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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11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취임 일성은 ‘일자리 챙기기’였다. 취임 첫날부터 대통령은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고 ‘일자리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일자리 문제가 최우선과제임을 보여줬다. 다음날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첫 현장 일정은 인천공항이었다. 당시 12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 평가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인천공항에 새 정부의 발걸음이 향한 것은 1만 명 가량의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라는 기형적인 고용형태 때문이었다. 대통령은 “그렇게(12년 연속 평가 1위) 된 이면에는 전체 근무 인원 중에 84%가 비정규직이라는, 노동자들의 희생·헌신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달라져야 할 것 같다”며 “이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돼 고용이 제대로 안정된 가운데 처우도 개선해, 더 당당하게 자부심을 갖고 근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이로써 새 정부의 1호 정책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가 선언되었다. 이는 후보 시절에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과도 결을 함께했다. 엄밀히 따지면 일자리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소폭이지만 정규직 전환을 통해 공공부문에서부터 노동의 질적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포부였다. 이는 물론 민간에까지 영향을 미치겠다는 야심이 포함된 정책이었다.
_비정규직 문제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우리사회에서 피부에 가장 와닿는 노동문제가 됐다. ‘비정규직’이라는 개념 자체가 국내에서는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즉 대량 해고와 함께 탄생됐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빠진 자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임시 거처가 됐다. 작년 기준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33%에 이른다.2 즉, 임금을 받는 국민 셋 중 하나는 비정규직이다. 하지만 임금의 수준은 정규직 노동자의 68.3%밖에 미치지 못한다.3 이렇듯 안정적 고용환경에서 내몰리고 불합리한 처우에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아우성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노동자는 다양한 이름의 비정규직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한다. 알바와 계약직부터 ‘채용연계형 인턴’, ‘상근직 프리랜서’라는 그럴싸한 이름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미생>의 장그래가 그랬듯, 정규직이라는 벽 앞에서 모두가 애를 쓰지만 살아남는 것은 소수다. ‘신자유주의’4는 더 이상 추상적인 용어가 아니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노동자들을 옭아매고 있을 뿐이다. 물론 시대 흐름에 맞추어 탄력적인 고용형태가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한시적으로 필요한 인력이라고 해도 그에 합당한 임금과 대우를 갖추는 것이 상식이다.
_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다. ‘장그래법’이 만들어졌고 ‘무기계약직’이라는 새로운 직군이 생겼다. 근로소득을 높이기 위한 최저임금 인상의 수혜 역시 고스란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장그래법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서’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는데 그쳤고, 무기계약직은 또 다른 차별을 양산했으며, 최저임금 인상은 블랙홀과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반면에 ‘인천공항 선언’은 공공부문에서부터 가시적으로 비정규직의 수를 줄여보겠다는 약속이었다. 물론 모든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존 정규직 노동자들에게서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해 7월에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상시·지속적’ 업무5로 기준을 한정하되, 전환심의위원회 또는 노사 및 전문가 협의를 통한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말하자면 비정상적으로 비정규직이었던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다.
과기대와 비정규직
그렇다면 약 2년이 지난 지금,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는 어떻게 되고 있을까? 아름다워 보였던 정책은 그러나, 이상과는 다르게 이러저러한 잡음을 내고 있다. 쟁점은 고용 안정 이후 처우 개선에 있어서 진전이 없다는 점이다. 정규직이 되긴 했으나 이전과 별 차이가 없거나 더 악조건의 근무여건이 형성됐다. 이에 대해서는 국공립 교육기관으로서 역시 공공부문에 속해 있는 우리학교의 사례로 가늠할 수 있다. 다시 한번 가이드라인을 살펴 보면 정책의 대상은 크게 ‘기간제’와 ‘파견·용역’, 그리고 무기계약직으로 나뉜다. 기간제 노동자는 단기로 계약되는 사무/연구보조원을 포함해 대학에서는 1~5년 형태로 계약되는 강의전담교수를 들 수 있다. 파견·용역 노동자에는 우리학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청소원, 경비원, 시설관리원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무기계약직은 우리학교 교직원의 약 20%를 차지하는6, 정규직이지만 급여인상과 복지 등에서 다른 대우를 받는 노동자들이다. 그중 여기에서는 특히 파견·용역 노동자들에 대해서 다루려고 한다.
