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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가족부 폐지에 공감하는 여성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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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5 12:49:07 작성자 : naver - ***
얼마 전 한 대선 후보의 sns에 “여성가족부폐지”라는 일곱 글자가 올라왔습니다.

그 당의 대표는 그 소식을 듣고 웃었고, 일부 남성들은 열광하였고, 그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것입니다.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담론은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주된 사유로는 무능, 부패, 기대에 못 미치는 역할 수행, 기대에 반하는 역할 수행 등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주된 사유로는 여성의 지위가 이미 남성과 동등할 정도로 향상되어 있고, 오히려 여성 상위시대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도 ‘여성부’를 둔다는 자체가 역차별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세상을 등진 한 남성 인권 운동가는 ‘남성부’의 설립을 주장하기 하였지요.

이에 공감하여 여성가족부의 폐지에 별 의견을 갖지 않거나, 동의하는 여성분들이 많이 계신 줄 압니다. 이해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여성가족부가, 여성가족부의 전신인 여성부가 생겨난 본질적인 이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지난 수천 년의 역사 동안 평등하지 못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는 언제나 계급이 있었고, 약자는 강자로부터 지배받아 왔습니다.
인간은 평등하지 못했으며, 다른 인간에게 지배받고 또 지배해 왔습니다.

그 안에서 여성의 계급 또한 나뉘었지만, 특별히 여성은 자신이 속한 계급 내에서도 같은 계급의 남성에게 또 지배를 받아왔습니다.


한반도에서 그 차별과 지배의 역사는 헌법으로써 ‘법 아래 모든 인간의 평등’을 표방하는 대한민국이 설립되기까지 수천 년을 이어져 왔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이제 고작 100여 년 된 신생 국가입니다.
그 긴 역사를 가졌다는 조선왕조도 고작 500년입니다.

이는 현재, 지금 이 나라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근시안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땐 이 나라, 이 법, 이 사회 체제가 영원불변할 것 같지만 사실은 언제고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어느 것도 영원불변하거나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특히나 여성 인권이 그렇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약육강식의 상태로 놓았을 때 여성과 남성은 결코 같은 힘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태생적인 차이이며, 어쩔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물리적 힘의 차이 외에도 여성과 남성의 신체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번식의 문제에 있어 그렇습니다.

이러한 육체적인 차이는 사회적 권력의 차이로 이어집니다.

여러분이 만일 기업의 CEO라면, 아무런 법적·사회적 규제가 없다면 같은 스펙을 가진 여성과 남성 중 누구를 채용하시겠습니까?

가장 최근, 한 메이저 은행이 채용 과정에 여성 지원자들의 합격률을 낮추고 남성 지원자들을 채용하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평가등급을 조작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은행 법인에는 벌금형이, 인사담당자에게는 실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이런 일은 사기업, 공기업을 막론하고 발생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모든 개개인은 성별을 막론하고 각각 다른 성격, 인품, 능력, 사회성, 책임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성별로 획일화하여 나눌 수 있는 종류의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데 성별로 명확히 나눌 수 있는 특성이 무엇일까요? 바로 ‘출산’입니다.
이는 명확히 여성의 신체에서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임신과 출산을 하는 여성은 필히 일정 기간의 휴직 기간을 갖습니다. 육아로 인해 업무에 주는 지장은 별개로 하더라도 말입니다.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손실이며, 직장 동료의 입장에서는 업무의 증가입니다.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리스크가 없는 남성의 채용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일 사회적 규제가 없는 상태에서 기업에서 남성을 주로 채용하고, 채용된 여성이 임신을 하면 해고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회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


결국, 여성은 경제적 자립성을 잃습니다. 동시에 사회적 지위는 급격히 낮아지게 됩니다.
경제적 자립성을 잃은 여성은 생존을 위해 남성에게 의존하여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부장 사회를 낳습니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우리의 역사입니다.

만일 경제적 자립성과, 사회적 지위와, 자신의 존업성을 잃지 않기 위해 여성들이 임신을 기피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
바로 ‘저출생’ 문제로 이어집니다. 저출생 문제가 국가 경제적 위기와 민족의 소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드는 시대에서 이를 개인의 일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실 줄로 압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단순히 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어떤 한 야당의 당 대표가 대책도 없이 폐지를 주장하는 ‘여성할당제’를 비롯해 많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과 보장을 위한 법안과 정책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생겨난 것입니다.


여러분, 대한민국은 법치주의 국가입니다. 모든 인간은 법 아래 평등합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단순히 ‘평등’이라는 것을 천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아래와 같이 여성에 대한 사회의 특별한 보호와 조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ㆍ임금 및 근로조건에 있어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32조 제4항)’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4조 제3항)’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하며, 국가는 이를 보장한다.(헌법 제36조 제1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6조 제2항)’

나라의 근간이 되는 가장 강력한 법인 헌법으로서 ‘여성’의 인권 보장을 위해 조항들을 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여성의 인권과 사회적 지위가 너무나 손쉽게 해쳐질 수 있는 것임을 반증합니다. 국가적 차원의 특별한 노력 없이는 여성과 남성의 사회적 평등이 이루어지기 어려움을 반증합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 보장을 위해 우리는 ‘여성부’라는 부서를 만들었고, 지금은 ‘여성가족부’가 되었습니다. 이는 불안전한 여성의 지위를 지탱하는 하나의 국가적 차원의 장치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스무 개가 넘는 부처가 있습니다. 그 많은 부처들이 다양한 일들을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만일 어떤 부처가 부패하였거나 일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부처의 혁신을 요구할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여성가족부’에 대해서 만큼은 ‘폐지’를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되십니까 ?

많은 대선 후보들이 주요 공약 중 하나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들고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되십니까 ?

야당의 대선 후보가 sns에 ‘여성가족부폐지’ 일곱글자를 올렸다 하여 많은 남성들이 열광하고 선거판의 분위기가 변하고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되십니까 ?


인간은 본능적으로 권력을 갖고 싶어 합니다. 이는 인류의 역사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권력을 갖는다는 것은 타인보다 내가 우위에 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우위에 서고자 하는 타인의 힘을 약화 시켜야 더 손쉬울 것입니다. 이를 집단의 차원에서 본다면 성별만큼이나 명확하고 쉽게 나눌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여당에서는 이미 여러 여성혐오 이슈가 있던 사람을 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하였습니다. 제1야당에서는 매일같이 속칭 ‘이대남’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그들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여당과 제1야당은 점점 유권자인 여성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당장 내 앞에 놓인 현실의 연애가 중요하고, 취업이 걱정이고, 결혼이 걱정이며, 출산과 육아 때문에 힘이 들더라도,
뉴스를 보면 골치가 아프고 기분이 상하더라도, 정치인들의 행태에 환멸이 나더라도

여성분들, 정치에 관심을 가지셔야 합니다.


여성의 참정권 역사를 아실겁니다. 여성이 투표권을 갖기까지 정말 많은 여성이 죽었고, 다쳤고, 비난받고 희생당했습니다. 인류의 긴 역사에서 여성은 정말 힘겹게 투쟁하여 오늘 날에야 남성과 같은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정치인들이 여성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결코 영원불변하지 않습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이 얼마나 패대기쳐 졌는지 모두 아실겁니다.


호수 위 우아하고 고요해 보이는 백조는 사실 끊임없이 쉬지 않고 발장구를 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호수 밑으로 가라앉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는 이 백조가 되어야 합니다.


여성분들, 경각심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기 바랍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 내 삶을 가장 크게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셔야 합니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국민의 결말은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를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성분들, 대체 어느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를 받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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