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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모든 육신은 썩어서 흙으로 돌아가게 마련이지만, 부모님의 묘소가 장소적으로 양지바른 곳이
아니고 음습한 곳에 있다던가, 거리적으로 너무 멀어서 가까운 곳에 모시기 위해서 이장을 하려고 한다
면, 그건, 돌아가신 분을 위한 효심에서 하는 일이니, 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이 갖추어져 있다면, 더러 옮
기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옛부터 이장은 불효로 여겨져 왔다. 잠자고 있는 분의 잠자리를 옮기는 것과
같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장을 해서 가문이 흥하고 출세의 길이 열린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좋
은 소위, 명당이라는 자리를 골라서 이장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건, 미신이며 의미가 없는 일인 것이
다. 사람은 숨을 거두고 세상을 떠나는 순간부터 이승의 사람이 아니고 저승, 곧, 영계의 사람이 되는 것
이다. 영계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한 세계이다. 이미, 죽어 땅에 묻힌 육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
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세상 법이 있고, 영계는 영계의 법이 있다. 죽은 거지 나사로를 성대하게 장례를
치뤄주고 지관을 불러 명당을 찾아서 묻어 주었겠는가? 그는 이미, 저 좋은 낙원에 들어가 있는사람인
것이다. 십자가 우편 강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당일로 낙원에 들어가 살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