 영향력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를 순방하면서 빼놓지 않은 일정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왜 한국을 알고 싶은지,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결실을 맺으려면 어떤 뒷받침이 필요한지, 직접 듣고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국어교육 지원에 힘을 쏟아온 정부의 노력으로 이제 세종학당은 전세계 76개국 213개소로 늘어났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여러분이 한국과 여러분의 나라를 잇고, 세계를 잇는 가교가 되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는‘내가 만난 한국인, 내가 만날 한국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시를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여러분이 만나는 한국인이, 여러분의 인생에 행운과 기쁨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여러분이 만난 한국 사람인 저 또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여러분의 귀한 뜻이 열매를 맺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금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께서 응원의 구호로 외친 ‘아리아리’는 2018년 한국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에서도 서로에게 힘을 주는 인사말이었습니다. 한국어 ‘아리아리’는 ‘길이 없으면 찾아가고, 그래도 길이 없으면 길을 내자’라는 뜻입니다. 새 길을 내면서 꿈을 향해 가고 있는 여러분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아리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