지난 봄 캠퍼스 곳곳에 위와 같은 ‘소식지’가 붙었다. 우리학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부착한 것이었다. 러비는 해당 내용을 취재하기 위해 노동조합7 관계자를 찾아 자초지종을 들을 수 있었다. 내용은 이랬다. 우리학교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은 정책의 일환으로 작년 7월에 정규직화 되었다. 즉, 그 이전까지는 학교에서 계약한 용역업체 소속이었다. 그때에는 월 209시간(소정근로시간)에 상여금도 80% 수준을 받고 있었다. 임금은 시중노임단가8를 적용하여 최저임금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다 정부에서 정규직화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고, 작년 새해를 기점으로 임금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줄였다. 그 후 정규직화가 6개월 가량 미뤄지면서 단기로 계약을 연장했다. 그러다 7월, 더 안정적으로, 더 좋은 여건으로 일할 수 있다는 바람을 갖고 학교로부터 직접 고용됐다. 그리고 바람은 물거품이 되었다. 한 조합원의 말처럼, “꿈에 부풀었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뻥튀기였다.” 근로시간은 183시간으로 줄었고, 상여금은 아예 사라졌다. 즉, 용역일 때보다 처우가 안 좋아진 것이다. 관련하여 11차례에 걸쳐 노사교섭을 하였으나 학교에서는 단 한 번도 태도를 바꾼 적이 없었다. 그저 원안만을 고수할 뿐이었다. 이에 노조가 반발하여 해당 소식지를 부착하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었다. 요구사항은 간단했다. 근로시간을 원래대로 돌려놓고, 없던 상여금을 다른 국립대학 수준에 맞춰달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많은 경우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자의 권리, 즉 노동3권10에 대해 시큰둥하다. 언론에서 보이는 폭력적인 모습에 반발하기도 쉽다. 선량한 노동자와 악독한 자본가의 대립은 이미 오래된 설화가 됐다. 하지만 노동자가 불합리한 처우에 반발하고 합당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위에서 노조가 얘기하는 것도 상식선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다. 학교에서도 이미 183시간이 시장 추세와 맞지 않고 뜬금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상여금 역시 기존의 용역업체에서부터 있던 내용이다. 심지어 최초에 이들이 정규직화 될 때부터 학교에서는 관련 문제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우리학교 「2018년 제2차 재정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립대학으로서 모범적으로 따라가는 것은 타당합니다”는 재정위원 K교수의 발언이 있었다. 그는 이어 “향후 이 근로자들과 필연적으로 단체교섭을 하게 될 것인데 이에 대한 내부준비를 좀 더 철저하게 해주십사 당부드립니다”라고 말한다. J교수 역시 “용역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인원이 늘어감에 따라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것에 대한 걱정이 있습니다. (···) 이 직원들의 단체행동에 따른 청소 및 주차시스템의 마비에 대한 대응방안의 검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라며 대응책을 주문했다. 하지만 6개월간 이어진 교섭에서 학교의 태도는 준비되어 있지도, 적극적이지도 않았다.
‘직무급제’라는 함정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이들이 기존에 우리학교에 존재하지 않던 직군인 ‘직무급제’라는 명칭으로 고용됐다는 점이다. 직무급제는 일의 성과나 근속연수와는 상관없이 난도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형태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청소·경비 노동자처럼 직무 단계가 높아질 가능성이 희박한 업종의 경우 오직 최저임금 인상분만큼의 임금 인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11 이로써 통상적인 임금 협상은 무력화되고 본래 취지인 처우 개선과는 동떨어진 상태가 된다. 이는 비단 우리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심지어 아예 자회사를 설립하여 고용하는 경우도 남용되고 있다.12 사실상 간접고용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같은 간접고용의 올가미에서 노동자들은 저임금이 고착화되는 문제를 겪고 있다.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정부에서 공공기관의 직무급제 도입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취임 초기부터 관련된 이야기는 계속 나왔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편에 시동을 걸고 있다.13 기존의 연공서열식 호봉제14나 성과연봉제15를 폐기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따라 직무급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흔히 생각하는 ‘동일노동 동일임금’과는 맥락이 다르다. 기존의 의미는 A라는 정규직, 남성, 혹은 백인과 B라는 비정규직, 여성, 혹은 흑인이 같은 노동을 할 때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직무급제에서 사용되는 개념은 개인이 같은 가치를 내는 일을 할 때 임금의 가치 역시 같아야 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정부는 이로써, 임금에서의 공정성이 강화된다고 믿고 있다.
