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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끝에 밖에서는 봄비가 조용히 소리를 내며 내린다. 산중에서 늦게 피었다가 낙화되어 떨어지는
흰 목련 꽃잎들... 뜨락에 피어있던 흰 앵두꽃도 봄비에 젖어 꽃잎이 하얗게 떨어져 빗물에 흘러내린다.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었다. 먹다 남은 라면을 찾아서 냄비에 담고 깨스렌지에 불을 붙이니, 불이 금방 꺼져 버린다. 밖에 있는 깨스통을 교체 해야겠다. 우비를 찾다가 문득, 오래된 기억 하나가 떠오른다. 벌써, 40여년 전의 일이다. 강원도의 깊은 산속 마을에서 살 때다. 어느날 어떤 분이 우비를 가지고 다니며 팔려 다니다가 내가 사는 산중마을에까지 왔었다. 그때만 해도 산중엔 집이라곤, 오리에 한채, 십리에 한채, 그렇게 드문 드문 있었고, 비가 오면 종이에 기름을 먹인 지우산이나 비닐 우산이 고작었다. 그것마져 마련하지 못하면, 비가 오는 날엔 짚으로 만든 도롱이를 썼다. 그 우비장수가 팔려 온 우비는 짙은 남색에 레인 코트식으로 상하가 통으로 되고 모자가 달린 것이었다. 안에 얇은 천을 넣고 겉은 비닐로 코팅을 한 아주 멋진 우비였다. 좋기는 한데, 선뜻 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우비장수가 고맙게도 팔아 달라고 간청을 했다. 그래서 큰맘 먹고 하나를 샀다. 바로 그 우비가 조금전에 꺼내 입었던 그 우비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입었고, 밭에 일을 할 때도 줄곧 입어 왔었다. 그런데도 지금도 거의 새것 같다. 그때 우비를 나에게 팔고 간 분이 새삼 몹시 고맙게 느껴졌다. 지금은 어디에서 어떻게 사시는지... 아마도 모르긴 하지만, 그 우비는 어느 중소기업에서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만들어 낸 것 같았다. 그 우비장수와 그 분의 온 가족과 그 우비를 만든 기업위에 주님의 가호와 축복이 있기를 마음으로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