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회 국무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지난주 우리는,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 존중의 가치를 되새겼습니다. 우리 사회는 노동운동의 발전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동 존중 사회를 향해 한 발 한 발 전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아까운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우리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습니다.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산업안전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해 왔습니다. 일명 ‘김용균법’이라는 산업안전보건법을 30년 만에 전면개정하여 보호 대상을 확대하고, 위험의 외주화 방지와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도 만들었습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전체 산재 사망자 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습니다. 전체 산재 사망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건설현장의 사망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건설현장 사망사고 중 60%가 추락사입니다. 불량한 작업 발판, 안전시설 미비, 개인 보호장비 미착용 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그 원인입니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로 대단히 부끄럽지만 우리 산업안전의 현주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건설현장 추락사고의 75%가 중소건설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규모 건설현장에 비해 안전관리가 소홀하고 안전설비 투자가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 들어 산업안전감독관을 300명 가까이 증원하여 사망사고가 많은 건설현장, 그중에서도 추락사의 위험이 높은 중소건설 현장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습니다. 지자체와 함께 불시에 점검하는 현장 순찰 방식을 도입했으며 건설안전 지킴이를 투입하여 상시 점검과 예방활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건설현장에는 안전설비 설치 비용 등 재정 지원도 대폭 늘렸습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는데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독해야 할 건설현장에 비해 감독 인력이 여전히 많이 부족하고, 대부분 일회성 감독에 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가 있는 곳에 답이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져 주기 바랍니다. 필요하다면 산업안전감독 인원을 더 늘리고, 건설현장의 안전감독을 전담할 조직을 구성하여 중소규모 건설현장을 밀착관리하고, 고공 작업 등 추락의 위험이 높은 작업 현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신고하게 하여 지자체와 함께 상시적인 현장 점검체계를 구축해 주기 바랍니다. 예산과 인력 등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몇 해만 집중적인 노력을 하면 안전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목숨보다 귀한 것은 없습니다. 노동 존중 사회는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랍니다.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상위권이라는 불명예에서 이제는 벗어날 때입니다.
오늘 정부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5단계로 상향 조정하여 11월 19일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강원도는 기초단체별로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신규 확진자 증가 추세가 계속되고, 일상에서의 조용한 전파가 확산됨에 따라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여 내린 조치입니다. 거리두기 단계 조정에 따라 시설 폐쇄와 영업금지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종 시설들의 이용 인원이 제한되고, 띄어 앉기가 시행되는 등 불가피하게 일상과 경제활동에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국민들께서 다소 불편하시더라도 더 큰 확산과 피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이해해 주시고,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정부는 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 한층 강화된 방역 대책을 시행하겠습니다. 특별방역 기간을 지정하여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등 16일 앞으로 다가온 수능을 안전하게 치러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추가 격상하는 일 없이 빠른 시일 안에 완화시킬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한마음으로 함께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