물론 직무급제는 고임금 노동자에게 과하게 편중된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정년 연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도움이 될 수도 있다.16 그러나 앞서 말한 저임금의 고착화 외에도 ‘노동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남아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산업별 노동조합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산정 자체가 어렵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악용되거나 계급적인 차별을 야기할 수도 있다는 점도 도입에 신중함을 요하는 부분이다. 더욱이 우리학교의 사례처럼 새로 정규직이 된 기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직무급제가 활성화되고 있는 현실은, 이미 공정성보다 차별성이 더 커지고 있는 형국으로 보인다.
굴레의 밖으로
대통령이 찾았던 인천공항으로 돌아가 보자. 만여 명의 정규직 전환을 합의했던 인천공항의 경우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여러 갈등 중에도 두드러진 것은 역시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과 직무급제였다. 결과적으로 정규직 전환은 아직까지 전체의 약 30%에 그치지 않고 있다.18 다시, 이 자리에서 선언됐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는 어떤 목적으로 추진된 정책인가? 정부의 말에 따르면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함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는 제대로 작용되지 못했고, 비정규직일 때보다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게다가 ‘직무급제 도입’이라는 상충되는 정책을 통해 노동자들은 또다시 고통받고 있다. 어디서부터가 문제인가? 정책의 취지는 이상적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면, 그것은 엄연히 실패한 정책이다. 단순히 통과의례라고 치부하기엔 고통받는 이들이 너무나 많다. 이미 2년이 지난 지금, 국정 후반기로 달려가는 이 때에 정부의 노동정책에 긴급히 보완이 필요한 이유다. 여전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차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무엇인가? 서두에서 제시한 기형적인 고용형태와 임금 격차 등은 모두 정규직 노동자와의 간극에서 발생한다. 그것을 없애기 위해 정부에서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강제적인 정규직 전환이 근본 해법은 아니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 자체가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에서는 효율을 위해 언제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비정규직이 무엇인가? 해당 업무에 꼭 필요한 노동자가 간헐적으로 고용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전제는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이 때 그 불안정성을 토대로 높은 임금 등의 더 강력한 근무여건을 보장할 수 있다면, 정규직과의 차별은 상당 부분 상쇄된다. 반대로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비정규직에게 나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규직 고용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요컨대 처우 개선에 조금 더 집중한다면, 노동환경에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저는 보훈공단 소속의 힘없는 경비업무를 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원 입니다.
정규직과 비교를 하면 너무나 열악한 근무환경과 열악한 복지는 물론 정규직과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정규직 윗상사들 한데도 너무나도 많은 언어폭력과 갑질 부당한 지시를 많이 받고 참지 못할정도의 수모를 너무나 많이 받고 열악한 여건 속에서 업무를 하고 있고 정규직은 다지급되는 상여금,수당,시간외수당, 호봉책정 급여또한 너무나 열악한 최저임금으로 지급이 되고 있답니다.
정부는 하루 빨리 저희같이 복지사각지대와 비정규직으로 부당한 지시와 갑질을 받지 않도록 근절을 시켜주시고 전국 보훈병원을 국가보훈처 직속 기관으로 승격을 해주시고 정규직과 똑같은 처우와 복지를 해주시길 간절이 바라고 온전한 정규직으로 빨리 전환을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이들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그저 막막하고 희망과 꿈이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처우개선을 빨리 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